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해서초 은준서, 10년 후 최고라는 보장 없다!
- 아마 / 이재범 / 2018-05-02 03: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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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남자초등부 최우수선수에 뽑힌 해서초 은준서 |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올해 남자 초등부 최고 선수는 대구 해서초 은준서(178cm, C)다. 은준서가 10년 뒤에도 최고의 자리에 있으려면 지금 당장 기본기부터 더 착실하게 다져야 한다.
대구 해서초는 지난 4월 말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함께 하는 제17회 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남자 초등부에서 우승했다.
해서초는 예선과 결선 토너먼트까지 총 7경기에서 평균 48.4점을 올리고, 22.3점만 내주며 득실점 편차 26.1점을 기록했다. 가장 어려운 상대였던 서울 연가초와 결승에서도 13점 차이(40-27)로 승리하는 등 모든 경기에서 손쉬운 승리를 거두며 정상에 섰다.
해서초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고른 선수들의 활약이다. 그렇지만, 은준서가 있었기에 이렇게 손쉽게 우승할 수 있었다. 해서초는 은준서가 없었다면 우승을 했다고 해도 모든 경기를 두 자리 점수 차이로 이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은준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더 큰데다 운동능력과 드리블, 패스, 슛, 블록, 수비까지 초등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모든 걸 다 갖췄다. 이를 증명하듯 7경기 평균 21.7점 14.4리바운드 3.6어시스트 1.7스틸 3.0블록을 기록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은준서의 몫이었다.
해서초는 아마도 은준서의 부상만 없다면 올해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할 수도 있다. 은준서가 초등학교까지만 농구를 할 것이라면 큰 노력을 할 필요도 없다. 다만, 프로 선수까지 꿈꾼다면 지금부터 기본기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딱 10년 전인 2008년 대구에서 열린 KBL총재배 어린이농구큰잔치를 지켜본 적이 있다. 처음으로 초등학교 농구를 취재해 기억에 오래 남는 대회다.
당시 초등부 최고 선수는 서울 대방초 강우석이었다. 강우석은 185cm로 현재 은준서보다 더 크면서도 잘 달리고, 상대 압박 수비도 드리블로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원주 단구초 김현철(182cm, C)과 최고의 센터 자리를 다퉜던 강우석은 대방초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때 6학년이었던 선수들이 현재 대학 4학년이다. 강우석도, 김현철도 남자 1부 대학 4학년 중에서 이름을 볼 수 없다. 강우석은 중학교에 입학한 뒤 적응하지 못하며 농구공을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방초 소속이었던 임정헌이 명지대 4학년이다. 김현철과 함께 단구초를 이끌었던 선수는 동국대 변준형이며, 센터 김현철과 포워드 변준형에게 패스를 건넨 선수는 단국대 원종훈이다.
은준서의 현재 기량이 최고로 통하는 건 딱 초등학교까지다. 이대로 중등부에 올라가는 순간 평범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본기가 없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으로 편하게 농구하던 선수들이 기본기를 바탕으로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보다 도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금은 은퇴한 신제록은 프로선수 시절 “초등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면 기본기를 가장 열심히 연습할 거다. 그때는 키도 크고 신체조건이 좋아서 (농구 시작한지) 2~3주 만에 경기를 뛰고 그랬다”며 “그러다 보니 기본기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다. 몸으로 하는 농구는 고등학교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대학 진학 후에는 기본기를 잘 다진 선수들이 성공한다. 어쩔 수 없는 진리”라고 말한 바 있다.
은준서는 “이승현 선수가 우리 코치선생님(주영화) 제자이기도 하고, 슛이 워낙 좋아서 닮고 싶다”고 했다.
이승현은 2004년에 열린 초대 KBL 총재배 어린이농구큰잔치에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대구 칠곡초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이승현의 코치였던 해서초 주영화 코치(이승현 재학 시절에는 칠곡초 코치였음)는 “이승현 덕분에 전국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힘들었을 텐데 승현이는 많은 훈련량을 잘 견뎌냈다”며 “체격과 체력은 원래부터 남달랐다”고 떠올렸다.
울산 무룡고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 이승현과 연습경기를 많이 했던 박철호(KT)는 “승현이는 그때도 엄청났다. 물론, 승현이 팀의 가드들도 잘했지만 그래도 경기의 절반은 승현이 혼자 책임졌다”고 기억했다.
같은 대구에서 다른 학교(해서초)를 다녔던 배수용(현대모비스)은 “승현이는 키가 워낙 컸고, 덩치도 좋았다. 힘은 기본이었다”며 “승현이는 어릴 때부터 어머님과 함께 운동을 하곤 했다. 초등학교부터 참 잘했다. 힘이 워낙 좋아 막을 수가 없는 존재”라고 했다.
이랬던 이승현이 중학교 입학한 뒤 벽에 부딪혔다. 이승현을 용산중 때 지도했던 박규훈 용산고 전 코치는 “중1과 중3은 체력과 힘에서 큰 차이가 있다. 승현이가 그러다 보니 입학하자마자 약간 힘들어했다. 당시 승현이의 신장은 180(cm)이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중3 장신 선수는 193~195(cm)에 달했다. 승현이에겐 힘들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서인지 주말이나 쉬는 시간에 기본기와 피벗, 볼 핸들링 등 개인연습을 열심히 했다. 중2가 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중학교 시절 이승현을 되새겼다.
이승현과 용산중 동기인 김수찬(상무)은 “항상 노력하는 선수다. 쉬는 날에도 개인운동을 꼬박꼬박했다. 볼 핸들링, 골밑슛 같은 기본기 연습을 많이 하더라. 참 열심히 했던 친구”라고 중학교 시절 이승현 일화를 들려줬다.
은준서는 "경기할 때는 (잘 한다는 걸) 어느 정도 느끼는데, 다른 팀 경기를 보면 벌말초 강민수, 엄준형, 위건우, 안산초 김시온, 연가초 장준혁 등이 저보다 잘 한다는 느낌도 받는다"며 "다들 저보다 더 오래 농구를 했다. 특히 장준혁이 센터임에도 경기 운영 등에서 잘 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차이는 기본기다.
은준서가 이승현처럼 프로 무대에서도 펄펄 날아다니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싶다면 당장 기본기 훈련에 더 많이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올 한해 최고 자리에서 머물지 몰라도 10년 후가 아니라 바로 1년 뒤에 어떤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그 고비를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은 기본기에서 나온다.
은준서가 다른 것보다 이승현의 성실성을 닮는다면 은준서와 이승현이 10년 뒤 국가대표팀에서 세대교체 선수로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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