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초등학교 무대 평정했던 침산중 은준서, ‘AGAIN 2018’을 외치다

BAKO INSIDE / 김영훈 기자 / 2021-03-19 18:23:29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2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인터뷰는 1월 말에 진행되었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2018년은 대구 해서초를 위한 해였다. 나가는 대회마다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은준서가 있었다. 침산중으로 진학한 그는 적응의 시간 1년, 코로나로 인한 강제 휴식 1년을 보냈다. 중학교 무대에서 남은 시간도 1년이다. 2018년의 영광을 다시 써내랴가고 싶은 은준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18년, 초등학교 무대를 휩쓴 주인공 ‘해서초 은준서’

지금으로부터 4년 전, 2017년 9월 경남 사천에서 열린 윤덕주배 대회.

6학년 1명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5학년으로 이루어진 대구 해서초가 여타 학교들을 제치고 4강에 올라왔다. 아쉽게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5학년이 주축이었던 해서초에게는 3위도 충분히 인상적인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 때는 이것이 2018년의 복선이란 것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겨울이 지나 다시 시작된 시즌. 2018년이 되자 해서초는 기다렸다는 듯이 위력을 선보였다. 나가는 대회마다 압도적인 점수차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대회인 협회장기 우승, 종별농구선수권 연달아 우승, 이어 열린 하모니 농구리그 왕중왕전과 윤덕주배 대회에서는 3위를 거뒀다. 전관왕의 위업에는 실패했지만, 4번의 대회에서 모두 입상을 기록했다.

농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이다. 그러나 해서초에서는 선수 한 명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바로 은준서가 그 주인공.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180cm에 육박한 그는 1번부터 5번까지 모두 소화하는 괴력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제가 가장 키가 커서 센터를 보기는 했지만, 사실 모든 포지션을 다 한 것이나 다름 없었어요. 가드처럼 수비를 몰아넣고 패스하는 것도 제 몫이었죠. 물론, 동료들이 슛을 잘 넣어준 것도 있어요. 그때 6학년만 6명이었는데, 모두 사이가 좋아서 호흡이 잘 맞았죠.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어요.”라는 것이 은준서의 설명이다.

은준서는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2018년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 학교 관계자는 “당시 은준서는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이견의 여지 없는 랭킹 1등이었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점은 당시가 은준서가 농구를 시작한지 불과 2년밖에 안 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2학년 때부터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당시는 태권도와 병행하고 있었다. 심지어 학업을 위한 학원까지 다니며 삼중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2017년 윤덕주배 3위를 계기로 농구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놀라운 업적들을 써내려갔다.

은준서는 “농구가 너무 재밌었어요. 주영화 코치님(현 해서초 코치)이 저희 팀 분위기를 좋게 해주신 게 컸죠. 훈련 때도 분위기가 밝아서 다들 재밌는 분위기에서 훈련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사이도 좋았고, 우승도 할 수 있었어요”라며 즐거웠던 초등학교 생활을 떠올렸다.


“코로나 때문에...” 아쉬움 삼킨 은준서, ‘AGAIN 2018’ 도전하다

초등학교를 제패한 은준서는 대구의 침산중학교로 진학했다. 한 단계 차이지만, 초등학교 무대와 중학교 무대의 차이는 극명하다. 취미와 재미 위주로 하는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부터는 체계적인 전술이 접목된다.

또한, 피지컬의 차이도 심하다. 은준서는 초등학교 때 180cm가 되지 않는 신장으로 센터를 소화했지만, 중학교 상위권 팀들은 대부분 2m에 가까운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팀 사정상 1학년임에도 센터를 보며 경기를 뛰어야했던 은준서는 이 차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는 “적응이 힘들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었어요. 형들이 무서울 정도로 키도 크고 힘도 좋았죠. 특히, 화봉중의 이도윤 형이 가장 힘들었어요. 높이와 힘, 유연한 피벗도 갖추고 있어서 막기 힘들었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준서는 당하고 있지만 않았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점점 노하우를 익혀가며 자신만의 수비법을 갖췄다. 은준서는 “힘으로 버티고 싶어도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버티는 수비보다는 공을 뺏는 수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드리블을 칠 때 가로채는 타이밍을 지켜보다가 빼앗었어요”라며 자신의 수비법을 밝혔다.

이처럼 은준서는 곧바로 실전에 투입되며 1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은준서는 “생각해보면 농구하면서 중학교 1학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힘든 것도 많았지만, 겪어나가면서 점점 알아갔죠”라고 했다.

배움의 1년을 보낸 은준서는 2학년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가 그를 막아 세웠다. 이 악물고 버텼던 전지훈련에서의 소득도 보여주지 못한 채 말이다.

“지난 해에 멤버가 좋았어요. 충분히 상위권을 넘어 우승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이었죠. 3학년 6명, 2학년 4명이 있었거든요. 쉴 새 없이 교체를 가져갈 정도로 가용 인원이 많았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계속 대회가 취소되니 머리가 하얘졌죠. 대회가 너무 그리웠어요.”

아쉬움을 삼켜야했던 은준서는 이제 2021년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슛 연습도 하고 다음 시즌을 위한 체력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2020년보다는 아닐지 몰라도 2021년 침산중의 전력도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침산중을 이끌고 있는 구병두 코치는 “초등학교 때 강했던 팀이 중학교 때 다시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빅맨도 발굴했기에 전력이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준서 역시 “6학년 때 우승 멤버인 이상곤, 조민현 등이 있어요.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죠. 대회만 치러진다면 입상을 노려볼 수 있을 거예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 은준서, 앞으로의 목표는?

은준서의 현재 위치는 다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이다. 에이스인 만큼 패스, 드리블, 득점 등 팀의 많은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은준서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포지션은 무엇일까.

그는 “1번, 포인트가드에요. 어느 순간부터 키가 크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어요. 구병두 코치님도 항상 저에게 말씀하세요. ‘이제는 앞선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가드를 하기 위해서는 시야가 가장 좋아야 하잖아요. 코트 전체를 다 보면서 패스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는 것을 노역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은준서는 끝으로 “중학교가 끝이 아니잖아요. 고등학교, 대학교를 넘어 프로에 진출하는 게 마지막 목표입니다. 계속 농구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려서 프로에 가는 게 꿈이에요”라는 소망을 전했다.

사진 = 본인 제공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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