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서쪽에서 동쪽으로’ SK 유소년 전재현이 농구 하러 가는 길

BAKO INSIDE / 김아람 기자 / 2021-08-25 21:12:44


※ 본 인터뷰는 6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차로 한 시간 반. 교통 사정에 따라 두 시간 이상 걸리기도 하는 거리.

 

인천 서구에 사는 전재현이 잠실학생체육관으로 가는 길은 결코 가깝지 않다. 어머니가 데려다주실 때도 있지만, 때론 혼자 지하철을 타고 가기도 한다고. 그래도 13살 전재현은 농구 하러 가는 길이 즐겁다.  

 

농구의 시작 

 

"어렸을 때 아빠 경기를 보러 다니면서 농구를 알게 됐어요. 아빠가 농구 하면서 관중한테 환호받을 땐 뿌듯했고요“

 

송림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전재현(178cm)은 명지고 전형수 코치의 아들이다. 그렇기에 그가 농구를 접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농구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건 어머니였다. 전재현은 “사실 제가 게으른 면이 좀 있거든요. 농구 하려면 매일 일찍 일어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하니까 엄마가 농구를 해보라고 하셨어요”라며 농구의 시작에 관해 알렸다. 

 

3년 전 여름, 전재현은 SK U 대표팀 공개 테스트에서 합격도장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클럽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햇수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그가 농구를 위해 이동하는 거리였다. 

 

인천 서구에 사는 전재현은 SK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농구를 배운다. 그의 집에서 체육관까지는 차량으로 최소 1시간 반을 달려야 하는 거리로 차가 막히면 2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한다. 이는 그의 어머니가 동행할 때의 이야기다. 

 

전재현의 어머니는 “위아래로 누나와 어린 남동생이 있어서 제가 항상 같이 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본인이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 지하철을 타고서라도 수업을 받으러 가요. 제가 데려다준 적보다 혼자 지하철을 탄 적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쓰여요”라며 전재현의 농구 사랑에 관해 이야기했다.

 


아버지랑 다투고 화해하고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농구지만, 이미 농구에 푹 빠진 전재현은 자신의 의지로 체육관에 가고 있다. 그리고 그가 농구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것엔 아버지 전형수 코치의 영향이 크다. 전재현은 “저랑 1대1 할 때 일부러 져주시기도 하고, 볼이 들어가면 액션도 크게 해주세요. 그래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농구인 2세로서 부친으로부터 듣는 조언은 없을까. 이에 전재현은 “아빠가 농구는 팀 운동이라 팀 훈련에서 벗어나지 않고, 배운 걸 잘할 수 있도록 반복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복습’의 중요성에 관해 언급했다. 

 

이어 전재현은 "슛 폼을 더 다듬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개선점에 관해서도 짚었다. 그에게 아버지가 도와주시지는 않는지 묻자 그는 “계속 알려주시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스트레스받아서 아빠랑 다퉜는데, 아빠가 ‘알아서 해!’라고 하셨어요. 근데 1분 있다가 바로 화해하고, 아빠가 쏘라는 폼을 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제삼자인 모친으로부터 내막도 들어봤다. 전재현의 어머니는 “남편 말이 팔힘으로만 던지려고 하고, 슛 폼이 안 잡혀있어서 지금은 한 번을 던지더라도 정확한 폼으로 던져야 한다더라고요. 나중에 힘이 붙으면 들어간다면서요. 그런데 재현이는  당장 림에 안 맞으니까 본인 폼으로 쏘려고 하더라고요. 둘이 자주 부딪쳐요(웃음)”라고 말했다. 

 

매번 지는 팀에서 우승팀으로 

 

전재현에게 농구를 하면서 언제 가장 즐거웠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는 ‘우승했을 때’를 꼽았다. “저희가 예전엔 맨날 졌거든요. 막 몇십 점 차로 질 때도 있었어요. 그러다 6학년 되고 나서 실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올해 KBL 유소년 클럽 농구대회랑 주말리그에서 전부 우승했어요. 그때가 제일 좋았어요. 그리고 결승은 아닌데 저희가 현대모비스랑 경기할 때 7~8점 차로 뒤처졌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 코치님들이 ‘지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말라’고 하셨던 게 기억나요. 친구들과 같이 정신 다잡고 역전했는데 정말 짜릿했어요” 

 

아이들의 성장에 권용웅 코치도 “개개인의 기본기도 좋고, 호흡이 잘 맞는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서 그런지 움직임이 좋다”며 흐뭇해했다. 한편, 전재현은 클럽 농구대회와 주말리그 등에서 총 세 차례 플레이 오브 더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두 번째로 즐거웠던 순간은 우승 후 친구 집에서 놀았을 때라고.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권 코치로부터 “패스를 굉장히 잘하는 선수다. 파이팅이 넘치고, 내외곽에서 모두 잘할 수 있다. 리더십을 키우면 더 성장할 것이다”라는 평가를 받은 전재현. 그의 꿈은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전재현의 장래 희망에 가족들은 우려와 격려를 표했다. 

 

그는 “아빠는 농구선수를 해보셨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쉴 때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네가 체육관 문을 열고 닫아야 한다’고 하셨고요. (농구선수를) 하고 싶은데, 솔직히 아직 마음의 준비는 다 안 된 것 같아요. 부상이나 다른 사람의 질타가 걱정돼요”라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덧붙여 “할아버지가 제일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맛있는 거랑 농구화도 사주시고요. 항상 카톡으로 ‘재현아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해주세요”라며 조부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그의 모친 역시 아들을 응원하고 있다. 전재현의 어머니는 “솔직히 아이 아빠를 겪어서 (아들의 꿈이) 매일 고민되는 게 사실이에요. 나중에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재현이가 농구를 너무 즐겁게 하고 있으니까, 본인이 원하는 길을 응원하려고요”라는 진심을 전했다. 농구에 관한 열정으로 가득한 전재현이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나아갈 길이 기대되는 이유다. 

 

“저는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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