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김상식 신임 감독의 방향성, 달라진 듯 달라지지 않은 KGC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09-04 10:35:23

안양 KGC인삼공사는 2020~2021 ‘퍼펙트 10’을 기록했다. ‘KBL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10전 전승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2021~2022 시즌.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창단 최초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농구 팬들은 KGC인삼공사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KGC인삼공사는 선전했다. 하지만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사령탑 교체가 핵심이다. 7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 대신 여러 경험을 보유한 김상식 감독이 KGC인삼공사에 왔다. SBS 시절부터 안양과 인연을 갖고 있는 김상식 감독. 그는 어떤 컬러를 추구하고 있을까?

코칭스태프는 보통 감독과 코치로 구성된다. 그러나 감독과 코치 외의 직함이 나올 때가 간혹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감독대행이다.
김상식 감독은 KBL에서 감독대행을 많이 해본 지도자로 꼽힌다. 2006~2007 시즌 안양 KT&G(현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감독대행을 맡았고, 2007~2008 시즌 중에는 대구 오리온스(현 데이원)의 감독대행을 역임했다.
2008~2009 시즌 오리온스의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2013~2014 시즌 중에는 서울 삼성에서 또 한 번 감독대행을 했다. 해당 시즌 종료 후 프로에서 한동안 지도자를 맡지 못했다.
안양 KT&G에서 감독대행을 처음 맡았습니다.
저는 1998~1999 시즌부터 4년 동안 안양 SBS(현 안양 KGC인삼공사)의 선수로 뛰었습니다. SBS가 KT&G로 인수됐고, KT&G에서 2004~2005 시즌부터 코치를 맡았습니다. 김동광 감독님께서 저를 불러주셨고, 저는 DB에 있는 이상범 감독과 코치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2006~2007 시즌이었을 거예요. 그 때 팀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김동광 감독님께서 자진 사퇴를 하셨죠. 코치들도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코치들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이랑 같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감독대행을 맡았어요.
부담감이 컸습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처음이라 당황하기도 했지만, 배운 점도 많았어요. 감독대행을 하는 동안 10승 9패를 해서, 다행히 플레이오프(KT&G는 당시 6위로 2006~2007 정규리그를 마쳤다)에 갔죠. 그리고 시즌 종료 후에, 유도훈 감독님께서 오셨더라고요.(웃음)
2007~2008 시즌부터 대구 오리온스의 코치를 맡았습니다.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셨는데요.
이충희 감독님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성적이 또 좋지 않았어요.(웃음), 이충희 감독님께서 나가셨고, 제가 감독대행을 또 한 번 맡았죠. 최악의 상황으로 2007~2008 시즌을 끝냈던 것 같아요.(오리온스의 당시 성적은 12승 42패였다)
2008~2009 시즌부터 오리온스의 감독을 맡았습니다. 구단에서 ‘선수들을 나름 잘 이끌었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아요. 개막 후 초반 경기력이 좋았어요. 하지만 김승현(전 SPOTV 해설위원)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후, 선수들이 계속 다치더라고요. 팀 성적도 계속 떨어졌고요. 그래서 2008~2009 시즌 중반 자진 사퇴했습니다.
2012~2013 시즌에도 수석코치를 맡았습니다. 그렇지만 2013~2014 시즌 중 세 번째로 감독대행 직함을 다셨습니다.
김동광 감독님께서 저를 불러주셨습니다. 감독님과 함께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렇지만 김동광 감독님께서 2014년도 초에 자진 사퇴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나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하지만 구단도 감독님도 “수석코치가 시즌을 마쳐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어요. 또 한 번 감독대행을 맡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감독과 감독대행을 모두 경험하셨습니다. 감독과 감독대행의 차이는 어떤 건가요?
보통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감독대행이라는 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부담이 많이 될 수도 있지만, 정식 감독만큼은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분위기만 어느 정도 맞춰놓고 시즌을 마치는 사례가 많았거든요. 그렇지만 감독은 비시즌 시작부터 큰 부담을 느낍니다. 감독대행과는 차원이 다른 부담감인 것 같아요.(웃음)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친 후, 공백기가 꽤 있으셨습니다. 공백기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먼저 오리온스에서 감독직을 사퇴한 후, 미국으로 갔습니다. 필 잭슨 감독님이 계셨던 LA 레이커스로 갔죠. 필 잭슨 감독님 밑에서 연수할 기회를 얻는 게 힘들다고 들었는데, 운 좋게 코치 연수를 승인받았어요. 시즌 개막 전까지 연습하는 것도 구경했고,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었죠.
삼성에서 나온 후에는 LA 클리퍼스를 잠깐 다녀왔습니다. UNLV 대학교 팀의 연습도 지켜봤습니다. 쉴 때마다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는 게, 저의 농구 인생에 큰 자산이 된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어떤 걸 많이 보셨나요?
전술적인 것도 궁금했지만, 연습 방법과 운동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미국을 가지 않으면 쉽게 느낄 수 없는 거여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미국 팀들의 연습을 보기만 해도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비록 제가 경험했던 팀들이 NBA 전 구단을 대변할 수 없지만, 경험했던 팀들을 통해 운동 분위기와 마음가짐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지도자 분들께서도 선진 농구 시스템을 추구하셔서, 그 때 미국 팀의 운동 분위기와 지금 한국 팀의 운동 분위기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아요.

삼성에서 나온 후 1년의 공백기를 거쳤다. 그리고 태극 마크를 달았다. 허재 감독과 함께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코치를 맡은 것.
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또 한 번 감독대행을 맡았다. 아시안게임 성적 부진의 책임을 느낀 허재 감독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대행을 맡은 시간은 길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2019년 3월부터 대표팀 사령탑이 됐다. ‘2019 농구 월드컵 진출’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
그렇지만 급이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코로나19가 그랬다. 모든 게 제약이었고, 김상식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영광스러운 자격을 얻었음에도,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감독대행을 맡았습니다.
허재 감독님께서 자진 사퇴하시고, 저도 협회에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감독이 나갔는데, 코치가 남는 건 말이 안 됐거든요.(프로 팀에서 감독대행을 제안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감독 1명-코치 1명’입니다. 그런데 허재 감독님께서 자진 사퇴하신 후, 월드컵 아시아 예선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대표팀 감독을 새롭게 공모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죠.
협회도 “뜻은 알겠지만, 지금 당장은 감독을 뽑기 어렵다. 김 코치가 대표팀을 맡지 않으면, 대표팀이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곧 있을 원정 경기와 홈 경기만 맡아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일단 요르단전과 시리아전을 치렀습니다.
두 경기를 끝낸 후, “할 일을 다 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협회도 고민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허재 감독님께서 마침 전화를 주셨어요. “내가 나간다고 해서, 너까지 나가면 안 된다. 대표팀 분위기도 잘 만들었는데, 너가 굳이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예선 전체를 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감독 지원을 고민해봐라”고 말씀하셨어요.
감독님 말씀을 듣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지원서를 냈죠. 그런데 아무도 지원을 안 하셨더라고요.(웃음) 2019년 3월부터 2년 동안 감독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9 농구월드컵을 치렀습니다. 어떤 걸 느끼셨나요?
아시아 예선 경기와 비교한다면, 벽이 느껴졌습니다. 높이와 운동 능력, 거기에 슈팅까지. 게다가 각 대륙에서 잘 하는 나라만 오다 보니, 능력의 차가 더 크게 느껴졌어요. 저와 선수들도 잘하고 싶었고 팬들께서도 좋은 성적을 원하셨겠지만, 어려움이 컸던 건 사실이에요.
2021년 2월에 사퇴를 하셨습니다. 그 후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미국행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프로 팀이나 대학 팀의 경기나 연습을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시국이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일정을 모두 취소했죠.
국내에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단체로 여행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보니, 혼자 산을 갔습니다.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냈고요. 그렇지만 농구만큼은 많이 봤습니다.(웃음)

김상식 감독하면 SBS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SBS의 연고지는 안양. 그래서 많은 안양 팬들이 김상식 감독을 기억하고 있다.
김상식 감독도 ‘안양’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감독대행 시절까지 안양 팬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양’은 김상식 감독에게 집과 다름없는 곳이었다.
2022년 5월. 집과 같은 팀이 김상식 감독을 불렀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김상식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한 것. 김상식 감독은 그렇게 고향 같은 곳으로 돌아왔다.
KGC인삼공사와의 계약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구단에서 “잠깐 볼 수 있겠냐?”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면접의 의미였죠. 단장님께서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고, 제가 가진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구단에서도 여러 후보군을 검토한 후 저에게 연락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를 이미 점찍어두셨다고 하더라고요. 자격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다만,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직접 듣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면접에서는 어떤 걸 강조하셨나요?
전술적인 면이나 분위기 면에서 팀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KGC는 전통적으로 강한 팀이기 때문에, 지금의 틀 안에 제 농구를 접목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운동 분위기를 좋게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드렸고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님들이 그러실 거예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잘해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웃음)
감독대행을 처음 맡았던 연고지에서 감독 제의를 받았습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예전에 경험했던 안양체육관 주변 풍경들도 생각나더라고요. 무엇보다 구단에서 저를 선택해주신 게 너무 감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구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팀을 잘 추스르는 게 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KGC인삼공사는 2015~2016 시즌부터 7년 동안 김승기 감독과 함께 했다. 김승기 감독이 부임한 후, KGC인삼공사는 두 번의 우승(2016~2017, 2020~2021)과 한 번의 준우승(2021~2022), 두 번의 4강(2015~2016, 2017~2018)을 경험했다.(2019~2020 시즌에도 3위를 했지만, 코로나19로 플레이오프를 하지 못했다)
핵심 슈터였던 전성현이 이탈했지만, KGC인삼공사의 전력은 여전히 탄탄하다. 변준형-문성곤-양희종-오세근 등 포지션별 라인업이 두텁고, 외국 선수인 오마리 스펠맨-대릴 먼로도 재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정도는 크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야 할 사령탑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걸 알기에, 김상식 감독도 큰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 팀이 갖고 있는 현재의 강점을 유지하는 것. 그게 김상식 감독이 내세워야 할 KGC인삼공사의 컬러였다.
외국 선수 문제로 어려움 겪는 팀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러나 KGC는 2명의 외국 선수와 모두 재계약했습니다.
FA(자유계약) 시장이 진행될 때, 제가 팀으로 합류했습니다. FA 선수도 중요했지만, 외국 선수도 살펴야 했습니다.
스펠맨과 먼로 모두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정도의 선수들을 새롭게 선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또, 준우승에 기여한 선수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야 합니다. 부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스펠맨이 마지막에 주춤했던 것도 부상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 때 가서 검토해야 할 문제입니다. 외국 선수를 처음부터 바꾼다면, 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에게 있었을 겁니다.
비시즌 훈련 계획을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SK와 저희 팀 모두 챔피언 결정전까지 치렀습니다. 저희 팀 같은 경우 7월 11일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60일의 휴식기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다른 팀보다 한 달 늦게 시작한다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억지로 빠르게 몸을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몸을 만드는 건, 트레이너 파트에 모두 맡길 예정입니다.
볼 운동을 하기 시작할 때, 코칭스태프가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먼저 공격에서는 빠른 농구를 하려고 합니다. 5명이 함께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전성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도 중요합니다. 전성현의 빈자리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선수를 대신 키우기보다, 선수들 전원에게 슛 연습을 시킬 예정입니다. ‘슈팅 향상’이 공격 중점사항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수비에서는 강한 압박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매 경기 풀 코트 프레스를 할 수 없겠지만, 하프 코트에서라도 압박하는 수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다른 감독님들께서 추구하는 농구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KGC인삼공사를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으세요?
김승기 감독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파이팅도 좋고, 다 같이 해보겠다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감독과 코치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선수들이 스스로 하더라고요. 대신 그런 점이 잘 부각되도록, 제가 “선수들이 스스로 하는 분위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전술 훈련과 연습 경기를 시작할 때,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해보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팀 컬러와 선수들의 조합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 조합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안양 팬들과 함께 호흡합니다. 안양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안양에서 좋은 기억들이 많습니다. 좋은 기억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좋은 기분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선수들 응원 많이 해주시고, 저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응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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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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