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미래에서 현재가 된 남자, 양홍석의 눈은 ‘패권’을 향하고 있다!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02-01 09:57:52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는 2021년 12월 20일에 진행됐고, 양홍석과 KT 관련 기록도 인터뷰 시간 기준입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수원 KT 양홍석은 KBL 내 ‘얼리 엔트리’의 대표 주자다. 그런 그가 ‘얼리 엔트리’를 선택한 이유는 순수했다. 농구를 더 잘하고 싶고, 더 수준 높은 농구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그런 순수한 목적이 ‘선수 양홍석’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팀의 미래로 불린 양홍석은 팀의 현재가 됐다. 소속 팀인 KT를 단독 1위로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발전’과 ‘배움’을 갈망한 양홍석은 또 하나의 단어에 꽂혔다. ‘우승’이다. ‘발전’과 ‘배움’이 결합된 목표가 ‘우승’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패권’으로 향했다. ‘패권’을 향한 그의 눈빛은 뜨겁게 불타고 있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부산중앙고를 졸업한 양홍석은 동기 중 가장 주목 받는 선수였다. 195cm의 키에 스피드와 탄력, 골밑과 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에 패스 센스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교들도 양홍석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양홍석의 입학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양홍석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하나 밖에 없었다. 고민의 강도가 컸다.
양홍석의 선택지는 ‘중앙대’였다. 양홍석은 1학년 때부터 핵심 주전이었다. 동기인 박진철(고양 오리온)과 함께 높이 싸움을 하고, 4학년이었던 김국찬(울산 현대모비스)과 함께 상대방과 득점 쟁탈전을 펼쳤다. 대학교 입학 시즌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양홍석은 더 높은 곳을 갈망했다. 더 큰 배움을 원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친 후, 프로 진출을 결정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두 능력을 검증받은 양홍석이었다. 그런 양홍석에게 군침 흘리지 않을 구단은 없었다. 양홍석의 가치는 순식간에 올라갔다. 그리고 양홍석은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에 입단했다. 1순위로 부름을 받은 허훈과 함께 말이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친 후, 프로 무대로 뛰어들었습니다.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많이 배우고 싶었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었어요. 그래서 ‘얼리 엔트리’를 결심한 것 같아요.
대학 무대를 1년 경험했다는 건,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농구 외적인 걸 많이 배웠어요. 인성 그리고 사회 생활을 배웠죠. 또, 대학교에서는 프로 형들과 연습 경기도 할 수 있어서, 농구 면에서도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그런 이유들로, 대학 생활이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양홍석 선수는 2017 드래프트 당시 1순위 후보로도 꼽혔습니다. 그래서 1~2순위 지명권을 모두 보유한 KT가 유력한 행선지였는데요.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기대만큼의 실력을 지닌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또, 프로 관계자 분들에게 보여드린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KT에 갈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KT가 1순위로 허훈 선수를 지명했고, 2순위로 양홍석 선수를 선택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보여드린 게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형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어요. KT가 저를 너무 좋게 평가해주셔서, 저 개인적으로 감사했습니다. 또, (허)훈이형과 함께 가서, 좋은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혹독한 데뷔전 = 가능성의 시작
양홍석은 2017년 11월 7일 서울 SK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2순위 그리고 얼리 엔트리의 데뷔전이었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양홍석의 데뷔전은 혹독했다. 출전 시간이 9분 5초에 불과했고, 1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턴오버도 2개.
하지만 데뷔전의 아픔을 잊지 않았다.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 약 한 달 후인 2017년 12월 20일 전주 KCC전에서 22분 54초 동안 21점 7리바운드(공격 4) 1어시스트에 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KBL 선수 중 최연소 20점 이상을 달성했다.(만 20세 5개월 18일, 종전 : 송교창의 만 20세 8개월 19일)
같은 해 12월부터 다음 해인 2018년 3월까지 총 16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비중은 약 44.4%.(16/36) 신인치고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2017~2018 시즌 44경기 동안 평균 20분을 출전했고, 7.6점 4.0리바운드(공격 1.1) 1.2어시스트를 남겼다. 출전 시간 대비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양홍석은 기록에서 의미를 찾지 않았다. 기록 이상의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경험’이었다.

데뷔전은 어떠셨나요?
1점 1리바운드를 했던 걸로 기억이 나요.(웃음) 데뷔전 하고 나서, ‘여기가 프로구나’라는 걸 정말 깨달았어요. 혹독한 데뷔전이었기에, 이를 갈고 연습했습니다. 다행히 데뷔전 후에도 많은 기회를 얻었고요.
2017년 12월 20일에 개인 첫 20점을 달성했습니다. KBL 최연소 개인 20점이었는데요.
당시 조동현 감독님(현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코치)께서 기회를 주셨고, 형들도 저에게 패스를 많이 해줬어요. 형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고 생각해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혼자서는 20점을 넣지 못해요. 저는 예전도 지금도 형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20점을 넣고 난 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 자신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또, 저는 다른 선수에 비해서 많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막무가내로 달려들었어요. 패기 하나 믿고 덤벼들었죠. 그런 것도 컸다고 생각해요.
데뷔 시즌을 돌아봐주세요.
정말 농구에 ‘농’자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아는 게 없었다고 생각해요. 아무 것도 몰랐죠.(웃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터닝 포인트
누구에게나 ‘터닝 포인트’라는 게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개인의 인생이 급격히 변하는 시점이 존재한다.
양홍석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8~2019 시즌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3X3 대표팀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고, 데뷔 두 번째 시즌(2018~2019)에는 각종 기록을 수립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보기도 했다. 비록 창원 LG에 2승 3패로 졌지만, 가능성을 얻었다. ‘양홍석’이라는 이름 석 자를 KBL 팬들에게 제대로 알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X3 농구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준비했습니다. 그렇지만 정한신 감독님께서 자료와 운영 방식을 알려주셨고, 선수들끼리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습니다.
은메달도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이 컸습니다. 중국에 이겼다면, 역대 최초로 아시안게임 3X3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거든요. 정말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지금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웃음)
2018~2019 시즌 KT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서동철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는데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은 똑같았어요. 다만, 새로운 감독님의 스타일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감독님께서 어떤 걸 원하시는지, 팀에서 어떤 걸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려고 했어요. 감독님한테 믿음을 주고 싶었거든요.
KBL 역대 최연소 올스타 팬 투표 1위(29,892표)와 MIP(기량발전상), BEST 5 등 2018~2019 시즌에 많은 걸 누렸습니다.
(양홍석은 2018~2019 시즌 정규리그에서 52경기 평균 30분 53초를 소화했고, 13.0점 6.7리바운드 1.5어시스트에 1.0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 평균 34분 37초 동안 13.0점 8.6리바운드에 2.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가 열심히 뛰는 걸,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출전 기회가 더 많아졌던 것 같아요.
팀 분위기도 좋았어요.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의 호흡이 좋았고, 팀이 10위에서 6위까지 올라갔거든요. 그래서 더 신나게 농구했던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도 처음 올라갔습니다.
첫 플레이오프여서 더 인상적이었어요. 더 크고 더 재미있는 무대에서 뛸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 다만, 조금 더 집중했다면 4강에 오르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은 있었죠.

성장통
양홍석의 앞날은 순탄할 것 같았다. 그러나 양홍석은 ‘성장통’에 부딪혔다. 기록이 크게 낮아진 건 아니지만, 2018~2019 시즌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힘을 싣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 19’가 터졌다. KT와 양홍석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2020~2021 시즌이 됐다. 양홍석은 ‘데뷔 첫 정규리그 54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데뷔 후 두 번째로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그러나 KT는 플레이오프에서 또 한 번 좌절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 0-3으로 완패했다. KGC인삼공사는 당시 ‘KBL 역대 최초 PO 10전 전승 우승’. KT는 역사의 희생양이 됐다.
양홍석 역시 또 한 번 4강 앞에서 무너졌다. 그렇지만 의미 없는 무너짐으로 여기지 않았다. 실패 속에 발전할 원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0~2021 플레이오프를 소중한 자산으로 받아들였다.

2019~2020 시즌에도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2018~2019 시즌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양홍석은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43경기에 출전했다. 평균 29분 9초 동안 12.1점 5.7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8~2019 시즌이 끝난 후, BEST 5를 포함해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게 저한테 독이 됐다고 생각해요.
2020년 초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또, KT가 2월 29일 KCC와 경기를 치른 후에, KBL이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했고요.
(KCC와 KT 경기가 끝난 후, ‘코로나 19’ 확진자가 KCC 선수단의 동선과 겹친다는 소식이 있었다. 경기를 치른 KT 선수들은 숙소가 있는 수원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KT 선수들의 ‘코로나 19’로 인한 공포감은 더욱 컸다)

그 때는 백신도 나오지 않았고, ‘코로나 19에 걸리면, 폐가 망가진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운동선수로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에, 제발 아니길 기원했어요.
그리고 리그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홀가분했어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지 않은 시즌이었거든요.
물론, 아쉬움도 컸습니다.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더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더 배워야 한다는 마음도 컸고요.
2020~2021 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정규리그 54경기 모두 출전했습니다.
(양홍석은 이 때 31분 3초 동안 14.5점 6.7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평균 출전 시간과 평균 득점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8~2019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일정으로 인해,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54경기를 뛰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20~2021 시즌에 처음으로 54경기를 다 나섰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몸에 신경 써주신 분들도 많았고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소중했고, 뜻 깊었던 시즌이었고요.
플레이오프에 다시 한 번 올라갔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 번 아쉬운 결과와 마주했습니다.
(양홍석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35분 56초를 뛰었다. 12.0점 6.7리바운드 1.7스틸에 1.3개의 어시스트와 1.0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6강에서 또 한 번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0-3으로 져서 그런지, 오히려 홀가분했어요.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했죠.
아쉬움도 있습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거든요.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2021~2022 시즌을 준비하는 동기도 됐고요.
만약이긴 한데, 제러드 설린저가 KGC인삼공사에 없었다면, KT가 이길 가능성도 있지 않았을까요?
정규리그 때 설린저가 있는 KGC인삼공사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설린저가) 잘하긴 잘하더라고요.(웃음) 괜히 NBA 선수가 아니었어요. 대단했어요. 저도 설린저처럼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왕좌를 위해
양홍석과 인터뷰를 진행한 12월 20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수원 KT는 단독 선두(18승 6패)를 달리고 있다. 양홍석은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평균 30분 20초 동안 12.3점 6.7리바운드(공격 2.1) 2.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KT는 2010~2011 시즌 이후 정규리그 1위를 넘보고 있다. 나아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양홍석은 어시스트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KT와 양홍석 모두 이전과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KT가 현 시점에서 가장 강한 팀인 건 맞다. 그러나 지금 강한 건 아무 소용없다. 최후의 무대에서 웃어야, ‘가장 강했던 팀’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양홍석 역시 ‘최후의 승자’가 되기를 원했다.

KT가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워낙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많이 됐어요. 그리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요.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양홍석 선수의 플레이도 한층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이전에는 단순한 면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이전보다 여유와 시야가 조금 더 생겼다고 봅니다. 그게 이전과 달라진 요인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해서, 제 실력이 업그레이드된 건 아닌 것 같아요. 아까도 말씀 드렸듯, 여유와 경험이 많아진 정도라고 생각해요. 또, 노련함과 센스를 지닌 형들이 팀에 많다 보니, 보고 배운 걸 활용하려고 한 게 주요했던 것 같아요.
팀 경기력도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수비 지표가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라렌과 (하)윤기의 높이가 골밑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정)성우형과 (최)창진이형, (박)지원이 등 앞선에서 에너지를 심어줍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도 수비를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저희 팀 상승세의 요인이라고 봐요.
이번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승을 하게 되면, 많은 것들이 저절로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저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처럼 부상 없이 54경기를 다 뛰고 싶어요.

사진 제공 = 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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