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본격적인 비시즌’ WKBL, 악전고투 속에 거둔 성공 ‘트리플 잼’
- BAKO INSIDE / 김영훈 기자 / 2020-08-30 21:29:18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7월호 웹진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다. 유동인구 많은 곳을 찾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해야 했다. 때문에 외부 노출은 중계에만 의존해야 했다. 그럼에도 올해 트리플 잼은 나름 성공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과연 WKBL은 어떤 노력으로 이러한 결과를 얻었을까.
비시즌 행사로 기지개 피려 했던 WKBL, 순조롭지 못했던 스타트
지난 3월 24일, WKBL은 이사회를 열어 리그 종료를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작스레 급증하자 내린 결단이었다. 1위 쟁탈전과 3위 싸움으로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리그는 결국 허무한 결말만을 남긴 채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WKBL은 FA 시장과 선수등록을 통해 에어컨 리그를 보냈다. 드라마틱한 이슈는 없었지만, WKBL에 조금이나마 화제를 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끝난 5월, WKBL은 서서히 비 시즌 행사 계획을 수면 위로 꺼냈다. 6월 내로 위시코트와 트리플잼을 개최한다는 것이 예정 시나리오였다.
‘스포츠 토토와 함께 하는 WKBL 위시 코트’가 정식명칭인 이 행사는 매년 WKBL이 적립금을 쌓아 저소득층에 농구 코트를 기부하는 행사이다. 2000년대부터 급격히 줄어든 여자농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2년 전 시작된 위시 코트는 충북 제천, 제주, 경남 함안, 강원 강릉, 경기 평택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진행됐다. 올해는 각 팀의 연고지로 변경했고, 인천 강화도와 충남 아산이 선정되었다. 이는 13일과 27일 열릴 것이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선수단 전원이 찾는 것으로 확정했다.
5월 말, 이태원 사태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결국 WKBL은 행사 며칠 전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강화도에는 김단비와 이경은이, 아산에서는 박혜진과 최은실만 참석했다. 참여하는 아이들의 수 역시 한 자릿수로 줄였다.
WKBL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행사 진행 대상자가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들이기 때문. 혹시나 코로나가 퍼지기라도 할 경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위시코트는 행사의 취지도 무색해졌고, 홍보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로 마무리됐다.
풍파를 겪은 것은 2020 하나원큐 3x3 트리플잼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트리플잼은 여자농구를 알리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다녔다. 한강에 위치한 세빛섬과 고양, 하남에 있는 스타필드가 대표적인 예시였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곳을 찾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WKBL은 인천 청라에 위치한 하나원큐 연습체육관에서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여자농구를 알리겠다는, 오프 시즌 WKBL 홍보라는 주목적은 그렇게 사라졌다.

많은 안전장치 속에 진행된 대회, 우승은 우리은행
6월 20일 오후 12시가 넘어가자 선수는 물론, 취재진, 대회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무관중으로 진행됨에도 꽤 많은 인원이었다.
때문에 WKBL은 별도의 규칙을 정하며 전염병 예방에 많은 신경을 썼다. 출입 인원을 팀마다 5명 내로 제한했고, 취재진과 대회 관계자들도 2m씩 거리를 뒀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은 필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접촉을 줄일 수 없었으나, 최대한 할 수 있는 노력은 기울였다.
어려운 상황을 딛고 개막한 WKBL 트리플잼 시즌3에는 WKBL 6개 구단과 스폰서 팀인 엑시온, 실업 팀인 대구시청 등 총 8개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A조와 B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치렀다.
예선 첫날에만 무려 12경기가 열린 가운데, A조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원큐가 1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다. 김연희와 양인영의 골밑 대결로도 주목을 모았던 이 경기는 신한은행의 승리로 끝났다. 센터 맞대결도 10점을 올린 김연희의 판정승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신한은행이 조 1위,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이 2위와 3위에 올랐다.
B조에서는 대구시청의 반란이 펼쳐졌다. 신인상 출신 박지현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인 김진희가 속한 우리은행과 안혜지가 뛴 BNK를 차례로 격파했다. 파란을 일으킨 대구시청은 빠르게 2승을 챙기며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다.
B조 2위는 우리은행이었다. 그들은 BNK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박지현의 결승 득점을 앞세워 21-19로 승리했다. BNK는 센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국 3위에 만족하며 하루를 마쳐야 했다. 허예은도 참가 시키면서 2000년대생으로 팀을 꾸린 KB스타즈는 1승 2패를 올렸지만, 승자승에 밀려 예선탈락을 당했다.
둘째 날인 21일에는 본선이 펼쳐졌다. 첫 경기에서 하나원큐는 BNK를 눌렀고, 우리은행은 삼성생명을 잡으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열린 4강 첫 경기. 대구시청이 신구조화를 통해 하나원큐를 꺾었다. 양인영과 김지영이 고군분투했으나, 2명으로는 노련미와 패기를 모두 갖춘 대구시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우리은행은 김연희가 부상 공백으로 빠진 신한은행을 제압했다. 박지현이 내외곽을 책임졌고, 나윤정이 3점 라인 바깥에서 무섭게 외곽포를 집중시켰다. 덕분에 손쉽게 제압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대회의 피날레인 결승전. 우리은행과 대구시청이 맞붙었다. 두 팀은 전날에도 만난 경험이 있으며, 당시에는 대구시청이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우리은행은 대회를 치르면서 단단하고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나윤정의 손끝 감각은 남달랐다. 그녀가 2점슛을 연달아 꽂아 넣었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균형추를 무너트릴 수 있었다. 높아진 조직력과 나윤정 활약이 대회 내내 이어진 우리은행은 트리플잼 첫 우승을 완성했다.

무색해진 대회 취지, 그럼에도 성공적이었던 트리플잼 개최
트리플잼 경험을 다수 보유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겪으며 같은 말을 내뱉었다. “모든 팀이 모여서 하기에 운동회 같은 분위기는 이전과 같았다. 하지만 무언가 어색하다. 아무래도 관객이 없어서 그런 거 같다.”고 말이다.
그들의 말처럼 장내에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았지만, 무언가 허전한 분위기는 지울 수 없었다. 2점슛이 나와도, 멋있는 득점 장면이 연출되어도 큰 호응이 없었다. 기존에 오디오를 채워주던 환호성이 없는 것은 이전의 트리플잼과 가장 다른 요소였다.
하지만 WKBL은 이를 메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팬들이 지켜보는 중계 컨텐츠 강화. 네이버와 KBSN 스포츠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탄 것은 이전과 같았으나, 여기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우선 중계진으로 손대범, 김은혜 해설위원과 박찬웅, 김기웅 캐스터를 섭외하며 재미와 전문성을 동시에 잡았다. 팬들이 좋아하는 4명의 중계진들은 이번에도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한 각 팀의 경기마다 해당 팀 코치를 제 3의 중계진으로 섭외했다. 전주원, 임영희, 진경석, 김완수, 양지희 코치가 출동했고, 심지어는 대구시청 강영숙 코치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들 팀과 선수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는, 신랄한 비판이 더해지면서 중계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다.
이러한 노력은 수치로 나타났다. 대회 이틀 모두 최다 동시 시청자 수는 1,000명을 돌파했다. 전년도에는 평균에 비해 무려 5배나 오른 숫자였다. 전체 시청자 역시 2만 명을 넘으며 기대 이상의 수치와 마주했다. 쉽게 말해 대박을 친 것이다.
팬들을 위한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SNS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집관(집에서 중계로 관람하는 것) 사진을 인증하며 결과를 예측하면 경품이 주어지는 이벤트로 300명이 넘는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WKBL은 이번 대회를 두고 “시즌 조기 종료 후 팬들과 만나는 첫 대회였지만, 코로나 때문에 직접 대면하지 못했다. 대신에 다양한 랜선 이벤트 실시했고, 그 결과 좋은 반응이 나왔다”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했다.
WKBL의 비시즌 이벤트는 이게 끝이 아니다. 7월 중으로 트리플잼 2차 대회 개최를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5차 대회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8월에는 박신자컵 개최도 논의 중이다. 비록 코로나 때문에 팬들과 직접 마주한다는 확신은 힘들겠으나, 최대한 노력해보겠다는 것이 WKBL의 입장이다.
WKBL은 여자농구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비시즌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최근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케팅적으로 성공을 거둔 WKBL의 노력이 앞으로도 좋은 결실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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