[수비수의 시선] 허훈이 S급인 이유, ‘동료들의 뒷받침’ 그리고 ‘수비 센스’

KBL / 손동환 기자 / 2026-05-08 11:55:24

# INTRO

이정현(187cm, G). 고양 소노의 에이스다. 그래서 소노를 상대하는 팀은 이정현을 집중 견제 대상으로 여긴다. 부산 KCC도 마찬가지다.
KCC와 소노가 챔피언 결정전을 시작할 때, 허훈(180cm, G)이 이정현을 막았다. 시작부터 높은 에너지 레벨을 뽐냈다. ‘오버 페이스’를 생각할 정도로, 허훈의 압박 강도는 어마무시했다.
숀 롱(208cm, C)도 허훈을 도왔다. 정규리그 때 안 했던 ‘하드 쇼(스크리너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 혹은 ‘블리츠(스크리너 수비수가 볼 핸들러 수비수와 볼 핸들러를 협력수비하는 것)’까지 했다. 그렇기 때문에, 허훈의 수비가 더 돋보였다.
물론, 허훈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이정현에게 18점을 허용했다. 3점 또한 4개를 내줬다. 그러나 허훈의 강한 수비는 이정현의 파생 옵션을 제어했다. 무엇보다 이정현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랬기 때문에, KCC가 1차전을 75-67로 이겼다. 하지만 3번을 더 이겨야,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다. 그래서 허훈은 이정현을 계속 신경 써야 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정현의 신경을 거슬리게 해야 했다.

# Part.1 : 부담을 던 이유

허훈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선 알바노(185cm, G)를 막았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정현을 상대하고 있다. 허훈은 “알바노의 개인 기량이 워낙 출중하다. 1대1과 순발력, 드리블이 너무 좋다. 반면, 이정현의 최대 장점은 슈팅이다”라며 이정현과 알바노를 비교했다.
그리고 “나만 수비를 열심히 한 게 아니다. 스크리너 수비수인 숀 롱도 수비를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나와 숀 롱 모두 우승을 갈망하고 있기에, 수비 에너지 레벨이 높았던 것 같다”라며 숀 롱의 도움수비에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허훈은 첫 수비 때 케빈 켐바오(195cm, F)와 네이던 나이트(203cm, C)의 이중 스크린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송교창(199cm, F)과 숀 롱(208cm, C)이 적절히 바꿔막기. 허훈은 무사히 이정현에게 돌아갔다.
허훈은 두 번째 수비 때 예상치 못한 옵션과 마주했다. 이정현의 백 다운을 막아야 했다. 낮은 자세로 잘 버텼지만, 이정현의 페이더웨이까지 저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네이던 나이트가 볼 핸들러를 맡았다. 허훈은 이정현의 볼 없는 움직임을 캐치해야 했다. 허훈도 볼 없는 수비를 해야 했다. 이를 완벽히 해냈다. 덕분에, KCC는 1쿼터 종료 4분 28초 전 21-12로 앞섰다.
다만, 허훈의 수비 공헌도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최준용(200cm, F)의 3점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최준용이 1쿼터에만 3점 3개. 덕분에, KCC는 29-18로 달아났다.

# Part.2 : 공수 겸장

허훈은 2쿼터에 이재도(180cm, G)를 막았다. 이정현이 벤치로 물러났기 때문. 이재도도 뛰어난 선수지만, 이재도의 파괴력은 이정현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허훈은 예측된 수비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비 진영에서 체력을 아꼈다.
이정현이 빠지자, 켐바오가 나섰다. 그렇지만 송교창이 버텼다. 송교창이 켐바오의 백 다운을 완벽히 제어했다. 켐바오의 힘을 잘 떨어뜨렸다.
그리고 KCC 전반적으로 코너 슈터들을 살짝 등한시했다. 이정현이나 켐바오가 그 위치에 없어서였다. KCC의 전략은 먹혔다. 소노의 3점을 무위로 돌렸고, 이를 속공으로 연결했기 때문. 2쿼터 시작 3분 27초 만에 39-21. 소노의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유도했다.
이정현이 코트로 돌아왔다. 이재도와 함께 들어갔다. 허훈과 허웅(185cm, G)이 수비 부담을 나눠야 했다. 그러나 허훈의 매치업은 여전히 이정현. KCC 수비의 대전제는 변하지 않았다.
KCC의 수비 에너지 레벨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소노의 집념이 강해졌다. 허훈이 100%의 수비 집중력을 보여줬음에도, 허훈은 이재도에게 3점을 내줬다. KCC도 2쿼터 종료 4분 4초 전 44-31로 쫓겼다.
김동현(190cm, G)이 교체 투입됐다. 김동현이 이정현에게 향했다. 허훈은 이재도를 막았다. 앞선 수비가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KCC의 파울이 쌓였고, KCC가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다. 세컨드 찬스 포인트 또한 많이 허용. 2쿼터 종료 1분 41초 전 한 자리 점수 차(47-38)를 기록했다. 이상민 KCC 감독이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썼다.
수비에 집중했던 허훈이 공격 진영에서 움직였다. 2쿼터 종료 45.4초 전 이정현의 파울을 3개로 만들었다. 공격으로 이정현을 위축시켰다. 큰 의미였다. 위축된 이정현은 높은 파괴력을 보이기 어려워서다. 반대로, 허훈은 ‘공수 겸장’의 면모를 보였다. KCC도 ‘9점 차(52-43)’를 유지했다.

# Part.3 : 추격을 따돌리는 법

KCC는 소노와 간격을 벌리지 못했다. 그래서 3쿼터가 시작되기 전, 허훈을 포함한 KCC 선수들이 양 팔을 넓게 펼쳤다. ‘수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3쿼터 시작 1분 25초 만에 54-49로 흔들렸다. 허훈도 이정현의 볼 없는 스크린을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KCC의 위기감이 가중된 듯했다.
허훈이 이재도에게 향했기에, 허웅이 이정현을 막아야 했다. 그렇지만 허웅은 이정현의 기를 살려줬다. 이로 인해, KCC는 3쿼터 시작 3분 3초 만에 57-54로 쫓겼다. 이상민 KCC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KCC 선수들의 집중력이 향상됐다. 또, 뒷선 자원들이 허훈인 허웅을 도왔다. 최준용이 그랬다. 이정현의 돌파 동선을 완벽히 파악. 이정현의 킥 아웃 패스를 오펜스 파울로 바꿔버렸다. 3쿼터 종료 4분 35초 전 이정현의 파울을 4개로 만들었다. 이정현을 벤치 밖으로 몰아냈다.
이정현이 없었기에, KCC의 수비가 수월해졌다. 이재도의 볼 없는 움직임과 2대2에 집중하면 됐다. 허훈과 숀 롱 모두 잘 대처했다. 동시에, 송교창이 켐바오를 제어. KCC의 실점 속도는 여전히 느렸다.
KCC는 여유를 얻었다. 3쿼터 종료 1분 55초 전 허웅과 최준용, 숀 롱을 모두 뺐다. 이들의 체력을 비축시켰다. 그리고 남은 팀 파울들을 모조리 활용했다. 그 결과, 두 자리 점수 차(71-61)로 3쿼터를 마쳤다. 소노의 추격을 잘 따돌렸다.

# Part.4 : We are super team!

KCC가 4쿼터 시작 41초 만에 3점 2개를 꽂았다. 77-61. 수비 없이도 3점을 연달아 꽂았다. 승리와 한껏 가까워졌다.
농구를 할 줄 아는 S급 선수 4명(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이었다. 이들은 허점을 좀처럼 노출하지 않았다. 공수 모두 그랬다. 그랬기 때문에, KCC는 승리를 빠르게 확정했다. ‘슈퍼 팀’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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