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BNK 안혜지, 강팀의 야전사령관이 되다!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3-02-13 10:32:26

부산 BNK 썸은 창단 후 두 시즌 동안 가시밭길을 걸었다. 창단 3번째 시즌(2021~2022)에서야,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그리고 2022~2023시즌. BNK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고 있다. 선두권을 위협하는 팀이 됐다. 그 중심에는 더 강해진 야전사령관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안혜지’다.

부산 BNK 썸의 전신은 구리 KDB생명이다. 하지만 KDB생명이 2017~2018시즌 종료 후 농구단을 해체했고, WKBL이 2018~2019시즌에만 해체된 농구단을 위탁 운영했다. 2018~2019시즌도 어느새 끝이 났고, 선수들은 새로운 주인을 기다려야 했다.
안혜지도 마찬가지였다. 구단의 운명 앞에 초조했다. 더 이상 뛸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BNK가 농구단을 인수하기로 했다. 희소식이었다. 게다가 안혜지는 하나의 희소식을 더 받았다. BNK가 안혜지의 고향인 부산을 연고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2018~2019시즌이 끝났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새로운 팀을 기다리셨나요?
기다린다기보다, ‘어떻게 될까?’라는 막막한 마음이 컸어요. 또,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려서 그랬는지, 그런 상황들을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BNK가 새로운 팀으로 결정됐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 좋기도 했어요. 특히, 고향인 부산으로 다시 간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부산 BNK 썸’이 2019년 여름 새롭게 창단됐습니다.
집으로 내려갈 때, 편안하다고 느끼잖아요.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낀 것 같아요.
2019년 10월 23일. BNK센터(금정체육관)에서 창단 첫 홈 경기를 치렀습니다.
많은 관중들께서 홈 코트를 찾아주셨어요. 관중들 앞에서 더 재미있게 경기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늘 이런 곳(관중이 가득찬 체육관)에서 농구하면 정말 즐겁겠다’는 상상도 했고요.
그리고 그룹에서 저희 농구단을 위해 정말 많이 신경써주셨어요.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 정도로,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셨고요. ‘우리만 잘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죠.

안혜지는 2018~2019시즌부터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거듭났다. BNK가 농구단을 인수한 후에도, 안혜지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2019~2020시즌에는 평균 10.3점 7.7어시스트로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안혜지는 2019~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가 됐다. 특급 대우를 받았다. ‘계약 기간 4년’에 ‘2019~2020 연봉 총액 3억 원’의 조건으로 BNK와 계약했다. 안혜지한테 꽃길만 펼쳐진 듯했다.
그러나 BNK와 안혜지 모두 가시밭길을 걸었다. 특히, 2020~2021시즌에 그랬다. BNK는 5승 25패로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안혜지도 팀의 부진에 마음고생을 했다. 팀 내 입지가 커졌지만, 웃을 수 없었다.
2019~2020시즌을 5위(10승 17패)로 마쳤습니다.
5위로 마치기는 했지만, 3~4위(3위 : 부천 하나원큐 - 11승 16패, 4위 : 인천 신한은행 - 11승 17패)와의 차이는 크지 않았어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2019~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계약을 한 후, ‘내가 과연 이 팀에 이 정도로 필요한 걸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정도로, 구단에서 제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셨어요. 저 역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고요.
하지만 BNK의 2020~2021시즌은 처참했습니다.
계약을 성사한 후, 사무국장님과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이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고연봉자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팀을 위해 많은 걸 책임져보고 싶다”고요.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할 선수들한테 해줄 이야기도 있을 것 같아요.

최악의 시기를 보낸 BNK는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2020~2021시즌 종료 후 WKBL 경기운영본부장이었던 박정은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트레이드와 FA를 통해 김한별과 강아정(은퇴)을 영입했다.
팀의 컬러를 바꿀 사령탑과 팀을 탄탄하게 할 베테랑이 가세했다. 안혜지를 포함한 어린 선수들이 얻는 힘도 컸다. 비록 2021~2022시즌 초반에는 부침을 겪었지만, 후반부에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상승세에 불을 붙인 BNK는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안혜지 또한 ‘데뷔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생애 첫 플레이오프를 통해 정규리그와의 차이점을 제대로 체감했다. 가능성과 보완해야 할 점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2021~2022시즌은 안혜지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박정은 감독님께서 2020~2021시즌 종료 후 새로 부임하셨습니다.
소통이 잘되는 분이시고, 자율성도 강조하는 분이세요. 선수들이 스스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죠. 선수들을 믿지 않았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선수들도 많이 달라졌어요. 안 되는 점을 스스로 생각했고, 스스로 보완 운동을 했어요. 자신의 농구를 한 번 더 생각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김한별과 강아정도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김)한별 언니는 포인트가드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코트 전체를 볼 수 있는 선수고요. 그래서 저에게 더 많이 알려줬고, 어린 선수들한테 더 맞춰줬던 것 같아요.
(강)아정 언니는 학교 선배예요. 또,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다잡아줬어요. 저 역시 언니한테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BNK는 해당 시즌에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어요.(BNK는 2021~2022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정규리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요.
안혜지 선수도 ‘데뷔 첫 플레이오프’를 경험했습니다. 정규리그와는 어떤 게 다르던가요?
우리 팀 선수든 상대 팀 선수든, 눈빛이 다르더라고요.(웃음) 그럴 만했어요. 지면 시즌이 끝나는 거니까요. 경기했던 팀이랑 계속 경기하는 것 역시 정규리그와의 차이인 것 같아요.
하지만 분위기는 재미있었어요. 시리즈에서 패하더라도, ‘경험’이라는 의미를 얻다고 생각해요. 업그레이드도 됐고요. 또,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 2경기를 정규리그보다 더 잘 치른 것 같아요.
앞서, 플레이오프 2경기를 더 잘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안혜지는 2021~2022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경기당 38분 52초를 소화했다. 8.5점 9.5어시스트 3.0리바운드에 3.0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정규리그에는 공격에 치중했어요.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포인트가드로서의 역할을 해낸 것 같아요. 비록 공격이 잘 풀린 건 아니지만, 경기를 푸는 역할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해요.

BNK는 2021~2022시즌 종료 후 한엄지를 영입했다. ‘안혜지-이소희-김한별-한엄지-진안’이라는 막강한 주전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러나 중심이 없다면, 막강한 주전 라인업도 소용없다. 안혜지도 이를 알고 있었다. 템포 조절과 패스, 슈팅과 수비 등 다양한 역할을 해줬다. 경기당 37분 29초를 코트에 나섰고, 9.73점 9.9어시스트 3.2리바운드(공격 1.1)에 1.1개의 스틸로 맹활약하고 있다. BNK 또한 9승 6패로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BNK를 상대한 대다수의 코칭스태프가 “안혜지의 힘이 BNK를 강하게 만들었다. 안혜지가 보이지 않게 조율을 해주기 때문에, BNK의 움직임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안혜지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까지 높이 평가한 것. 그래서 안혜지를 ‘강팀의 야전사령관’이라고 생각했다.
2022년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개인적으로는 근지구력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장기전을 치르는 만큼, 지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또, 몸싸움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습니다.
이전 비시즌에도 그랬듯, 공격력 강화에도 신경을 썼어요. 3점슛 라인 주변에서의 무빙 슛을 연습하되, 미드-레인지에서의 드리블 점퍼도 많이 연습했습니다. 림 밑에서 양손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도 가다듬었고요.
BNK는 현재 단독 3위(9승 6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감독님 그리고 지금의 멤버와 1년 넘게 호흡을 맞췄습니다. 그런 게 꽤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김)한별 언니의 몸이 시즌 초반부터 잘 만들어졌고, (한)엄지가 합류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두 선수를 제외한 팀원 개개인의 힘도 크다고 생각해요.
‘안혜지 선수의 힘이 크다’고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어떤 게 달라졌는지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큰 변화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감독님과 코치님이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세부적인 방안을 알아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디테일하게 보면, 그런 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평균 득점도 지난 두 시즌보다 높습니다.
(안혜지는 2020~2021시즌 경기당 8.9점을 기록했고, 2021~2022시즌에는 경기당 8.2점을 기록했다)
분명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예전으로 회귀하고 있어요.(웃음) 시즌 초반처럼 공격력을 끌어올려야 해요.
챔피언 결정전도 욕심이 나실 것 같아요.
올라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거쳐야 할 과정들이 많이 남았어요. 그런 과정들을 거치는 동안, 다치지 않아야 해요. 부상 없이 남은 과정을 다 소화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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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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