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너번 감독의 한 수’ 오클라호마시티의 특효약!

아마 / Jason / 2016-05-25 14:24:14
Billy Donovan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서부컨퍼런스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118-94로 24점차 승리를 거둔 오클라호마시티는 2경기 연속 골든스테이트에 24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연거푸 20점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팀은 오클라호마시티가 유일하다.

3차전에 대승을 거둔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도 2쿼터에 확실하게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2쿼터에서만 무려 42점을 퍼부으며 전반에만 72점을 집중시켰다. 지난 3차전에서도 전반에 72점을 퍼부은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도 식지 않은 공격력을 과시하며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일찌감치 치고 나갔다. 골든스테이트도 손을 쓸 수 없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원투펀치가 이날도 62점을 합작한 가운데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커리의 3점슛이 좀체 터지지 않았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6점을 퍼붓는 와중에도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0점과 트리플더블을 동시에 엮어냈다. 이는 지난 1993년 찰스 바클리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30점과 동시 트리플더블을 만들어낸 최초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다소 많은 6실책을 신고했지만, 실책을 빼고는 흠잡을 곳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날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랜트를 포함한 주전 전원과 벤치에서 나선 디언 웨이터스가 118점 중 117점을 만들었다. 6명의 손끝에서 모든 득점을 만들어낸 셈이다. 웨스트브룩과 듀랜트 그리고 안드레 로버슨이 40분이 넘는 시간을 소화한 가운데 적은 선수가용을 통해서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슈퍼 원투펀치인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의 활약 외에 안드레 로버슨, 서지 이바카, 스티븐 애덤스, 웨이터스가 공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듀랜트를 커리의 수비수로?

이날 오클라호마시티는 또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빌리 도너번 감독은 간헐적으로 듀랜트로 하여금 상대 주득점원인 스테픈 커리를 수비하게 한 것. 이는 크게 주효했다. 커리는 이날 10개의 3점슛 던져 2개밖에 집어넣지 못하는 등 도합 20개의 야투를 시도해 6개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중 듀랜트가 막았을 때는 커리는 3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번 시리즈에서 듀랜트가 커리를 수비했을 때 커리의 필드골 성공률은 크게 낮았다. 8개를 던져 1개만 넣는데 그쳤으며, 그 동안 4실책을 범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팀에서 가장 많은 출장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그에게 커리를 막게 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공격에서 짊어지고 있는 부담이 실로 많은 가운데 다른 누구도 아닌 커리의 수비수로 내세우기에는 체력적인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 뻔하다. 커리는 공이 있을 때는 물론 공이 없을 때도 많이 움직인다. 웬만한 빅맨보다 큰 듀랜트가 커리를 막는다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도너번 감독의 듀랜트 기용은 크게 들어맞았다.

도너번 감독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도 경기 도중 에네스 켄터를 크게 중용했다. 켄터가 스티븐 애덤스를 동시에 내세워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는 주효했다. 시리즈 초반부터 켄터를 적극 투입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시점부터 켄터의 출장시간을 늘렸다. 리바운드에서 크게 앞선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를 승리로 연결시켰다. 그 결과 정규시즌에서 67승을 거둔 ‘역대 최고 2번시드’ 샌안토니오를 침몰시켰다.

도너번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NCAA 플로리다 게이터스를 이끌며 갖은 큰 경기를 치렀다. NCAA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만 봐도 잘 드러난다. 당장 우승횟수가 아니라 2연패를 차지한 이면에는 여러 번의 단판승부를 뚫어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면 바로 토너먼트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큰 경기 경험을 쌓고 싶어도 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도너번 감독은 대학 무대에서 겪은 경험을 NBA에서 잘 녹여내고 있는 느낌이다. 2라운드에서 켄터의 적극 기용은 물론 이번 3라운드에서 듀랜트를 커리의 수비수로 내세우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

사실 골밑이 탄탄한 샌안토니오를 상대로는 사실상 정상적인 라인업을 고수한 셈이다. 그러나 커리의 수비를 위해 제한적이나마 듀랜트를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도너번 감독이 변화무쌍하게 수싸움을 전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대로라면 오클라호마시티가 컨퍼런스 챔피언에 오른 뒤에 파이널에서도 큰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상대할 것이 유력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터란 루 감독은 경험이 일천하다.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토론토 랩터스에 고전하고 있다. 전임 스캇 브룩스(현 워싱턴 감독)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오클라호마시티에는 현역 최고 선수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다채로운 빅맨 3인방이 포진하고 있으며, 로버슨과 디언 웨이터스도 이들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 현재 모습으로는 가용자원이 많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진짜 단기전에서는 확실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오클라호마시티에는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이라는 득점사냥꾼이 이미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도너번 감독의 지략까지 더해져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 예상을 뒤엎고 3승을 먼저 선취한 오클라호마시티. 오클라호마시티와 골든스테이트가 7차전까지 간다고 예상한 이는 있을 수 있어도, 오클라호마시티가 첫 4경기 만에 3승을 선취할 것이라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그 정도로 현재 오클라호마시티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 놀랍기 만하다. 과연 오클라호마시티는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도너번 감독이 어떤 수를 꺼내들지가 더욱 기대된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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