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BA WC] 공부하는 김상식 감독대행, 살아난 대표팀 경기력

아마 / 이재범 / 2018-09-17 06:26:42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허재 전임감독이 사임한 뒤 팀을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대행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필 잭슨 감독이 LA 레이커스 마지막 감독할 때 한 달 동안 레이커스에서 보내기도 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하 대표팀)은 지난해 FIBA 아시아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똑같은 3위를 차지했다.


1년 사이 동일한 성적을 거둔 대표팀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아시아컵에선 조직적인 플레이와 3점슛을 바탕으로 뉴질랜드를 꺾는 등 선전했다. 이에 반해 아시안게임에선 라건아에 의존하는 농구를 펼쳤다.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아시아컵과 달리 선수 선발 때문에 대회 준비부터 논란이 일었던 아시안게임이었다.


대표팀 허재 전임감독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사퇴했다. 김상식 코치는 FIBA 월드컵 아시안 지역예선 요르단과 시리아 경기가 코앞에 있어 감독대행을 맡았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지난 14일 난적 요르단과 경기에서 86-75, 11점 차이의 승리로 이끌었다. 승리보다 경기 내용이 돋보였다. 아시아컵과 비슷했다. 경기력도 끌어올리고, 승리도 챙긴 셈이다.


16일 고양체육관에서 코트 훈련을 마치고 만난 김상식 감독대행은 아시아컵처럼 경기력이 좋았다고 하자 “그럴 거다”며 동의한 뒤 “창피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지도자 생활을 하며 잠깐 쉴 때마다 자비를 들여 미국에 들어갔다. 필 잭슨 감독이 LA 레이커스 마지막 감독할 때 한 달 동안 레이커스에서 보내기도 했다. 그곳에서 농구를 지켜보는 게 재미있었고, 우리나라 농구에 맞게 조금만 바꾸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경기력이 좋아진 비결을 모션오펜스로 꼽으며 그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미국에선 요즘 아무리 유능한 센터라고 해도 1대1을 시키는 게 아니라 무조건 모션오펜스를 한다. 현대농구는 모션오펜스가 아니면 안 된다. 저도 기회가 왔으니까 허재 감독님께서 하시던 것에서 조금 변화를 줬다.


가운데(페인트존)를 항상 비워놔서 누구든지 돌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센터가 페인트존에 들어가 있으면 앞선(가드) 선수들이 슛 말고는 할 게 없다. 그래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며 가운데를 비워둬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무조건 가운데 들어가 있지 말고, 공격 흐름을 보면서 들어가면 리바운드 등 위치 선정도 잘 된다고 주문했다. (동료가) 돌파할 때 상대 수비가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순간 뛰어들면 탄력도 더 붙는다. 팀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농구를 잘 하는 12명이 모였기에 한 번 이야기한 걸 빨리빨리 알아듣고 잘 따라줬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짧은 준비 시간에도 대표팀의 경기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김상식 감독대행이 대표팀에 가져온 작은 변화가 달라진 경기력의 원동력이었음을 선수들도 인정했다.


이정현은 요르단을 만나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준 이유에 대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상대보다 더 움직이는 모션오펜스를 준비했다. 선수들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팀의 한 조각으로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이라며 “감독(대행)님께서 전술적인 모션오펜스 움직임을 짚어주셨다. 그런 노력을 해서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라건아가 합류한 뒤 라건아에 의존하는 농구에 빠져있었다. 라건아만 돋보였다. 라건아는 아시안게임 결선 토너먼트 3경기 연속 30점 이상 기록했다.


이번 요르단과 경기에서 라건아 의존증에서 벗어났음에도 라건아가 여전히 30득점했다. 박찬희는 “라건아가 공을 잡았을 때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김상식) 감독대행님께서 수정해주셨다”고 라건아도 살고, 팀도 살아난 원동력을 들려줬다.


김상식 감독대행은 짧은 시간 동안 대표팀의 경기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17일 오후 8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시리아와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기대해볼 만 하다. 더구나 시리아는 2승 5패로 E조 최하위다.


사진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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