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우리은행 절대 에이스의 기복, 핵심은 ‘김지영의 버티기’
- WKBL / 손동환 기자 / 2026-03-29 09:55:33
김지영(171cm, G)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인천 신한은행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먼저 신한은행의 레전드였던 최윤아를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아베 마유미와 이경은, 김동욱을 코치로 삼았다.
신한은행이 코칭스태프를 바꾼 이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다. 2023~2024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 또한 놓쳤다. 그 결과, 2025~2026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다. 오히려 최하위로 몰렸다.
신한은행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렇지만 최윤아 신임 감독의 컬러가 어느 정도 나왔다.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과 근성이 높아진 것.
수비에 능한 이들이 더욱 빛을 봤다. 김지영(171cm, G)이 대표적이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후, 수비 진영에서 안정감을 심어줬다.
그리고 김지영은 아산 우리은행전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절대 에이스인 김단비(180cm, F)를 잘 틀어막았기 때문. 우리은행과 2025~2026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김단비를 제어한다면, 신한은행과 김지영 모두 미소 지을 수 있다.
# Part.1 : 최상의 시작
신한은행은 28일 오전 9시부터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 코트 적응 훈련. 김지영은 이때 김단비(180cm, F)를 막았다(정확히 이야기하면, 김단비는 ‘김단비 대역’을 수비했다). 김지영의 수비 임무는 이때 구체화됐다.
김지영의 스피드는 이미 알려졌다. 김단비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김단비와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나, 김지영의 버티는 힘은 동포지션 대비 최상급이다. 다시 말해, 김지영은 스피드와 힘을 겸비했다.
김지영은 김단비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김단비가 김지영의 팔을 강하게 뿌리칠 정도로, 김지영의 수비는 터프했다. 그래서 우리은행 다른 선수들이 덩크 스팟에 있는 김단비한테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김단비가 3점 라인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김단비는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다. 3점 또한 림을 외면. 오히려 김지영의 선택지를 좁혔다.
김지영이 김단비를 완벽하게 제어했다. 신한은행도 6분 넘게 야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1쿼터 종료 3분 31초 전 7-1.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그리고 김단비를 코트에서 제외시켰다.
김지영은 그때부터 강계리(164cm, G)를 막았다. 슛에 취약한 강계리였기에, 김지영은 도움수비에 신경 썼다. 특히, 우리은행 선수들의 돌파를 제어. 우리은행의 공격을 완전히 차단했다. 덕분에, 신한은행의 1쿼터 실점은 ‘4’에 불과했다.
# Part.2 : 급격한 하락
김지영이 2쿼터 초반 김단비에게 연달아 실점했다. 게다가 스크리너도 생각해야 했다. 그렇지만 스크리너 수비수였던 이혜미(171cm, G)가 김단비를 강하게 압박했다. 몸을 던져 루즈 볼을 획득하려고 했다. 김지영도 합세했다.
김지영의 동작이 파울로 판명됐다. 그렇지만 김지영과 이혜미의 합동 작업이 김단비를 괴롭히기 충분했다. 김단비의 체력 또한 잘 갉아먹었다.
김지영은 또 하나의 호재를 안았다. 김단비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나오지 않은 것. 김단비를 고립시킬 최적의 조건이었기에, 김지영이 조금 더 힘을 내면 됐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의 베이스 라인 패턴에 흔들렸다. 김지영도 김단비를 너무 쉽게 놓쳤다. 김단비가 3점 라인과 먼 곳에 있었음에도, 신한은행은 3점을 내줬다. 2쿼터 종료 4분 30초 전 21-14.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이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김지영이 김단비의 힘에 점점 밀렸다. 오른쪽 코너에 있던 수비수가 김지영을 도와줬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김단비의 킥 아웃 패스를 흔들지 못했다. 오른쪽 코너에 있던 변하정(180cm, F)에게 3점을 허용. 신한은행은 21-17로 더 흔들렸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의 턴오버가 많아졌다. 정돈된 수비를 할 수 없었다. 정해진 매치업을 찾지 못했다. 이로 인해, 김지영을 포함한 신한은행의 노력이 꽤 희석됐다. 27-25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신한은행은 3쿼터 초반 우리은행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그리고 3쿼터 시작 3분 6초 만에 오니즈카 아야노(168cm, G)의 5반칙을 이끌었다. 아야노는 우리은행의 2옵션. 그래서 신한은행의 수비가 편해졌다. 김단비에게 집중하면 됐기 때문.
신한은행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김지영의 집중력도 그랬다. 그렇지만 신한은행의 점수가 쌓이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짠물수비를 펼쳤음에도, 3쿼터 종료 4분 25초 전 39-40으로 역전당했다.
그리고 3쿼터 종료 3분 41초 전에는 심성영(165cm, G)에게 파울 자유투 3개를 내줬다. 김진영(177cm, F)이 심성영을 늦게 컨테스트(블록슛을 위한 동작)했고, 김진영의 늦은 동작이 심성영의 착지 공간을 보장하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신한은행은 주도권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김지영은 김단비만 바라봤다. 그렇지만 박혜미(184cm, F)의 스크린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미마 루이(185cm, C)가 김단비와 매치업됐다. 루이는 김단비의 돌파 동선을 잘 막았다. 그러나 김단비의 원 드리블 점퍼까지 막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이때 41-45로 밀렸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이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은 김단비를 제어하지 못했다. 김단비의 손끝 감각이 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한은행은 김단비에게 3점과 원 드리블 점퍼를 계속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과 그렇게 멀어지지 않았다. 46-50으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트라우마 극복
김단비가 계속 2대2를 했다. 김지영이 스크린을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루이가 빈틈을 메웠다. 김단비를 3점 라인 밖으로 밀어냈다.
신한은행의 수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신한은행은 크게 달아나지 못했다. 우리은행한테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줘서였다. 그래서 수비를 길게 해야 했다. 반대로, 공격을 길게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의 수비 집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5, 4, 3, 2, 1’을 계속 이끌었다. 우리은행의 공격 제한 시간을 5초 이내로 만든 것.
신한은행의 집념이 우리은행을 가라앉혔다. 공격 진영에서 점수를 쌓았다. 경기 종료 3분 29초 전 60-53. 우리은행의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유도했다.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22.7초 전 60-58로 쫓겼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이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썼다. 신한은행은 62-61로 흔들렸으나, 남은 시간을 잘 썼다. ‘우리은행전 7연패 탈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김지영의 공이 컸다. 비록 2쿼터와 3쿼터에 김단비한테 10점과 11점을 내줬으나, 1쿼터와 4쿼터 도합 3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 특히, 4쿼터 실점(3점)은 컸다. 김지영이 승부처에서 김단비를 잘 제어했다는 의미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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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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