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콘서트] 마이애미 히트, 누구의 팀인가?

NBA / Jason / 2011-09-30 13:47:54
NBA의 직장폐쇄로 많은 농구팬들이 무료한 여름을 났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시즌 개막이 다가올 시점이 왔다. 하지만 아직도 노사간의 타협은 쉽사리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이미 트레이닝캠프와 프리시즌은 연기됐다. 협상이 오래 걸릴수록 시즌 개막은 늦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에 NBA팬들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보고자 한다.이름하여 농구콘서트. 안철수 원장과 박경철 원장의 청춘콘서트가 젊은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었듯이, 농구콘서트도 팬들과 독자들의 가려운 곳을 조금이나마긁어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지금 이시간부로 NBA를 비롯하여 다양한 농구관련 주제들을 다뤄보고자 한다. 그 첫 순서로 마이애미 히트의 두 에이스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마이애미는 지난시즌 르브론 제임스가 팀에 합류하며 극강의 에이스 둘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의 드웨인 웨이드와 새로 합류한 제임스가 그 주인공. 이 때문에 팬들도 여러 곳의 게시판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인 바있다. 마이애미는 누구의 팀일까?

Heat, The King's team


르브론 제임스, 그가 누구인가? 마이애미 이적 전만 하더라도 'The Chosen One'이라 칭송받던 선수. 비록 지금은 '안티에게 선택받은 자'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합류 전 두 시즌 연속 MVP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4-2005 시즌부터는 득점랭킹 3위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던 그야말로 현역 중 최고의 끝판대장 포스를 뿜어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제임스는 득점 외에도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여기에 파워포워드의 하드웨어에 스윙맨 최고의 운동능력을 지닌 선수가 아닌가? 게다가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제임스의 가치도 높다. 제임스는 본인의 커리어 8시즌 동안 무수한 하이라이트 패스를 만들어 내는 등, 웬만한 포인트가드보다 나은 수준이다.

화두는 여기서부터다. 이러한 제임스가 행선지를 웨이드가 프랜차이즈 스타로 버티고 있는 마이애미로 향했다는 것. 이로써 마이애미는 제임스, 웨이드까지 현역 최고의 선수 둘을 보유하게 됐다. 이때 당시 팻 라일리 구단 사장은 제임스를 매직 존슨에, 웨이드를 코비 브라이언트에 비유하며 두 선수가 공존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마이애미는 시즌 초반 웨이드를 1옵션으로, 제임스를 서브옵션으로 활용하면서 웨이드의 득점력을 유지함과 동시 제임스의 플레이메이킹을 활용하고자 했다. 물론 제임스의 공격력이 웨이드에 절대 뒤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앞섰으면 앞섰지 뒤처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다만 제임스가 팀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마이애미 코칭스탭은 이를 잘 활용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마이애미의 시즌 초반은 어땠는가? 그야말로 처참했다. 첫 17경기에서 9승 8패. 이 중에서 5할 승률 이상 팀에게 거둔 승리는 1승이 전부였다. 제임스의 득점은 20점이 갓 넘는 수준이었고, 이외 웨이드와 보쉬도 기대 이하였다. 당시 마이애미는 제임스와 웨이드의 동선이 겹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제임스가 볼을 잡으면 웨이드가 서 있기 일쑤였고, 웨이드가 볼을 쥐고 있으면 제임스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둘 모두 볼을 들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었던 만큼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마이애미는 달라졌다. 그 중심에는 단연 제임스가 있었다. 제임스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팀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1옵션으로 올라서며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마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처럼. 기존에 제임스에게 맡겼던 리딩 역할보다는, 제임스가 보다 중점적으로 공격에 치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제임스와 웨이드의 동선이 여전히 겹쳐 보였지만, 전과 같지는 않았다. 이는 기록이 잘 말해주고 있다. 제임스는 득점을 비롯한 모든 기록에서 웨이드에 앞섰다. 제임스는 지난시즌 79경기 평균 26.7점 7.5리바운드 7어시스트 1.6스틸을 기록했다. 제임스는 필드골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에서도 웨이드보다 앞서며 '히트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임스의 진가는 플레이오프에서 잘 드러났다. 비록 파이널에서는 죽을 쓰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지만, 파이널 전까지의 제임스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제임스는 '숙적' 보스턴 셀틱스와의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평균 28점 8.2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한데 이어, 43.5%의 3점슛 성공률을 올렸다. 제임스는 기립했던 보스턴 팬들을 앉게끔 만들었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득점은 조금 준 25.8점을 올렸지만, 기록만큼은 여전히 제임스다웠다. 그는 시리즈 평균 7.8리바운드 6.6어시스트 2.4스틸 1.8블록을 올리며 팀의 모든 것을 책임졌다. 웨이드가 부진하는 와중에도 말이다. 이처럼 제임스는 공수에서 그의 진가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제임스는 시카고 불스와의 동부 결승 5차전에서 위닝샷은 물론 위닝디펜스까지 해내며, 마이애미가 다섯 시즌만에 동부 컨퍼런스를 제패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Heat, The Flash's team


그렇다면 '히트농구'의 또 다른 선봉에 있는 드웨인 웨이드, 그는 누구인가? 마이애미의 영원한 태양, 마이애미의 모든 것, 마이애미에 첫 우승을 안긴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 모두 웨이드를 수식하는 단어이다.웨이드는 지난 2010년 여름 FA 자격을 취득했음에도 팀에 잔류하며, 앞으로도 히트의 얼굴로 남게 됐다. 물론 그의 곁에 제임스, 크리스 보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이애미 팬들은 여전히 웨이드가 없는 팀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웨이드는 'The Flash'란 별명에 걸맞게 멋들어지는 돌파를 선보이며 리그 최고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그렇다고 웨이드가 득점만하는 선수는 아니다. 웨이드는 8시즌 동안 평균 6개 넘는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웨이드는 지난시즌에 제임스와 분담을 하다보니어시스트 수치가 대폭 감소했지만, 2년차 시즌부터 약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왔다. 그만큼 동료들도 살릴 줄 안다는 뜻이다. 또한 리바운드도 가드치고는 우수하다. 웨이드는 커리어 평균 5개가 넘는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게다가 웨이드를 설명하는데 있어 2005-2006 시즌 파이널을 빼놓을 수 없다. 웨이드는 파이널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웨이드는 당시 파이널 시리즈 6경기에서 평균 43.5분을 뛰며, 34.7점 7.8리바운드 3.8어시스트 2.7스틸 1블록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팬들에게 안겼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우승 이후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몸값은 높았고, 웨이드를 제외하고는 마땅히 내세울만한 선수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웨이드도 부상으로 한 동안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웨이드는 2006-2007, 2007-2008 시즌까지 정규시즌에서 10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마이애미 프랜차이즈는 웨이드의 전열 이탈로 심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웨이드는 2008베이징올림픽 때 건재함을 과시하더니 이내 살아났다. 그리고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리며 명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웨이드 혼자서는 역부족이었고, 끝내 지난 여름에 팀은 제임스와 보쉬를 영입하며 웨이드를 앉혔다. 이로써 웨이드는 제임스라는 최고의 팀메이트를 얻었다.

웨이드를 중심으로 한 마이애미의 BIG3는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의 우승여부는 물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그 중 하나가 웨이드와 제임스의 공존 문제였다.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에 모두 각 팀에서 에이스였던 만큼, 한 팀에서 어떤 궁합을 선보일지가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드디어 시즌이 개막했다. 마이애미는 당연히 웨이드를 내세웠다. 흡사 미 프로야구뉴욕 양키스가 데릭 지터와 포지션이 같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영입한 후, 양키스의 심벌인 지터를 그대로 유격수에 두고 로드리게스를 3루에 앉혔듯이 마이애미는 웨이드에게 공격의 전권을 맡겼다. 볼은 제임스가 운반했지만, 공격의 몫은 웨이드의 것이었다. 승부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보더라도 팀의 상징인 웨이드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 조합은 어긋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성적이 고스란히 증명해주었다. 웨이드는 BIG3 결성 당시 "연패란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지만, 웨이드는 제임스와 보쉬를 데리고도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웨이드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제임스와 겹치는 동선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이후 웨이드는 제임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 할 것을 권했다. 동료이자 형으로서 제임스가 더 공격적으로 임할 것을 주문했다. 오히려 웨이드는 제임스에게 많은 상황을 양보하는 듯 보였다. 이는 웨이드가 팀의 승리를 위해 제임스를 밀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웨이드는 제임스가 살아나야만 팀이 승리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웨이드는 제임스가 주도적으로 공격함에도 본인은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기록은 줄었지만, 오히려 위력적이었다.

이 대목에서 웨이드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웨이드는 제임스와 함께 나서길 원했던 것이다. 이는 경기 후 인터뷰만 보더라도 그렇다. 마이애미는 승리 후 항상 두 명의 선수가 인터뷰를 한다. 보통 감독과 수훈선수 한 명만이 인터뷰에 응한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두 명의선수, 다시 말해 웨이드와 제임스가 인터뷰에 참여한다.

파이널에서는 어땠는가? 마이애미에서 열린 파이널에서 드러났듯이 선수 소개의 대미는 웨이드가 장식했다. 웨이드는 팬들의 가장 큰 기립과 환호 속에 등장했다. 그리고 웨이드만이 유니폼을 입은 채 동료들이 어깨동무하며 만든 원 안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활약도 뒤처지지 않았다. 웨이드는 제임스의 부진과 본인의 부상에도 아랑곳 않고, 코트 곳곳을 누비며 팀을 구해내고자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마이애미의 파이널은 시즌 초반과 같았다. 웨이드는 선방했지만, 제임스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승부처에서는 아예 웨이드밖에 없었다. 이러한 장면만 보더라도 마이애미는 단연 웨이드의 팀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 본다.

히트는 누구의 팀인가?


일단 히트의 에이스는 제임스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는 마이애미에서 한 시즌밖에 보내지 않았지만, 에이스이자 리더로서의 역량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제임스는 웨이드, 보쉬와 함께했음에도 네 시즌 연속 26-7-7을 무난히 달성했다. 또한 여러 기록에서도 드러나듯이 제임스가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물론 파이널에서의 모습은 실망스러웠지만, 파이널의 단면만 보고 그에게 엄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

반면 마이애미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단연 웨이드다. 웨이드는 이미 8시즌 동안 마이애미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했다. 또 제임스가 합류한 뒤에도 꾸준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웨이드가 에이스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1옵션이 아닐 뿐이다. 이 말은 웨이드가 2옵션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웨이드가 더 나설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뜻이다.

오히려 웨이드가 제임스의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마이애미를 무서운 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 초반과 파이널에서 드러났듯이 마이애미는 제임스가 부진하면 유리한 점을 이끌어 낼 수 없는 팀이다. 이는 당초 많은 전문가들이 파이널에서 마이애미의 우위를 점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제임스가 살아나야지만 웨이드도 힘을 받고, 이는 상대팀의 곤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현역 최고의 포워드와 가드가 한 팀이라는 것 자체가 상상불가일지도 모른다.그럼에도 둘은 한 팀에 있다. 게다가 친하다. 장난도 자주 칠 정도다. 최근 트위터에서 제임스의 이마라인을 갖고 두 선수가 농담을 주고받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제임스는 유머러스하고, 웨이드는 진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가 함께 하는 것이 더욱 무서운 것이다.

최고의 에이스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이끄는 마이애미는 누구의 팀일까? 제임스? 웨이드? 선택은 여러분이 하면 된다.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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