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들의 흥망성쇠와 멤피스
- NBA / Jason / 2011-07-21 15:07:10
(바스켓코리아) 지난 2010-2011시즌은 유난히 팀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했다. 마이애미 히트는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보쉬를 영입하며 BIG3를 구성했고, 뉴욕 닉스도 이에 뒤질세라 카멜로 앤써니와 천시 빌럽스를 데려오며 슈퍼스타 트리오 구성에 동참했다. 더불어 기존의 보스턴 셀틱스까지 샤킬 오닐, 저메인 오닐 등을 로스터에 추가, 동부컨퍼런스의 많은 팀들이 스타 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나 스타선수를 모은 것이 성적과 직결되지는 않았다. 뉴욕과 보스턴은 각각 플레이오프 1, 2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고, 지난 시즌까지 스타급선수들을 영입한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시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무너졌다.
이에 반해 댈러스 매버릭스와 시카고 불스는 에이스 덕 노비츠키와 데릭 로즈를 앞세워 선전을 펼쳤다. 두 팀은 각각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고, 댈러스는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나 시카고는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이후 처음으로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며, 명가재건의 신호를 알렸다. 또한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예상을 뒤엎고 8번 시드 업셋을 만들어내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이번 여섯 번째 시간에는 다양한 팀들의 흥망성쇠에 대해 짚어봤다.
불스의 도약
시카고 팬들은 이제 조던 시대를 아주 조금은 잊어도 될 듯하다. 그만큼 시카고의 지난 시즌은 대단했다. 시카고는 조던이 2차 은퇴를 선언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중부지구 우승, 동부컨퍼런스 톱시드 획득,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일궈냈다. 어느 누구도 시카고가 이와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동부컨퍼런스 내에는 마이애미, 보스턴, 올랜도와 같은 강팀들이 즐비했고, 다수의 슈퍼스타들이 동부로 건너오며 상위권은 어느 해보다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다만 시카고에 다행이었었던 상황은 제임스가 마이애미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이로 인해 시카고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제치고 중부지구의 패권을 거머쥐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선수 수급도 좋았다. 비록 제임스, 웨이드 같은 슈퍼스타들은 놓쳤지만, 카를로스 부저를 필두로 카일 코버, 로니 브루어를 영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밖에도 CJ 왓슨, 키스 보건스 등과도 추가로 계약하며 로스터를 다졌다. 또한 사령탑에는 ‘수비 농구의 대가’ 탐 티보도를 영입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렇듯 시카고의 2010-2011시즌은 로즈, 루올 뎅, 조아킴 노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 얼굴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뚜껑이 열리자 시카고는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 내내 중부지구 1위 자리는 물론, 동부컨퍼런스 탑3 안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연패도 길지 않았다. 시카고의 3연패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2연패도 단 네 번에 불과했다. 후반기에 들어서는 그 기세가 더욱 맹렬했다. 시카고는 6연승, 8연승, 9연승을 차례로 쌓았고, 끝내 마이애미와 보스턴을 제치고 동부컨퍼런스 1위 자리에 앉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시카고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시카고는 마지막 시드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매경기 접전을 치렀지만, 승부처에서 앞서며 인디애나를 5차전에서 탈락시켰다. 이어 동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돌풍을 일으킨 애틀랜타 호크스에 1승 2패로 뒤져 있다, 내리 3연승을 거두며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다. 이은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상대는 다름 아닌 마이애미. 시카고는 정규 시즌에서 마이애미에 3전 전승을 거둔 바 있어 전망이 매우 밝았다. 하지만 시카고는 제임스와 보쉬가 활약한 마이애미에 단 한 경기만 승리했다. 보다 아쉬운 점은 3차전부터는 시카고가 경기 초반 앞서 있었음에도 역전패를 당한 것. 무엇보다 로즈 혼자서 제임스를 위시로 한 상대의 BIG3를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버거웠다.
그럼에도 시카고의 지난 시즌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티보도 감독은 시카고를 리그 최고의 수비팀 반열에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팀을 재건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비록 공격 전술 부재의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부임 첫 시즌에 일군 결과물로써는 으뜸이었다. 로즈의 활약도 컸다. 로즈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MVP를 수상했고, 시카고의 확고한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시카고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레이커스와 스퍼스의 추락
지난 10여년간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해 온 두 팀이 고개를 숙였다. 두 팀은 지난 시즌 각광 받는 우승후보였으나, 플레이오프에서 1라운드만에 고배를 마셨다. 레이커스는 지난 두 시즌에서 2연패에 성공했던 만큼, 3연패 달성 여부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NBA에서는 지난 2002년 레이커스의 3연패 이후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나타나지 않아 레이커스에 우승 가능성에 더욱더 많은 이목이 모아졌다. 또한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한 번 우승하기 시작하면 3연패의 기수를 올렸던 감독인지라 그의 ‘3연패 길조’에 대한 관심도 컸다. 게다가 잭슨 감독은2010-2011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발표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3연패에 실패했다. 그것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댈러스에 스윕을 당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찰스 바클리를 제외한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레이커스의 손을 들었음에도, 레이커스는 우위를 나타내지 못했다. 더욱이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었음에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1차전의 패배가 컸다. 레이커스는 댈러스와의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1차전에서 한 때 16점 차로 앞서 있었지만, 리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초반 분위기를 잡았지만, 이 기세를 끝까지 이끌어 나가지 못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3, 4차전에서도 모두 패하며 충격의 탈락을 맛봤다.
또한 경기 매너에서도 많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론 아테스트와 앤드류 바이넘은 각각 2차전, 4차전에서 불필요한 하드 파울로 징계를 받았다. 아테스트는 3차전을 결장했고, 바이넘은 다음 시즌 첫 7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레이커스의 3연패 도전은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다. 잭슨 감독도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코트를 떠났다.
한편 레이커스 못지않게 샌안토니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도 충격적이었다. 샌안토니오는 시즌 중,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70승 포스’를 뿜어냈던 팀. 하지만 시즌 막판 뜻하지 않은 6연패의 늪에 빠지며, 시즌 내내 지켜온 리그 1위 자리를 시카고에 헌납하고 말았다. 샌안토니오는 6연패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적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연패도 단 한 번뿐이었다. 그것도 단 2연패. 그 정도로 샌안토니오의 지난 시즌은 막강했다. 비록 시즌 마지막 12경기에서 4승 8패로 고전했지만, 이미 서부컨퍼런스 톱시드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큰 장애물은 없었다.
대진도 순조로웠다. 샌안토니오와 선두권을 유지해 온 레이커스와 댈러스가 반대편 대진으로 편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상대로라면 샌안토니오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샌안토니오와 정규 시즌 맞대결에서 서부팀들 중 유일하게 박빙의 대결을 펼친 멤피스. 사실 샌안토니오에게 정규 시즌 전적에서 앞서 있었던 팀은 멤피스를 포함,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보스턴 등 단 세 팀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샌안토니오는 홈에서 펼쳐진 1차전을 내주며 분위기를 빼앗겼다. 다행히 이어진 2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를 동률로 만들었지만,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샌안토니오는 멤피스에서 펼쳐진 3, 4차전을 접전 끝에 모두 내주고 말았다. 이제 단 한 번만 패하면 시리즈 탈락은 확정이었다.
운명의 5차전, 샌안토니오는 홈코트의 이점을 살려 가까스로 승리하며 다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6차전에서 패하며 야생 곰들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8번 시드에 패한 역대 네 번째 팀이 됐다. 1라운드 시리즈가 7전제로 바뀐 이후에는 지난 2007년 댈러스 이후 두 번째. 그것도 지난 10여년간 ‘끝판왕 포스’를 보여준 샌안토니오였기에 패배의 여운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그리즐리스의 돋보였던 선전
지난 플레이오프를 논하는데 있어서 멤피스는 빼놓을 수 없는 팀이다. 멤피스는 정규 시즌에서 46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플레이오프 막차에 올랐다. 무려 5년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 그래서 의미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멤피스는 2000년대 들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세 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플레이오프만 들어서면 유독 약했다. ‘플레이오프 잔혹사’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런 이미지에서 완벽히 탈피했다. 멤피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샌안토니오를 맞아, 1차전을 따내면서 이변의 불씨를 지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승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멤피스가 먼저 첫 승을 거둔 점에는 큰 의미를 둘 만했다.
이후 멤피스는 2차전을 내줬지만, 홈에서 펼쳐진 2연전을 내리 잡아내며 샌안토니오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그 뒤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멤피스는 샌안토니오를 침몰시키며 ‘도깨비팀’으로 거듭났다. 멤피스는 주포라 할 수 있는 루디 게이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잭 랜돌프를 위주로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치며 최고의 ‘업셋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멤피스의 선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멤피스는 서부 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를 만나, 시리즈 최종전인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는 등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했다. 멤피스는 적지에서 펼쳐진 5차전에서, 3차 연정 접전 끝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멤피스는 홈에서 벌어진 6차전을 잡아내며 끈질기게 오클라호마시티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멤피스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멤피스는 거듭된 경기에 피로가 쌓인 탓인지 조금은 들쑥날쑥한 플레이를 펼쳤고, 결국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멤피스의 지난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둔 것에 이어,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무대도 밟았기 때문이다. 멤피스의 다음 시즌 역시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게이가 정상적으로 합류하는데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떨친 만큼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멤피스의 계속된 선전을 기대해보자.
바스켓코리아 이재승
그러나 스타선수를 모은 것이 성적과 직결되지는 않았다. 뉴욕과 보스턴은 각각 플레이오프 1, 2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고, 지난 시즌까지 스타급선수들을 영입한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시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무너졌다.
이에 반해 댈러스 매버릭스와 시카고 불스는 에이스 덕 노비츠키와 데릭 로즈를 앞세워 선전을 펼쳤다. 두 팀은 각각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고, 댈러스는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특히나 시카고는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이후 처음으로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며, 명가재건의 신호를 알렸다. 또한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예상을 뒤엎고 8번 시드 업셋을 만들어내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이번 여섯 번째 시간에는 다양한 팀들의 흥망성쇠에 대해 짚어봤다.
불스의 도약
시카고 팬들은 이제 조던 시대를 아주 조금은 잊어도 될 듯하다. 그만큼 시카고의 지난 시즌은 대단했다. 시카고는 조던이 2차 은퇴를 선언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중부지구 우승, 동부컨퍼런스 톱시드 획득,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일궈냈다. 어느 누구도 시카고가 이와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동부컨퍼런스 내에는 마이애미, 보스턴, 올랜도와 같은 강팀들이 즐비했고, 다수의 슈퍼스타들이 동부로 건너오며 상위권은 어느 해보다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다만 시카고에 다행이었었던 상황은 제임스가 마이애미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이로 인해 시카고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제치고 중부지구의 패권을 거머쥐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선수 수급도 좋았다. 비록 제임스, 웨이드 같은 슈퍼스타들은 놓쳤지만, 카를로스 부저를 필두로 카일 코버, 로니 브루어를 영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밖에도 CJ 왓슨, 키스 보건스 등과도 추가로 계약하며 로스터를 다졌다. 또한 사령탑에는 ‘수비 농구의 대가’ 탐 티보도를 영입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렇듯 시카고의 2010-2011시즌은 로즈, 루올 뎅, 조아킴 노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 얼굴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뚜껑이 열리자 시카고는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 내내 중부지구 1위 자리는 물론, 동부컨퍼런스 탑3 안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연패도 길지 않았다. 시카고의 3연패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2연패도 단 네 번에 불과했다. 후반기에 들어서는 그 기세가 더욱 맹렬했다. 시카고는 6연승, 8연승, 9연승을 차례로 쌓았고, 끝내 마이애미와 보스턴을 제치고 동부컨퍼런스 1위 자리에 앉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시카고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시카고는 마지막 시드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매경기 접전을 치렀지만, 승부처에서 앞서며 인디애나를 5차전에서 탈락시켰다. 이어 동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돌풍을 일으킨 애틀랜타 호크스에 1승 2패로 뒤져 있다, 내리 3연승을 거두며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다. 이은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상대는 다름 아닌 마이애미. 시카고는 정규 시즌에서 마이애미에 3전 전승을 거둔 바 있어 전망이 매우 밝았다. 하지만 시카고는 제임스와 보쉬가 활약한 마이애미에 단 한 경기만 승리했다. 보다 아쉬운 점은 3차전부터는 시카고가 경기 초반 앞서 있었음에도 역전패를 당한 것. 무엇보다 로즈 혼자서 제임스를 위시로 한 상대의 BIG3를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버거웠다.
그럼에도 시카고의 지난 시즌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티보도 감독은 시카고를 리그 최고의 수비팀 반열에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팀을 재건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비록 공격 전술 부재의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부임 첫 시즌에 일군 결과물로써는 으뜸이었다. 로즈의 활약도 컸다. 로즈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MVP를 수상했고, 시카고의 확고한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시카고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레이커스와 스퍼스의 추락
지난 10여년간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해 온 두 팀이 고개를 숙였다. 두 팀은 지난 시즌 각광 받는 우승후보였으나, 플레이오프에서 1라운드만에 고배를 마셨다. 레이커스는 지난 두 시즌에서 2연패에 성공했던 만큼, 3연패 달성 여부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NBA에서는 지난 2002년 레이커스의 3연패 이후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나타나지 않아 레이커스에 우승 가능성에 더욱더 많은 이목이 모아졌다. 또한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한 번 우승하기 시작하면 3연패의 기수를 올렸던 감독인지라 그의 ‘3연패 길조’에 대한 관심도 컸다. 게다가 잭슨 감독은2010-2011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발표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3연패에 실패했다. 그것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댈러스에 스윕을 당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찰스 바클리를 제외한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레이커스의 손을 들었음에도, 레이커스는 우위를 나타내지 못했다. 더욱이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었음에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1차전의 패배가 컸다. 레이커스는 댈러스와의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1차전에서 한 때 16점 차로 앞서 있었지만, 리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도 초반 분위기를 잡았지만, 이 기세를 끝까지 이끌어 나가지 못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3, 4차전에서도 모두 패하며 충격의 탈락을 맛봤다.
또한 경기 매너에서도 많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론 아테스트와 앤드류 바이넘은 각각 2차전, 4차전에서 불필요한 하드 파울로 징계를 받았다. 아테스트는 3차전을 결장했고, 바이넘은 다음 시즌 첫 7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레이커스의 3연패 도전은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다. 잭슨 감독도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코트를 떠났다.
한편 레이커스 못지않게 샌안토니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도 충격적이었다. 샌안토니오는 시즌 중,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70승 포스’를 뿜어냈던 팀. 하지만 시즌 막판 뜻하지 않은 6연패의 늪에 빠지며, 시즌 내내 지켜온 리그 1위 자리를 시카고에 헌납하고 말았다. 샌안토니오는 6연패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적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연패도 단 한 번뿐이었다. 그것도 단 2연패. 그 정도로 샌안토니오의 지난 시즌은 막강했다. 비록 시즌 마지막 12경기에서 4승 8패로 고전했지만, 이미 서부컨퍼런스 톱시드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큰 장애물은 없었다.
대진도 순조로웠다. 샌안토니오와 선두권을 유지해 온 레이커스와 댈러스가 반대편 대진으로 편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상대로라면 샌안토니오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샌안토니오와 정규 시즌 맞대결에서 서부팀들 중 유일하게 박빙의 대결을 펼친 멤피스. 사실 샌안토니오에게 정규 시즌 전적에서 앞서 있었던 팀은 멤피스를 포함,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보스턴 등 단 세 팀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샌안토니오는 홈에서 펼쳐진 1차전을 내주며 분위기를 빼앗겼다. 다행히 이어진 2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를 동률로 만들었지만,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샌안토니오는 멤피스에서 펼쳐진 3, 4차전을 접전 끝에 모두 내주고 말았다. 이제 단 한 번만 패하면 시리즈 탈락은 확정이었다.
운명의 5차전, 샌안토니오는 홈코트의 이점을 살려 가까스로 승리하며 다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6차전에서 패하며 야생 곰들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8번 시드에 패한 역대 네 번째 팀이 됐다. 1라운드 시리즈가 7전제로 바뀐 이후에는 지난 2007년 댈러스 이후 두 번째. 그것도 지난 10여년간 ‘끝판왕 포스’를 보여준 샌안토니오였기에 패배의 여운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그리즐리스의 돋보였던 선전
지난 플레이오프를 논하는데 있어서 멤피스는 빼놓을 수 없는 팀이다. 멤피스는 정규 시즌에서 46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플레이오프 막차에 올랐다. 무려 5년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 그래서 의미가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멤피스는 2000년대 들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세 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플레이오프만 들어서면 유독 약했다. ‘플레이오프 잔혹사’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런 이미지에서 완벽히 탈피했다. 멤피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샌안토니오를 맞아, 1차전을 따내면서 이변의 불씨를 지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승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멤피스가 먼저 첫 승을 거둔 점에는 큰 의미를 둘 만했다.
이후 멤피스는 2차전을 내줬지만, 홈에서 펼쳐진 2연전을 내리 잡아내며 샌안토니오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그 뒤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멤피스는 샌안토니오를 침몰시키며 ‘도깨비팀’으로 거듭났다. 멤피스는 주포라 할 수 있는 루디 게이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잭 랜돌프를 위주로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치며 최고의 ‘업셋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멤피스의 선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멤피스는 서부 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를 만나, 시리즈 최종전인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는 등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했다. 멤피스는 적지에서 펼쳐진 5차전에서, 3차 연정 접전 끝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멤피스는 홈에서 벌어진 6차전을 잡아내며 끈질기게 오클라호마시티를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멤피스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멤피스는 거듭된 경기에 피로가 쌓인 탓인지 조금은 들쑥날쑥한 플레이를 펼쳤고, 결국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멤피스의 지난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둔 것에 이어,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무대도 밟았기 때문이다. 멤피스의 다음 시즌 역시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게이가 정상적으로 합류하는데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떨친 만큼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멤피스의 계속된 선전을 기대해보자.
바스켓코리아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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