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여고 이호근 코치, 여고생 눈높이에 맞추다!

아마 / 이재범 / 2017-05-17 08:54:52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체력 소모가 많겠지만 빠르게, 늘어지는 농구가 아닌 통통 튀면서 공수전환이 빠른 농구를 주문한다.”


숭의여고는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박지수가 버티던 분당경영고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렇지만, 올해 처음 열린 춘계연맹전 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결선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했다.


숭의여고는 지난달 26일 새롭게 부임한 이호근 코치와 함께 연맹회장기에 출전해 준우승하며 춘계연맹전의 예선 탈락 아쉬움을 씻었다. 부임 후 2주 가량 준비해, 그것도 5명의 선수만으로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예선 탈락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이호근 코치는 1998년 여자프로농구단 신세계에서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동국대와 전자랜드 코치를 거쳐 동국대 감독을 역임한 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생명을 이끌었다. 이 사이 여자농구 대표팀 코치와 감독도 지냈다. 남녀 프로농구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이호근 코치가 여고부 코치를 맡은 건 이례적이다.


지난 15일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만난 이호근 코치는 “남자 팀에도 있었지만, 여자 팀(프로 구단)에 오래 있었다. 당시 여고 농구부가 어렵다는 걸 알았다. 막상 현실로 닥치니까 선수층 등이 생각보다 더 열악하다”며 “우리 팀뿐 아니라 다른 팀도 선수가 5명인 곳이 있다. 그래서 훈련을 강하게 할 수 없다. 부상자가 나오면 대회도 못 나가기에 그게 제일 힘들다”고 어려움부터 꺼냈다.


이어 “우리는 인원이 없어서 솔직하게 숭의여중과 합동훈련을 한다. 그래야 5대5 훈련이 가능하다. 그럼 우리 선수보다 중학생들의 실력이 더 는다(웃음). 그런 부분이 아쉽지만, 점점 나아지고 좋아질 거라고 본다”고 희망했다.


이호근 코치가 숭의여고에 부임할 때 6명의 선수가 있었지만, 1명이 다른 학교(수원여고)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5명으로 줄었다.


5명만으로 어렵게 훈련을 했음에도 예선에서 협회장기 우승팀 분당여고를 꺾는 등 결승 진출까지 진출했다며 축하를 건넸다. 이호근 코치는 호탕한 웃음을 터트린 뒤 “선수들의 개개인 기량을 보면 나쁘지 않고 고르게 잘 한다. 아픈 선수들도 있는데 참고 따라줘서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 뒤 “사실 난감하다. 다른 5명으로 대회에 나오는 학교도 있지만, 난감하더라”고 했다.


숭의여고는 준결승을 앞두고 14일 저녁에 김천실내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팀 훈련을 했다. 선수가 5명 밖에 없어 2대2 훈련을 할 때 이호근 코치는 선수들과 함께 코트에서 땀을 흘렸다. 이호근 코치는 “인원을 짝수로 맞춰야 선수들이 덜 힘드니까 죽겠다, 죽겠어”라며 웃은 뒤 “현재 있는 선수들로 운영을 하면서도 선수 보강을 해야 한다”고 앞으로 과제를 꺼냈다.


숭의여고는 현재 3학년 2명, 2학년 2명, 1학년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계학교인 숭의여중 3학년은 1명인 상태. 내년에 3학년이 졸업하고 숭의여중 1명이 입학하면 선수가 4명 밖에 없기에 선수 보강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호근 코치는 프로와 고교 무대의 다른 점을 묻자 “프로처럼 강하게 훈련시키지 못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훈련해야 한다. 내 스타일대로 하면 아이들이 못 버틴다”며 “그렇기에 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다. 누구 하나 배탈 나거나 다치면 대회 출전 자체가 안 된다”고 선수들의 부상을 제일 걱정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진세민(173m, G)은 “첫 연습할 때 (이호근 코치께서) 프로에 계시다가 오셨기에 선수들이 모두 긴장을 많이 했다. 레이업도 놓칠 정도였다”며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까 코치님께서 우리 수준에 맞춰서 가르쳐주시려고 해서 괜찮았다”고 이호근 코치 부임했을 때를 떠올렸다.


진세민은 이어 “처음에는 다들 운동하기 싫어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다 같이 토킹하면서 운동하자고 하시고, 또 우리가 조절을 하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 알아서 열심히 하도록 말씀해 주시고, 경기 중에는 리바운드가 안 되는 편이라서 박스아웃을 제일 많이 강조하신다”고 이호근 코치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또 다른 3학년인 박주희(169cm, G)은 “든든하다. 전술 부분도 잘 가르쳐주시고, 여러 가지로 많이 잘 알려주신다”며 “완벽한 슛 기회에선 꼭 넣도록 강조하시고 자유투의 중요성도 말씀하신다. 연습할 때 벌칙을 정해놔서 더 집중하도록 훈련을 시키신다”고 이호근 코치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호근 코치는 숭의여고의 팀 색깔을 묻자 “체력 소모가 많겠지만 빠르게, 앞으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려면 기량 발전을 해야 하기에 늘어지는 농구가 아닌 통통 튀면서 공수전환이 빠른 농구를 주문한다”며 “체력 한계에 부딪히는데 그래도 밀어붙여서 빠른 농구를 추구한다”고 답했다.


이어 “연습할 때나 경기 중에 부상만 안 나오길 바라기에 조마조마하다. 부상이 나오면 경기가 안 되니까. 두 선수가 부상인데도 참고 하는데 안쓰럽다”고 선수들을 걱정했다.


선수 부족으로 경기 승패보다 선수 부상이 더 걱정스러운 이호근 코치는 여고 농구부 지도자로 발을 들여놓았다. 선수 보강이란 숙제를 안고 있는 이호근 코치가 이 어려운 길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보자.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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