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4강 PO] 강팀은 트로피를 들지만, 언더독은 마음을 가져간다
- KBL / 김채윤 기자 / 2026-04-28 11:25:43

[바스켓코리아=고양/김채윤 기자] 언더독(Underdog). 어원은 잔인하다.
투견 문화에서 싸움에 져 바닥에 깔린 개를 뜻했다. 위에서 짓누르는 ‘탑독(Top Dog)’의 위세에 눌려 패배가 기정사실화된 약자. 그것이 언더독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언더독이 분전하다 지는 장면에 익숙하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언더독이 판을 뒤엎고 포효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 순간 스포츠는 신화가 된다.
2026년 봄, 대한민국 농구 코트에 그런 장면을 만든 팀이 나타났다. 바로 고양 소노다.
소노는 27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창원 LG를 90-80으로 꺾었다.
6강에 이어 4강까지 3전 전승. 창단 첫 봄 농구에 나선 소노는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한다.

반전은 5라운드부터였다. 에이스 이정현(188cm, G)을 필두로 케빈 켐바오(194cm, F)와 네이던 나이트(202cm, C)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폭발하며 10연승을 질주, 기적적으로 무대에 합류했다.
진짜는 플레이오프였다. 베테랑 이재도(180cm, G)와 임동섭(197cm, F)까지 살아났다. 그리고 소노는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으로 통과했다.
스포츠는 참 이상한 사업이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실패한 제품은 외면받지만, 스포츠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장면이 자주 나온다. 팀이 흔들릴수록 팬들의 결속은 더 강해진다. 팬은 제품을 소비하는 고객인 동시에 팀의 서사에 자신을 귀속시키기 때문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순간도 존재한다. 소노의 이번 플레이오프가 그 예다. 서사가 쌓일수록 팬들의 관심도 커진다. 창단 후 ‘선수와 팬 모두가 행복한 구단’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고양 소노의 행보가 더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준혁 구단주의 과감한 지원은 흐름을 키웠다. 서 구단주는 이번 창원 원정에서 KBL 최초로 비행기 응원단을 운영하고, 원정 버스 비용 전액을 부담했다. 팬들은 더 큰 목소리로 응답했고, 그 분위기는 선수들에게도 전달됐다.
결국 스포츠 마케팅의 최종 목적지는 팬들의 ‘마음’이다. 이 마음은 때로 코트 위 어떤 전술보다 강력한 힘이 된다. 이번 봄, 소노는 경기력과 이야기 모두로 그 마음을 얻고 있다.

이제 소노는 가장 높은 무대 앞에서 상대를 기다린다. 반대편 대진에서 누가 올라오든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 이미 소노는 이번 시즌 어떤 팀도 도달하지 못한 ‘마음의 챔피언’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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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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