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기] ‘엘리트에서 일반인으로’ 박여호수아-이호연, 그들이 말하는 또 다른 삶

아마 / 김준희 / 2018-12-09 16:30:13

[바스켓코리아 = 수원/김준희 웹포터] “어차피 농구가 전부는 아니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 다른 즐거움을 찾으면서 그 아픔을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제는 일반인으로 돌아간 박여호수아와 이호연이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광주 흙은 9일 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2018 수원시장기 클럽최강전 결선 토너먼트 UTG와의 8강전에서 36-31로 승리했다.


흙의 선수 명단에서 반가운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2014년까지 조선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박여호수아와 이호연이었다. 기록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박여호수아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궂은 일을 도맡았고, 이호연은 골밑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둘은 조선대의 중심이었다. 박여호수아는 2014 대학농구리그에서 16경기 출전해 평균 12.8득점 5.0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앞선을 이끌었고, 이호연은 같은 해 13경기 출전해 평균 12.4득점 8.0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책임졌다.


그러나 둘은 프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최대어였던 이승현을 포함해 총 21명의 선수들이 지명을 받았지만 박여호수아와 이호연의 이름은 없었다. 결국 그들은 20년 넘게 걸어왔던 엘리트 선수의 길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그들은 동호회 농구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었다. 박여호수아는 농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농구 교실 강사로, 이호연은 헬스 트레이너로 제 2의 삶을 시작했다.


그동안의 근황은 어땠을까. 경기 후 두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오늘 경기 소감은?
박여호수아(이하 박) :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선수 때 많이 못 보여준 것 같아서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형들이랑 동호회 하면서 전국대회 입상도 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 오늘도 준결승까지 진출해서 기분이 좋다.
이호연(이하 이) : 이겨서 좋은데 농구를 오랜만에 해서 너무 힘들다. 원래 우리 팀이 수비가 약해서 수비적으로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Q.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이 궁금하다.
: 농구 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농구의 끈을 놓을 수는 없겠더라. 어렸을 때부터 쭉 해오던 건데 한순간에 놓기에는 미련이 남았다. 내가 하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경험했던 걸 알려주는 것도 보람이 느껴져서 애들 가르치면서 지내고 있다.
: 농구는 잘 안 한다. 동호회도 사실 가끔 나온다. 헬스장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농구 교실 나가서 애들 봐주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Q. 조심스럽지만 드래프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프로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당시 느낌은.
: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더 주어졌으면 했다. 프로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김)준성이나 (이)승환이처럼 재도전해서 성공한 친구들을 보고 다시 해보려고 몸을 만들다가 십자인대를 다쳤다. 아무래도 운동량도 대학 때랑 차이가 있고, 그때만큼의 운동 능력이 안 나오더라. 그 이후로는 그냥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잘하는 거 보면 기분은 좋더라(웃음).
(이승환과 김준성은 2014년 이후 각각 2015년, 2016년 드래프트에 재도전해 2라운드 9순위, 2라운드 4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 그때는 왠지 (지명)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그래서 예상은 했는데 그래도 허무하더라. 몸이 너무 안 좋았고, 다친 데도 많아서 다시 (몸을) 만들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프로의 꿈을 접었다. 지금은 아픈 건 많이 없어졌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Q. 그동안 해왔던 엘리트 농구와 동호회 농구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 많이 다르다. 정확하게 설명은 못 하겠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운동 능력도 각 팀 에이스로 꼽히는 분들은 선수 못지않다. 선출과 비선출의 차이가 크게 없는 것 같더라. 솔직히 처음에는 ‘일반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겠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농구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은 것 같다.
: 동호회 농구도 쉽지 않다. 열심히 안 하면 못하는 건 똑같다. 우리도 선출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더라. 오히려 동호회 농구가 생각지도 못하게 파울을 하고 몸 싸움을 해서 더 거칠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 앞으로도 농구는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한다. 올해처럼 계속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냈으면좋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농구할 수 있어서 좋다.
: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박)여호수아 형과 같이 지내고 있기 때문에 같이 농구하고, 운동하면서 지낼 것 같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며칠 전 2018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었다. 아쉽게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건네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 순간은 잊혀지지가 않더라. 해마다 드래프트 기간은 돌아오고, 지명받은 선수들은 부럽고 축하해주고 싶지만 지명받지 못한 친구들을 볼때마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고 싶어도 신경이 쓰였다. 저 친구는 프로 가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뽑아줘도 되지 않나 싶은 선수도 많았다.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아팠는데, 앞으로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 다른 즐거움을 찾으면서 그 아픔을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어차피 농구가 전부는 아니다. 너무 거기에 얽매여 있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 그걸 빨리 찾아서 아픔을 극복했으면 좋겠다.


사진제공 = 심경종 기자, 김준희 웹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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