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소리 없이 강한 외국인 선수, 찰스 민렌드 (2편)
- BAKO INSIDE / 김영훈 기자 / 2020-03-18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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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바스켓코리아는 매달 추억의 외국 선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5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찰스 민렌드.
시작은 많은 말들이 나왔으나 경기에서는 소리 없이 조용했던 선수. 9위 KCC를 정상으로 올려놓은 선수. KBL이 찾는 가장 정석에 가까운 외국 선수. 찰스 민렌드의 이야기를 되짚어보았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1편은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민렌드와 KCC의 두 번째 스텝
첫 시즌을 우승으로 마치면서 이보다 행복할 수 없었던 민렌드와 KCC. 둘은 두 번째 시즌도 동행하기로 결정한다.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민렌드와 KCC의 궁합은 찰떡이었다. 오히려 첫 시즌보다 더 좋았다. 민렌드는 2004-2005 시즌 개막 5경기 만에 150점을 퍼부었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언터쳐블이었다.
사실 당시 시즌 전에는 민렌드가 이전만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유는 자유계약으로 바뀐 외국인 선수 제도 때문. 그러나 민렌드는 보란 듯이 이를 이겨 냈다. 심지어는 동료 외국인 선수가 RF 바셋에서 그레고리 스템핀, 제로드 워드까지 3명이 오가는 혼잡한 상황 속에서 말이다.
시즌 막판에는 9경기 연속 24점을 올린 민렌드의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KCC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민렌드의 최종 기록은 26.3점 11.5리바운드. 득점은 2위, 리바운드는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4강 직행 티켓을 따낸 KCC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팀은 안양 SBS. 단테 존스를 영입하며 15연승, 프로농구의 뜨거운 바람을 일으켰던 팀이다. 그러나 전통의 강호 KCC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1차전을 내준 KCC는 내리 3승을 따내는 ‘역스윕’ 을 보여주면서 챔프전에 진출한다.
챔프전 상대는 원주 TG. 정규리그 1위의 위엄이랄까. KCC는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패했다. 최악의 스타트였다.
하지만 3차전을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밤. 돌발변수가 생겼다. 민렌드가 돌연 미국행을 선언한 것. 사유는 아내의 할아버지 장례식 참석이었다. KCC는 만류의 의사를 보였으나 강력한 민렌드의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좌절에 빠져있던 KCC, 그것이 희망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민렌드가 8시간 만에 국내에 남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윽고 속죄의 뜻을 전달하듯 민렌드는 40점을 폭발시키면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진 KCC는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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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렌드와 KCC의 세 번째 스텝
2005년 여름, KCC는 신선우 감독에서 허재 감독으로 교체를 선언한다. 사령탑은 바뀌었지만 민렌드는 그대로였다. 한 번의 우승과 준우승을 합작한 그를 바꿀 이유가 없었다.
민렌드는 허재 감독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세 번째 시즌에는 28.6점으로 이전 두 시즌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3점슛 성공률은 40%(2.1/5.2)에 달했다. 리바운드가 조금 감소하기는 했으나 9.8개로 적지 않은 수치였다.
그러나 팀은 5위로 성적이 하락했다. 국내 선수들이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로 인해 생산력이 감소한 것이 컸다. 또한, 민렌드를 괴롭히는 두 번째 외국 선수의 부진도 이 시즌에도 같았다.
이처럼 고군분투한 민렌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혼자 30점 14리바운드를 하며 애런 맥기와 신기성이 이끄는 부산 KTF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에도 25점을 넣은 민렌드를 앞세워 손쉽게 승리했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그러나 울산 모비스는 당시 크리스 윌리엄스와 양동근이 버티고 있던 팀. KCC는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던 모비스에게 별다른 반격도 하지 못하며 시리즈 스코어 3대1로 패했다. 민렌드의 KCC 커리어도 이렇게 끝이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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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우 감독과 민렌드의 재회
LG로 향했던 신선우 감독은 KCC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민렌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민렌드도 자신의 한국 첫 스승인 신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민렌드는 현주엽과 퍼비스 파스코, 이현민(현 고양 오리온), 박지현 등과 함께 날아다녔다. 시즌 성적은 정규리그 2위. 다시 맺은 사제의 연이 대박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올라간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파스코의 5반칙 퇴장으로 KTF가 승리를 거둔다. 기세가 오른 KTF가 2차전도 이겼다.
그러나 적지에서 2승을 안고 가는 KTF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유는 맥기가 징계로 인해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기 때문. 3차전은 LG의 승리로 기우는 듯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희대의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3차전 1쿼터, 상대의 거친 파울에 흥분한 파스코는 장영제를 폭행한다. 이후 심판에게도 손찌검을 하며 결국 퇴장을 당한다. 외국 선수 싸움에서 우위가 없어진 LG. 다행히 민렌드가 홀로 41점을 몰아치면서 LG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맥기가 돌아오자 홀로 기적을 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4차전에서 패배를 당하며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다. 이것으로 민렌드는 한국과의 연을 끝낸다.
별책부록
√ 민렌드는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사실상 한국이 마지막 무대였던 셈이다.
√ 민렌드의 아들 역시 농구 선수이다. 찰스 민렌드 주니어로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가드이다. 2018-2019 시즌에는 31경기에 출전해 14.5점을 기록했다. 현재는 3 학년으로 뛰고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민렌드는 약학을 공부해서 약사 자격증이 있었다. 이를 동료들과 친해지는 것에도 많이 활용했다고 한다. 조성원 감독은 “로션을 직접 사서 자신의 방법으로 만든 뒤 팀원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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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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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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