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SK에만 있는 태양, 김선형이 만든 빛은 여전히 뜨겁고 강렬하다!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03-03 10:22:54

SK는 2021년 비시즌 큰 변화를 줬다. 10년 가까이 팀을 이끌었던 문경은 감독(현 SK 기술고문) 대신 수석코치인 전희철을 사령탑으로 앉힌 것.
전희철 감독은 훈련 분위기와 공수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그런 변화가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줬고, 선수들은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게 SK의 변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다. 김선형이다. 득점과 어시스트, 승부처 역량 모두 갖춘 김선형이 이번 시즌에도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가 상승세를 탄 3라운드(7승 2패)와 4라운드(7승)에, 김선형의 힘이 더 크게 드러나고 있다. 그런 힘이 SK를 단독 선두로 만들었다.

SK는 2011~2012 시즌부터 문경은 감독-전희철 수석코치 체제로 팀을 운영했다. 2011~2012 시즌에 입단한 김선형 역시 그 체제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SK는 2021~2022 시즌 변화를 줬다. 수석코치였던 전희철을 감독으로 임명했다. 물론, 내부 승진이라고는 하지만, 10년 가까이 지속된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는 건 큰 의미로 다가왔다.
김선형 역시 그런 변화와 마주했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할 줄 아는 베테랑이었다. 팀의 변화에 맞게 시즌을 준비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팀의 성적 상승을 위한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했다.
전희철 감독님께서 부임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하지만 다른 감독님이 아니라, 10년 동안 코치님이셨던 분이 감독으로 부임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전희철 코치와 전희철 감독.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훈련 시간이나 훈련 시스템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훈련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선수들이 더 긴장하면서 훈련을 했죠. 그게 큰 변화였다고 생각해요.
전술적인 변화도 있었나요?
전희철 감독님께서는 이전에 활용하지 않았던 모션 오펜스를 추구하셨습니다. 1~2명의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전술이었죠.
처음에는 할 게 정말 많았어요. 선수들이 달라진 것들을 한 번에 하려다 보니, 헷갈리는 것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감독님께서 계획을 잘 짜주시고, 선수들한테 천천히 조금씩 이해를 시켜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속된 플레이가 많이 생겼고, 유기적인 농구도 많이 했어요. 연습했던 것들이 컵대회에서 잘 나왔던 것 같아요.
SK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김선형 선수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이전에는 제가 볼을 많이 소유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전희철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간결한 농구’를 원하셨습니다.
감독님의 전술에 맞게 준비하고 이행하면서, 체력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안)영준이와 (최)준용이의 역할도 늘어났고요. 그러다 보니, 득점 분포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 경기가 많아졌어요. 저는 가드로서 그런 방향에 맞게 경기 운영을 하려고 했어요.

SK는 2021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부터 좋은 징조를 보였다. 4전 4승에 경기당 득실 마진 ‘+4’로 우승을 차지한 것.
김선형 역시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준결승전(vs KT)에서 32분 52초 동안 30점(2점 : 6/8, 3점 : 4/6) 3스틸에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결승전(vs DB)에서는 22분 27초 동안 11점 8어시스트 3스틸에 2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SK와 김선형은 2021~2022 시즌 개막 후 2라운드 중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SK는 2021년 11월 20일까지 11승 4패로 1위를 기록했고, 김선형은 2021년 11월 20일까지 평균 13.2점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안 2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 SK와 김선형의 기세는 꽤나 맹렬했다.
컵대회 경기력이 좋았습니다. 전승 우승을 했는데요.
제가 10년 동안 SK에 있으면서, 1~2번을 제외하고는 부상자들이 거의 매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D리그 선수들을 포함해, 20명의 선수들이 부상 없이 연습 경기를 소화했어요. 그 정도로, 다들 착실히 준비했고,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게 컵대회에서의 자신감으로 나온 것 같아요.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라운드 중반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습니다.
컵대회에서의 자신감이 정규리그 초반에도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팀들은 ‘부상’과 ‘신입 외국 선수와의 호흡’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저희는 거기서 자유로웠어요. 다친 선수가 없었고, 기존에 맞췄던 자밀 워니와 KBL에서 오래 뛴 리온 윌리엄스와 합을 맞췄거든요.
김선형 선수의 퍼포먼스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농구 외적으로 신경 쓰는 일이 많았습니다. 코트에서 집중을 못했죠. 제 실력이 떨어지거나 퍼포먼스가 떨어진 게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인 거죠. 그러면서 ‘에이징 커브(나이로 인한 노쇠화)’라는 평가도 들었어요. 자존심이 상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저의 지난 2년을 잘 알고 계셨어요. 제가 질타당하고 농구 외적인 것에 신경 쓰는 걸 포착하셨죠. 저한테 “농구에만 집중해. 그게 우리 팀이 살 길이다”고 하셨고, 주장을 (최)부경이한테 넘겨주셨어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내려놨더니,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어요. 머리가 맑아졌죠. 그게 제일 큰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요. 저의 원래 모습을 찾게 된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고요.

SK는 개막 후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2라운드 2~3번째 경기를 모두 패했다. 2라운드 마지막 4경기에서는 2승 2패. 1라운드만큼의 기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또 한 번 치고 나갔다. 3라운드 최종 7승 2패. 4라운드 7경기에서도 모두 이겼다. 26승 8패로 단독 선두. 2위 수원 KT(23승 12패)와는 3.5게임 차로 벌렸다. ‘1보 후퇴’를 ‘2보 전진’으로 만들었다.
김선형 역시 그랬다. 개막 후부터 2라운드까지 평균 13.6점 5.2어시스트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3라운드부터 지난 1월 22일까지 평균 13.0점 6.8어시스트로 3라운드 이후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4쿼터 득점력 역시 뛰어나다. 3라운드 이후부터 지난 1월 22일까지 4쿼터 평균 5.3점을 넣고 있다. 3라운드 이후 10경기 이상을 뛴 선수 중 2위. 해당 기간 동안 4쿼터 야투 성공률도 50.0%로 나쁘지 않다. 김선형의 4쿼터 경쟁력은 SK를 한층 강하게 만들었다.
2라운드 경기력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2라운드 초반에 처음으로 연패를 했어요. 비상이 걸렸죠. 제가 봤을 때, 1라운드 때 아무 탈 없이 잘 나가니, 조금 자만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희도 모르게 느슨해진 느낌이 있었어요.
사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복이 있기 마련이에요. 분위기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가 관건이죠. 감독님께서 미팅을 통해 그런 걸 잡아주셨고, 교통 정리도 잘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희 팀이 더 단단해졌고, 3라운드부터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3라운드를 7승 2패로 마쳤습니다. 4라운드 역시 7전 전승을 달리고 있고요. 1라운드보다 더 상승세를 탄다는 느낌이 듭니다.
1라운드 때는 ‘우리가 과연 강팀일까? KGC나 KT 같은 강팀한테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뭉친다면,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아요. 우리를 이길 팀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의 저희 팀은 정말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시스트가 시즌 초반보다 많아졌습니다.
2~3라운드 때 과도기를 거쳤습니다. 제가 어시스트만 보다 보니, 제가 공격을 해야 할 때도 패스를 했습니다. 죽은 볼이 많이 나갔죠. 그러다 보니, 공격과 패스의 기복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기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어시스트나 득점 중 하나만 많았던 경기들이 그 기간 동안에는 자주 나왔어요.
김기만 코치님과 이현준 코치님, 한상민 코치님께서 분석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걸 토대로, 선수들에게 팁을 전수해주셨어요. 그게 맞아떨어졌고, 제 플레이가 살아났어요. 해야 할 때는 자신 있게 하고, 수비가 몰렸을 때는 자연스럽게 빼줬어요. 그래서 지금은 득점과 어시스트 둘 다 많아진 것 같아요.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농구가 더 재미있다고 느껴졌고요.
클러치 득점력은 여전한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요소가 아니잖아요.
누구나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올라갑니다. 선수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다 가끔 제 신인 시절 영상을 보면, 제가 그런 긴박한 순간에도 웃고 있더라고요. 보면서도 ‘신인이 어떻게 그런 순간에서 웃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어제 경기(1월 19일 vs KT)에서도 (허)훈이와 공격을 주고 받았어요. 훈이도 강심장이긴 하지만, 저도 그 순간을 정말 즐겼어요. 너무 재미있었죠. 물론, 제가 100% 해결을 할 수 없고, 저 때문에 질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을 즐기려고 해요. 그게 승부처에서도 득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SK는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2위(36승 18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를 3승 1패로 제압. 챔피언 결정전에서 디온테 버튼(현 NBA G리그 메인 셀틱스)과 두경민(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이 버틴 원주 DB를 만났다.
2차전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3차전 역시 20점 차 열세에 놓였다. 그러나 야금야금 DB를 밀어붙였고, 연장 접전 끝에 101-99로 이겼다. 그 후 3경기를 모두 이겼다. 4승 2패로 1999~2000 시즌 이후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SK는 단독 선두. 다른 상위권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서있다. 특히, 2위 KT와의 상대 전적에서 3승 1패(1라운드 : 81-76 승, 2라운드 : 91-65 승, 3라운드 : 82-86 패, 4라운드 : 85-82 승)로 앞서고 있다. 이는 큰 의미다.
하지만 김선형은 “멀리 바라보기보다, 우리 앞에 다가온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맞는 말이었다. 모든 결과는 순리 없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KT와 선두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통신사 라이벌인데요.
‘통신사 라이벌’이라는 요소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SK라는 팀과 KT라는 팀이 붙는다는 게 더 큰 의미라고 봅니다.
특히, 에이스 대결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스가 밀리는 순간, 기싸움에서 밀리거든요. 꼭 득점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상황을 풀어줘야 합니다. KT와 붙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김선형 선수가 본 KT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높이도 좋고, 빨라요. (허)훈이의 2대2가 위력적이고, (김)동욱이형과 (김)영환이형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줍니다. 말하고 나니, 저희 팀과 흡사한 게 많은 것 같아요.
KT 외에도 어려운 팀이 있을까요?
KGC인삼공사는 매 경기 3점슛을 10개 이상 터뜨립니다. 수비를 달고 쏘는 슈팅도 잘 넣고요. 주전들도 강해요. 스펠맨은 밖에서도 할 수 있는 선수고, (오)세근이형의 폼이 좋아요. (전)성현이와 (변)준형이 등 다른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고요. 하지만 힘들다거나 어렵다는 느낌은 아니예요. 또, 저희가 최근에 대역전극(SK는 지난 1월 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29점 차의 열세를 뒤집었다. 67-66으로 역전승했다)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겼어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SK가 다른 팀보다 유리한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는 한 포지션에 2~3명의 선수가 있고, 누가 뛰어도 경기력 차이가 없다고 봐요. 장기 레이스에는 선수층이 두터운 게 중요한데, 그 점에서는 저희가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보완해야 할 점도 있을까요?
저희 팀의 턴오버 개수가 10개 구단 중 제일 적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SK는 경기당 9.8개의 턴오버로 10개 구단 중 최소 턴오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턴오버를 범할 때, 한꺼번에 해요. 한 번 턴오버를 시작하면 더 급해지는 것 같고, 분위기를 한꺼번에 넘겨주는 것 같아요.
제가 팀의 포인트가드로서 그런 걸 잘 정리해야 될 것 같아요. 턴오버가 나올 때, 더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해요. 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그런 걸 다듬는다면, 저희 팀은 지금보다 더 무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단독 선두입니다. 목표가 더 명확하실 것 같아요.
팀이 계속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통합 우승은 당연한 목표입니다. 그렇지만 먼 목표를 바라보기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잡아나간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지금의 연승 행진 역시 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팀이랑 붙어도 자만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다 보면, 성적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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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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