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시드 확정지은 황소 군단, 시카고 불스

NBA / Jason / 2011-04-09 11:01:29
(바스켓코리아) 시카고 불스가 약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대파하고 6연승을 달린 것은 물론, 동부지구 1위도 최종 확정지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로안스아레나에서 펼쳐진 2010-11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시카고 불스의 경기에서, 카를로스 부저가 24득점 11리바운드를 올린 시카고가 클리블랜드를 93-82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시카고 불스는 1997-98 시즌 이후 처음으로 동부지구 1위를 확정지었다.이와 같은 성과는 시즌전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사실이다.

시카고는 지난 여름 공격적인 투자로 여러 명의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카를로스 부저, 카일 코버, 로니 브루어, 키스 보건스 등을 영입,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다만 마이애미 히트가 워낙에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BIG3를 구성하는 바람에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시카고의 행보는 오는 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카고는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시즌을 치러 나갔다. 비록 보스턴과 마이애미가 워낙에 빼어난 승률을 자랑해,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컨퍼런스 3위가 확정적이었다. 물론 2000년대의 아쉬웠던 행보를 기억할 때, 중부지구 타이틀을 획득함과 동시 동부 3위를 차지한 것도 큰 성과였다. 그러나 보스턴과 마이애미가 거짓말처럼 삐걱거렸고, 시카고의 기세는 전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시카고는 마이애미를 밀어내고 2위 자리로 올라서더니, 급기야 보스턴마저 제치고 컨퍼런스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한 때 보스턴과 공동선두 자리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쳤지만 보스턴도 하락세를 보였고, 시카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 수비의 신, 탐 티보도 감독

시카고가 이번 시즌 톱시드를 차지한 데는 탐 티보도 감독의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티보도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사실 티보도 감독은 시카고 부임 전부터 수비로 명망이 높았던 인물이다.

가장 큰 예가 바로 보스턴. 티보도는 지난 2007-2008 시즌, 닥 리버스 감독을 도와 보스턴을 리그 최고의 수비팀으로 견인했다. 또한 보스턴은 여전히 리그 내에서 손꼽히는 강팀이다. 그것도 수비력을 바탕으로 말이다. 특히나 보스턴은 이번 시즌, 최소 실점 부문에서 리그 1위에 랭크되어 있다. 아직까지도 티보도의 수비전술이 그대로 녹아있는 셈이다. 티보도는 이 전에도 제프 밴 건디와도 호흡을 맞추며, 뉴욕과 휴스턴에서 소속팀을 리그 수준급의 수비팀으로 이끈 바 있을 정도. 이만하면 티보도의 능력은 검증된 상태.

그러나 감독직을 수행한다는 입장에서는 시즌 개막 전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여태 코치로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감독은 확실히 모든 것을 총괄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 만큼 '수비 전문 코치'가 얼마나 팀을 이끌지는 미지수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티보도는 '걱정은 괜한 기우'임을 입증했다.

시카고의 로스터 자체가 지난 여름 보강되며 탄탄해진 점도 있지만,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티보도 감독의 역할이 컸다. 무엇보다 시카고라는 팀에 자신의 수비전술을 잘 스며들게 했다. 리그 내에서 수비에 관해서라는 최고 전문가라고 칭하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인데, 그 수비전술이 이번 시즌 시카고에 완벽하게 이식됐다.

시카고는 이를 바탕으로 보스턴 다음으로 적은 실점을 하고 있다. 시카고는 이번 시즌 평균 91.5점을 실점했다. 시카고의 수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시카고는 지난 시즌 평균 96점 이상을 실점했던 팀이다. 이만하면 티보도 감독이 평이했던 시카고의 수비를 이른바 질식 수준을 바꾼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기존의 공격력은 고스란히 지켰다. 시카고는 이번 시즌 98.6점을 올렸다. 비록 리그에서 2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견고해진 수비력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남는 장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는 지금까지 득실차에서 평균 +7.17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단연 리그 1위. 한 동안 이 부문에서 1위를 질주했던 마이애미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렇듯 시카고가 다시금 강호로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티보도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로즈가 일찌감치 MVP후보로 거론되었다면, 티보도 감독은 '올 해의 감독상' 후보로 손색이 없을 정도. 비록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과 필라델피아의 덕 콜린스 감독이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티보도 감독의 수상 가능성도 현재로써는 충분하다.

# 두터운 선수층과 뛰어난 포지션별 짜임새

지난 여름은 자유계약선수들의 격전장이었다.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하여 드웨인 웨이드, 조 존슨, 덕 노비츠키, 크리스 보쉬 등 슈퍼스타들이 이적 시장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 시카고도 이에 발맞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심지어 이를 위해 프랜차이즈 스타인 커크 하인릭을 워싱턴으로 트레이드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 결과, 시카고는 대어급 선수 2명을 잡을 정도의 샐러리 여유분을 확보하는데 이른다. 오히려 샐러리 비우기에 혈안이 된 뉴욕보다 더 유리한 입지였다. 로즈라는 괜찮은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팀 내에는 조아킴 노아와 테즈 깁슨이라는 유망주 빅맨까지 있어, 대형 자유계약선수 둘을 영입한다면 팀이 우승후보로 올라서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게다가 시카고는 빅마켓이기까지 했다. 이만하면 전력보강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그 어느 선수도 시카고로 향하지 않았다. 시카고는 당연히 르브론 제임스를 노렸고, 그 일환으로 카를로스 부저를 영입하며 제임스의 구미를 당겼다. 그러나 제임스의 행선지는 마이애미였다.

급기야 시카고는 'Plan B'의 일환으로 다수의 롤플레이어들을 영입한다. 시카고는 부저와 유타에서 한솥밥을 먹은 카일 코버와 로니 브루어를 영입했고, 키스 보건스까지 데려오며 윙 포지션을 두텁게 했다. 이어 C.J. 왓슨과 커트 토마스까지 영입, 로즈와 노아의 백업을 단단히 했다.

슈퍼스타는 로즈밖에 없었지만, 시카고의 로스터는 전보다 훨씬 탄탄해졌다. 부저라는 안정적인 골밑득점원이 생긴 점도, 로즈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른 포지션도 상대팀에게 전혀 밀리지 않을 전력을 꾸렸다. 또한 루얼 뎅이 부상에서 완쾌하며 로즈, 부저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들 세 선수는 시카고의 핵심 3인방으로 떠오르며 '시카고판 BIG3'로 떠올랐다.

포스트에서는 조아킴 노아가 한껏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골밑을 잠식해나갔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만개한 기량을 선보이며 이미 더블더블 시즌을 예약해 둔 상태다. 깁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깁슨은 부저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졌을 때, 부저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잘 메웠다. 비록 부저가 복귀하자 다시 백업 신세로 전락했지만, 오히려 벤치에 깁슨이 있어 시카고의 인사이드 로테이션은 가히 최고로 떠올랐다.

잘나가는 팀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13년 만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은 시카고도 지금의 자리는 그냥 얻은 것이 아니었다.

바스켓코리아 이재승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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