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Remembrance] 역사 속으로 사라진 '보스턴의 상징' BIG3를 되돌아보며
- NBA / Jason / 2012-07-09 08:16:12

보스턴 셀틱스의 BIG3가 규합 6년 만에 해체됐다.
BIG3의 한 축이었던 레이 앨런이 마이애미 히트 행을 결정지으며 현재 보스턴의 상징과도 같았던 BIG3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BIG3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케빈 가넷은 매 경기 승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공수 양면에서 힘을 실었다. 보스턴의 심장이자 에이스인 폴 피어스는 득점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승부사로 나섰고,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슈터인 레이 앨런은 외곽에서 이들을 지원해왔다.
BIG3는 여느 슈퍼스타 조합처럼 삐걱거리지 않고, 합을 잘 맞추며 팀의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비록 본인의 기록은 적잖게 손해(?)를 보는 와중에도 이들은 승리를 위해 한데 어우러지며 멋진 하모니를 연출했다. BIG3가 주축이 되어 차지한 2007-2008 시즌의 우승은 어느 우승보다도 값진 우승이었으며, 이후에 보인 행보는 단순한 열정으로 치부하기엔 한없이 모자라 보인다.
비록 보스턴은 우승 이후 "노쇠화로 우승은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박한 평가 속에서도 꾸준히 동부 컨퍼런스의 대권 후보로 군림해 왔다. 보스턴은 BIG3가 모인 첫해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항상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는 진출해왔다. 디비전 챔피언 타이틀도 모두 쓸어 담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BIG3가 이끄는 보스턴은 2년 주기로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이름을 올리며 강팀다운 면모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하물며 2009-2010 시즌에는 파이널에서 라이벌인 LA 레이커스에 시리즈 스코어 4대 3으로 아깝게 패해 아쉬움을 더한 바 있다. 그 밖에도 2011-2012 시즌에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에서 4대 3으로 패하며 마지막 도전은 막을 내렸다.
셀틱스의 BIG3는 이처럼 많은 이들을 웃고 울렸다. 모일 당시만 하더라도 미디어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그해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한 2010 파이널에서의 한 끗 차 패배와 이번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의 '위대한 패배'는 많은 농구팬들이 승리만큼이나 값진 것들을 느꼈으리라 여겨진다.
이에 보스턴 BIG3의 족적을 살펴보고, 이들을 기념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Celtic Pride' BIG3의 탄생
보스턴 셀틱스는 2006-2007 시즌을 어김없이 실망스럽게 마감했다. 팀 성적은 하위권이었고, 폴 피어스라는 확고부동한 에이스는 점차 지쳐가다 못해 팀 성적에 불만을 내비쳐왔다. 그리고 2007년 여름, 보스턴이 세차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보스턴은 2007 드래프트 때, 딜런테 웨스트, 월리 저비악과 5순위로 지명한 제프 그린을 내주고 레이 앨런과 글렌 데이비스를 영입했다. 이에 보스턴은 '피어스-앨런'이라는 보스턴 버전의 트윈테러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승을 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대니 에인지 단장이 확실한 한 수로 트레이드를 터트렸다. 이는 무려 여섯 명의 현역 선수와 드래프트 티켓 두 장이 오고 간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트레이드 규모가 실로 엄청났다. 트레이드의 주요 골자는 보스턴이 미네소타에게 알 제퍼슨, 라이언 곰스, 제럴드 그린, 세바스천 텔페어, 디오 래트리프와 1라운드 티켓 두 장을 내줬고, 미네소타로부터 케빈 가넷을 데려왔다. 보스턴이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트리오를 구성하는 순간이었다.
BIG3의 파급 효과는 실로 엄청났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보스턴을 우승후보로 점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각기 다른 세 팀의 에이스였던 이들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었다. 미네소타의 가넷, 보스턴의 피어스, 시애틀의 앨런까지. 개인들의 선수 생활은 물론이고 올스타 경험 횟수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트리오의 탄생이었다. 골밑에서 확실한 존재인 가넷과 리그 최고의 슈터 앨런 그리고 전천후 공격수인 피어스까지. 게다가 이들 세 선수는 모두 이타적이었다. 본인들의 기록하락은 염두에도 없었다. 오로지 우승을 위한 '합체'였다.
BIG3와 함께한 희노애락
보스턴은 BIG3를 모은 첫 해 바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에서 도무지 질 것 같지 않을 포스를 내뿜으며 무려 66승을 쓸어 담는 위용을 보였다. 그야말로 BIG3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보스턴은 1라운드에서 마지막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애틀랜타 호크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여야만 했다. 특히나 원정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이며 조 존슨이 이끄는 애틀랜타에 적잖게 고전했다. 애틀랜타에 승리했지만, 위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르브런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7차전까지 접전을 치렀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배드보이스2' 디트로이트 피스턴스 6차전 끝에 시리즈를 잡으며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에 올랐다. 파이널에서는 보스턴의 영원한 라이벌인 LA 레이커스를 맞아 시리즈 스코어 4대 2로 낙승을 거두며 학수고대해온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보스턴의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가넷, 피어스, 앨런 모두 선수 생활 내내 우승 경험은 고사하고 파이널에 진출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을 계기로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어냈다. 가넷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가능하다(Anyting is possible)"며 많은 농구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피어스는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며 '차기 영구결번감'다운 활약을 펼쳤다. 앨런도 가넷과 피어스에 비해서는 많은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본인의 임무를 소화해내며 팀에 챔피언 트로피를 안겼다.
우승 직후인 2008-2009 시즌에도 보스턴의 출발은 좋았다. 비록 BIG3를 막후에서 백업해 온 제임스 포지가 빠져나갔지만, BIG3의 위력만큼은 여전했다. 오히려 한 시즌 손발을 맞춘 뒤라 위력은 더한 느낌이었다. 보스턴은 11월 중순부터 무려 19연승을 내달리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보스턴은 19연승을 포함한 시즌 첫 29경기에서 27승을 기록하는 매서운 기세를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 중반에는 12연승을 달리는 등 정규시즌에는 적수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즌 중후반 들어 케빈 가넷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으며, 보스턴의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보스턴은 가넷의 부재로 인사이드에 큰 공백을 안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보스턴은 플레이오프에서 더 강해지는 팀답게 플레이오프에서 멋진 드라마를 선보였다.
보스턴은 1라운드에서 시카고 불스를 맞아 역사에 남을 시리즈를 펼치며 가까스로 2라운드에 올랐다. 2라운드에서도 보스턴은 분전했다. 보스턴은 드와이트 하워드가 버티고 있는 올랜도 매직을 상대로 시리즈를 7차전까지 몰고 갔다. 그 이상은 무리였다. 끝내 올랜도에 최종전을 내주며 시즌을 마감했다.
2009-2010 시즌에도 보스턴은 어렵지 않게 디비전 1위를 내달리며 4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보스턴은 박한 평가를 받았다. 정규시즌에서 클리블랜드와 올랜도가 워낙에 막강한 기세를 내뿜었기 때문. 게다가 'BIG3는 노쇠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심지어 마이애미에 업셋을 당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보스턴의 클래스는 역시나 달랐다. 보스턴은 피어스를 앞세워 마이애미를 시리즈 스코어 4대 1로 제압했다. 이어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탑시드인 클리블랜드를 접전 끝에 4대 2로 제압하며 두 시즌 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에 복귀했다. 상대는 하워드의 올랜도.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이 아쉽게 패한 바 있어 보스턴 선수들을 이를 갈고 있었다.
보스턴의 기세는 대단했다. 보스턴은 시리즈 첫 세 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2라운드부터 6연승의 행진을 이어갔다. 순식간에 올랜도를 탈락 직전으로 몰고 간 것. 비록 두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보스턴의 파이널 진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파이널 상대는 2년 전에 만났던 LA 레이커스. 레이커스는 2년 전에 비해 훨씬 강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보스턴은 한 때 3대 2로 앞서나가며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주전 센터인 켄드릭 퍼킨스가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하며 잔여경기 출장이 힘들어졌다. 보스턴은 결국 6차전을 속절없이 내줬고, 7차전도 한 끝 차이로 패해 우승을 코앞에서 놓쳐 버렸다.
마지막일 것만 같았던 우승 기회를 놓친 보스턴은 계약이 끝난 앨런과 계약 기간 2년에 2,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즉, 다시 BIG3 체제로 우승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제임스를 비롯하여 드웨인 웨이드와 크리스 보쉬가 마이애미에서 합치며 보스턴의 우승 전선에 가장 큰 호적수가 등장하게 됐다.
두 팀의 인연은 꽤나 깊었다. 제임스는 BIG3가 이끄는 보스턴에 두 번이나 좌절한 바 있고, 웨이드도 지난 2010년에 패한 경험이 있었다. 결국 이들은 우승을 위해, 보스턴을 넘기 위해 합체하는 길을 택했다.
보스턴과 마이애미는 그 해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결과는 마이애미의 4대 1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이들은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다시 한 번 재회했다. 보스턴은 4번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이번에도 보스턴은 우승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1라운드를 통과하더라도 2라운드에서 시카고와 마주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시카고가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보스턴의 동부 결승행이 조심스레 점쳐졌다. 비록 동부 준결승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만나 고전했지만, 7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두 시즌 만에 동부 결승 무대에 올라 마이애미와 자웅을 겨뤘다.
'위대한 패배'를 뒤로 하고
보스턴은 지난 2011-2012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마이애미에 4대 3으로 석패했다. 보스턴은 당초 전력의 열세라는 평가 속에서도 시리즈를 최종전으로 몰고 가며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심지어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연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뒤집기도 했다. 특히 5차전은 원정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결정지은 피어스의 멋진 3점 클러치샷으로 시리즈 3승째를 차지했다.
대망의 파이널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태. 보스턴은 지난 2008, 2010년에 이어 두 시즌 만에 파이널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보스턴 선수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보스턴은 6차전에서 제임스의 원맨쇼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국 보스턴은 최종전인 7차전에서 마지막 힘을 쏟아냈지만, 후반 들어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하며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보스턴의 닥 리버스 감독은 BIG3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리버스 감독은 교체를 결정하면서 눈시울이 붉어 있었다. BIG3는 백업 선수들과 격려를 주고받으며 시대의 작별을 고했다. 끝으로 가넷은 닥 리버스 감독과의 진한 포옹을 끝으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당시 중계를 했던 ESPN의 캐스터인 마이크 브린은 '닥 리버스는 이미 슬픔에 잠겨 있다(Doc Rivers is very emotional already)'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리버스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린 잘 싸웠다"고 입을 연 뒤, "브래들리, 윌칵스, 오닐, 그린없이 여기까지 올라왔다"며 부상 선수들이 유난히 많아 힘든 시즌이었음을 피력했다.
이로써 BIG3와 함께한 공식적인 도전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시즌이 끝나면, 가넷과 앨런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보스턴이 이들과 함께 하리라 단정을 지을 수 없었다. 에인지 단장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피어스와 앨런을 드래프트 1라운드 티켓과 바꾸려 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어 BIG3와 함께 할지의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럼에도 보스턴은 가넷과 함께 하기로 했다. 보스턴은 가넷과 계약 기간 3년에 3,4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가넷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앨런은 아니었다. 팀 내에는 이미 브래들 리가 버티고 있고, 앨런이 론도와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는 않아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게다가 보스턴이 앨런과의 협상 전에 제이슨 테리를 영입하며 앨런의 잔류는 물 건너 가버렸다. 결국 앨런은 본인의 종착지로 마이애미를 정했다.
BIG3가 써내려간 드라마는 종지부를 찍게 됐다. BIG3는 팀 보스턴을 무려 여섯 차례 디비전 챔피언으로 견인했으며, 세 차례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다. 이 중 컨퍼런스 타이틀을 두 차례 획득했고, 한 번의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들의 노고에 깊은 박수를 보낸다.
이재승 기자 / 이미지출처 basketballwallpap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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