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코트 안에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이대성의 이야기

BAKO INSIDE / 변정인 / 2020-10-25 12:09:10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9월호에 실렸습니다. 인터뷰는 8월 중에 이뤄졌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독 링크)

 

이번  9월호에서는 ‘오해를 풀어드립니다’라는 코너를 통해 이대성에게 갖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에 대한 생각과 그 때 인터뷰는 어떤 의미였는지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농구 코트 안에서 농구선수 이대성이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요”

 

이대성은 과감한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뷰 한마디가 많은 이슈가 되기도 하고, 솔직함은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본다면 그 오해는 풀릴 거라 생각한다. 이대성은 농구에 대한 확실한 목표를 갖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대성 선수를 떠올리면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가 ‘농구에 열정적인 선수’ 잖아요. 본인은이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아직 아마추어 선수들을 전부 알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 주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는 아마 가장 자부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열정적이고 욕심 있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연습을 독하게 하시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농구에 있어서는 그런 것 같아요. 제 직업이고 인생을 걸고 하는 일인데, 허투루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 인생에 스스로 선택한 방향이니까,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하루 절박하게 보내는 것 같아요. 

 

그러면 이렇게 노력하시게 된 계기가 따로 있었나요?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든 것 같아요. 여러 상황과 성향들이 겹쳐서 이런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할까요. 농구를 하면서도 고비가 많았고 넘어진 상황이 많았는데, 그 때마다 포기하고 겁먹는 것이 아니라 더 악착같이 달려들었어요. 제가 승부욕이 강한 편이에요. 경쟁을 하면서 지기 싫어하는 마음도 강한데, 이런 성향이 바탕이 된 것 같아요.  

 

이대성 선수를 생각했을 때 ‘인터뷰가 솔직하고 과감한 선수’라는 이미지도 있잖아요. 재밌는 인터뷰가 많은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 하는지 궁금해요. 

저는 충분히 그런 이미지와 맞는 사람이죠. 저는 제 인생에서 모든 걸 걸고 하고 있는 농구 코트에서는 제 있는 그대로를 다 표현하고 싶어요. 솔직하고 제가 생각하는 대로 자신 있게 얘기하는 것이 호 불호가 많이 갈릴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노력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근거해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농구 코트 안에서 농구선수 이대성이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저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할까요.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노력하는데, 여기에서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아요. 누구보다 노력하기 때문에 솔직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솔직한 성격의 영향도 있었을까요?
생각해보면 예전보다 성격도 많이 변했고,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농구에 있어서 제가 많은 시간을 쏟고 간절해지면서, 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자유로운, 거침 없는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농구에 간절해질수록 솔직해진 것 같아요.

 

 가장 과감하다고 느낀 인터뷰는 ‘54전 전승이 목표’라는 인터뷰였어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임에도 자신 있는 모습에 저도 ‘정말 가능 한건가’ 라는 생각도 잠깐 하게 됐었거든요. 그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을 듣고 싶어요.

(2018-2019시즌 당시 현대모비스 소속이었던 이대성은 팀이 정규리그 개막 후 5연승을 이어가자, 올해 54전 전승을 해보겠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생각해보면 제 성향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이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열심히 해왔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할까요.  

 

어릴 때에도 포인트가드를 해보겠다고 하는 것부터 해서 G리그에 도전한 것도 남들이 봤을 때 허황되고 비현실 적인 부분이 저에게는 희망으로 생각되는 것 같아요. 54연승 인터뷰도 같은 맥락이었죠.  

 

웃자고 한 얘기도 아니었고, 제 인생 방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 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얘기가 있거든요. 희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거라고, 희망이 없으면 인생은 끝이라구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로 인해서 사람들이 잠시나마 54연승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작은 희망이 생기면 좋은 거잖아요. 살아가는 방향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무엇보다 당시 전력도 정말 좋았잖아요.
맞아요. 당시 개막하고는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경기도 많았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최고였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재밌게 농구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자신감도 생겼죠. 54연승은 깨졌지만, 그 시즌에 몇 번 안졌어요 (웃음) 

 

가장 많은 이슈가 됐던 인터뷰는 유재학 감독님과의 자유투 내기에서 얻어낸 자유이용권 인 것 같아요. 많은 소원들 가운데서도 자유이용권을 고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감독님께 하는 투정 아닌 투정이었죠. 이미 누구보다 자유를 누리고 있었고, 오랜 시간 저의 개성이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유재학 감독님은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 주셨어요.  

 

자유이용권이라는 말 속에는 시간이 쌓여 있었어요. KCC에 있을 때는 짧은 시간안에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일반적인 타입의 선수도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맞춰가는 시간이 부족했었죠.  

 

자유이용권이라는 말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 마음대로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개념은 아니었어요. 조금 더 밝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모비스에서 감독님의 카리스마에 눌리는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싶었고, 그럼 더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유이용원과는 다른 의미의 자유 이용권이었던 것 같아요.

 

2018-2019시즌에는 우승과 MVP라는 두가지 성과를 이루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직접 증명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혼자 해결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오해는 없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제가 누구나 수긍할 정도로 잘하고 결과가 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팀이 잘 되는데 제가 도움이 되고, 제 역할을 잘 녹여내서 결과가 나오면 그 때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백날 잘한다고 해도 팀이 지면 의미가 없어요.  

 

저는 제가 생각하고 하는 농구가 이기는 농구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저에게 ‘공을 오래 가지고 있는다, 혼자 하는 농구다’ 라고 얘기하시지만, 그만큼 이기적으로 하지 않을 자신도 있어요. 여러가지 상황이 오해를 만들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오해에도 전 제 인생에서 확인을 했어요.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기도 했지만, 잘하는 사람이 가진 에너지나 능력이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걸요. 제가 살아오면서, 경기를 뛰면서 확인을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 마음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최고의 농구 선수 더 나아가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목표에요. 저라는 선수로 인해서 희망을 갖고 이렇게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려면 제가 앞으로의 시간을 잘 보내야겠죠. 

 

아마 10년 뒤에 객관적으로 평가받지 않을까요. 그 때 가서 보면 알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그 때 가서는 후회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 간절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올 시즌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런 오해들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 에이스’라는 이미지도 강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시간이 지날수록 모비스에 있었을 때 (양)동근이 형이 갖고 있던 리더로서 부담감이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리더 역할이라는 것이 부담도 크고, 혼자서는 팀의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저도 그런 부담을 피할 생각은 없어요.  

 

혼자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감독님과 선수들 간의 중간 역할도 잘 하고 싶고, 소통하는 역할도 잘 해내고 싶어요. 경기 중에서도 제가 주도하는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해결할 선수를 찾아내고 힘을 실어주면서 팀을 이끄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싶어요.  

 

리더로서의 부담감은 아직 버겁긴 하지만 오히려 더 안고 싶어요. 이대성이라는 자기 밖에 모르던 선수가 이렇게도 성장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스스로의 숙제죠. 

 

FA를 통해 고양 오리온으로 이적하면서 영웅이 필요 없는 '성리학자' 강을준 감독님과 만나게 됐는데, 이대성 선수가 생각하는 영웅은 어떤 모습인지도 듣고 싶어요.
포워드부터 가드까지 팀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아요. 저랑 호흡도 정말 잘 맞구요. 저는 연차가 쌓이고 무게가 커진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팀에서 제가 영웅이 된다면 승부처에서 좋은 어시스트를 하는 영웅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적 후 첫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시즌을 그려가고 싶은가요?
많이 웃고 싶어요. 스스로 만족 못한 적도 있지만, 밝은 이대성은 못한 적이 없거든요. KCC에 있을 때는 자책도 많이 했고 환경적인 문제도 있었어요. 결국에는 제가 부족했지만, 표정이 많이 어두웠거든요. 제가 밝게 웃으면서 한다면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최근에 휴가였는데, 와이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저는 몰랐었는데, 제가 웃으면서 농구 얘기를 하는 걸 몇 년 동안 처음 봤대요. 항상 안되는 부분, 오해들 이런 얘기하는 걸 보다가 웃는 걸 보니까 너무 울컥한다고 하더라구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저는 54경기 전부 웃으면서 하고 싶어요. 팀 분위기도 정말 좋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그렇게 농구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어요. 웃는 이대성은 어떤 선수인지 팬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저도 이번 시즌이 많이 기대돼요.

 

사진 = KBL 제공

바스켓코리아 / 변정인 기자 ing4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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