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반환점 지난 KBL, 팀별 속공 지표는?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0-03-07 09:10:37

[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농구 경기의 많은 매력 중 하나는 ‘속공’이다. 3점 라인 밖에서 터지는 외곽포나 시원하게 내리꽂는 덩크도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속공 역시 빠른 공격으로 농구의 재미를 더한다.


일반적으로 지공보다 속공 상황에서의 득점 확률이 높다. 당연한 이야기다. 수비를 제치고 득점해야 하는 만큼 상대가 적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공을 고의로 저지하면, U파울(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지적받는다.


바스켓코리아 1월호 ‘기록이야기’는 3라운드를 마친 10개 구단의 속공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각 팀의 속공 개수와 상대 팀에 따른 속공 득, 실점 등을 기록으로 살펴보자.


* 본 기사는 2019년 12월 말에 작성되어, 바스켓코리아 웹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업로드가 늦어진 점, 독자들께는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1~3라운드 속공 순위


먼저 3라운드(팀별 27경기)를 마친 10개 팀의 속공 순위는 위의 표와 같다. 안양 KGC인삼공사(162개)가 전체 속공 성공 개수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원주 DB(154개), 서울 SK(142개), 인천 전자랜드(137개), 전주 KCC(131개), 서울 삼성(121개), 고양 오리온(110개), 울산 현대모비스(100개), 부산 KT(99개), 창원 LG(64개)가 뒤를 이었다.
속공에 의한 득점 역시 유사한 순위를 보였다. 속공 득점은 상대 턴오버를 틈타 스틸에 성공한 뒤 공격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경우와 수비 리바운드 이후 상대의 수비가 정리되기 전 공격하는 경우 등에 기록된다. 보통 속공에 나서는 선수는 레이업이나 덩크로 확실한 득점 찬스를 노리지만, 3점슛을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속공 상황에서 얻은 자유투도 속공에 의한 득점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속공 개수*2점=속공에 의한 득점’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속공 4위 전자랜드(137개, 284점)가 속공으로 기록한 득점이 속공 3위 SK(142개, 278점)보다 높은 것은 빠른 공수전환 후에 3점슛 성공률이 높았거나, 자유투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팀별 속공 기록 –KGC인삼공사, DB


KGC인삼공사의 팀 컬러는 ‘스틸에 의한 속공’이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가능하다. 연습 때 선수들에게 속공과 스틸을 항상 강조한다”고 말하며 여러 가지 속공 패턴을 선보이고 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KGC인삼공사는 스틸(246개)과 속공(162개)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27경기 동안 속공 114개를 허용한 DB를 상대로 가장 많은 속공을 기록했다. 이는 DB 전체 속공 허용에 약 21%에 해당하는 수치다. LG전에서는 속공 성공 11개에 그쳤지만, 속공 실점이 적은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낮은 경기를 치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DB는 속공에 있어 유독 KGC인삼공사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평균에 지나지 않는다. DB는 KGC인삼공사와의 2차전까지 속공으로 15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문제는 3차전. DB는 지난 12월 14일 3차전에서 속공에 무너졌다. 속공으로만 37점을 내줬다(1Q=11점, 2쿼터=3점, 3Q=8점, 4Q=9점, 연장=6점). 4쿼터 종료 4분여가 남은 상황까지 72-66으로 리드했지만, 턴오버와 리바운드 실패로 내리 속공 득점을 허용했다. 82-82로 맞이한 연장전에서도 결국 속공에서 희비가 갈렸다. 연장 초반 연속 속공에 일격을 당하며 승기를 놓쳤다. 속공의 중요성이 돋보인 경기였다. 그러나 다른 팀들에는 속공에서 우위를 점하며, 전체 2위에 올랐다.


팀별 속공 기록 - SK, 전자랜드


SK는 리그 속공 3위 팀이다. 속공에 능한 김선형이 버티고 있고, 최준용-안영준 등과 함께 달릴 지원군 덕분이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 기록한 속공 개수의 편차도 적다. SK의 속공은 상대와 관계없이 꾸준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속공 실점 역시 많다. 속공으로 278점을 올린 반면, 속공으로 257점을 내줬다(득실차=21점). KGC인삼공사의 속공 득실점 차(106점)와는 5배 가까이 차이 난다. 원인은 속공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속공을 많이 하는 팀은 그만큼 역습도 많이 허용한다. 아울러 속공에 유리한 공격형 가드는 상대적으로 수비에서 속공 저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전자랜드는 속공으로 KT를 제압했다. 이번 시즌 맞대결 전적은 3승. KT전 3경기에서 총 254득점을 했는데, 그중 19.7%(50/254)를 속공으로 올렸다. 매 경기 8~9개의 속공에 성공하는 등 KT를 상대로 빠른 농구의 정석을 실천했다. SK와 KGC인삼공사, 현대모비스와는 속공에서 주고받는 양상을 펼쳤다. KCC와의 경기에서는 속공 상황에서 3점슛이 비교적 많았다. 특히 지난 12월 8일 3차전에서 김낙현(3점슛 7개 포함 23점)이 속공 상황에서 꽂은 3점슛이 한몫했다.


팀별 속공 기록 - KCC, 삼성


KCC는 KT(317점), 삼성(305점), 오리온(267점)에 이어 속공 실점(258점)이 많은 팀이다. 원인은 공격 리바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KCC는 1라운드(116개) 이후 2라운드(86개)와 3라운드(88개)에서 공격 리바운드가 감소했다. 그만큼 수비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했고, 상대의 속공 찬스도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속공 허용에서 리그 중위권을 차지한 것은 모션 오펜스의 영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모션 오펜스는 5명이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트 밸런스가 안정적이다. 따라서 속공 허용 확률이 낮아진다. 덧붙여 KCC는 뺏는 수비보다 지키는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속공을 비교적 많이 내주지 않았다.
속공으로 연결되는 보편적인 방법은 스틸이다. 실제로 스틸에 의한 속공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틸이 곧 속공 득점은 아니다. 스틸은 성공했으나 곧바로 턴오버가 나오거나, 공격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속공 득점도 없다. 삼성은 KGC인삼공사에 이어 리그 스틸 부문 2위(239개)에 올라있지만, 속공 성공 개수는 6위에 머물고 있다. 속공 이후 3점슛 시도가 많았지만 득점이 되지 않았고, 스틸 직후 턴오버도 많았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골밑 마무리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팀별 속공 기록 - 오리온, 현대모비스


오리온은 개막 전 앞선 선수들의 줄부상에 타격을 입었다. 베테랑 이현민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경험 부족으로 실책이 잦았다. 결국 시즌 초반부터 앞선에서 쉽게 실점했고, 결과로 10개 구단 중 스틸 허용이 두 번째(216개)로 많은 팀이 됐다. 그만큼 속공으로 헌납한 득점(267점)도 많았다. 특히 KGC인삼공사와 3번의 맞대결에서 21개의 속공을 허용하며 43점을 잃었다. 고무적인 면도 있다. 오리온은 확실하게 잡은 속공 찬스에서는 대부분 최소 2점을 더하는 등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속공 성공 개수와 허용 개수의 차(6개)가 가장 적은 팀이다. 속공 개수는 100개로 리그 8위에 해당하지만, 속공 허용 개수도 적다. 총 106개의 속공만을 허용하며 이 부문 9위, 즉 리그에서 속공을 2번째로 적게 내줬다. 이는 팀의 Pace(경기 속도)와 연관 지어 살펴볼 수 있다. 3라운드 종료 기준, 현대모비스는 71.5로 리그 8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빠른 공격보다는 지공 위주의 플레이를 선보인 것으로 판단 가능하다. 상대 팀별로 보면, KT전에서 가장 많은 속공 득점에 성공했고, KCC와 KGC인삼공사, 전자랜드, DB 등에는 경기당 평균 3개의 속공을 작성했다.


팀별 속공 기록 - KT, LG


3라운드까지 가장 많은 속공을 허용한 팀은 KT다. 27경기에서 156개의 속공을 허용했다. SK, 전자랜드, 삼성, 오리온, 현대모비스 등 5개 팀이 KT전에서 가장 많은 속공을 기록했을 정도. 현대모비스가 올 시즌 속공 성공 개수와 허용 개수의 차(6개)가 가장 적은 팀이라면 KT는 속공 성공, 허용의 차가 57개(99-156=-57)로 가장 많은 팀이다. 상대의 빠른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고, 역습 찬스를 쉽게 노리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중위권 싸움에 한창인 KT가 보완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LG는 이번 시즌 최저 속공을 기록 중이다. 3라운드 종료 기준(27경기 64개)으로 살펴봤을 때, 2014-2015시즌 KCC(27경기 62개)와 전자랜드(26경기 58개) 이후 최저 수치다. 속공 1위 KGC인삼공사와는 전체 98개, 경기당 3.6개 차이가 난다. 속공 개수가 적다 보니 속공에 의한 점수도 자연히 줄었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속공으로 올린 점수는 133점, 팀 전체 득점 대비 6.8%에 불과하다. 한 경기에서 단 한 차례의 속공도 기록하지 못한 적도 2회(10월 6일 vs KGC인삼공사, 12월 22일 vs 전자랜드)있다. KT와 KCC, 오리온과는 속공 득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지난 12월 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한 경기 속공 8개를 폭발시키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속공의 중요성


평균적으로 속공 득점은 전체 득점의 2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한 수치를 떠나 속공에는 더 큰 의의가 있다. 끝으로 속공에 관한 감독, 코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선수들의 사기 측면에서 속공 허용치 말아야”
“속공은 5대5 수비를 해보지도 못하고 득점을 허용하는 것이다. 수비 작전을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속공을 허용하면 무용지물이다. 또, 우리는 어렵게 수비했는데 상대는 빠른 시간 안에 힘들이지 않고 쉽게 득점하면 선수들의 사기도 떨어진다”


삼성 이상민 감독, “빠른 농구로 상대 제압하는 게 유리”
“선수들에게 득점보다 속공이나 리바운드, 수비, 블록에 더 열정을 가지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세트오펜스 득점 확률보단 속공 찬스에서 득점 확률이 높다. 빠른 농구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유리하다. 예전 신선우 감독님께서도 ‘리바운드를 줘도 괜찮으니 속공만은 먹지 말라’고 하셨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상대 실책 유발하는 등의 수비 연구에 집중”
“속공에 대한 정해진 패턴이 있다. 지난 시즌 우리 팀이 트랩에 의한 스틸을 했다면, 올 시즌에는 로테이션에 의한 스틸을 주로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로테이션에 있어서 선수들 간의 믿음이 없었다. 믿지 못하니까 다른 곳에 가지 못했다. 지금은 내가 가도 다른 선수가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서 점점 원팀이 되어가는 것 같다. 속공과 스틸을 많이 할 수 있는 수비 연구에 중점을 둔다. 상대가 당황해서 패스를 아무 데나 줄 수 있는 등 상대 실책을 유발하는 수비를 한다. 가지고 있는 볼을 빼앗기보다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수비가 우선이다”


KGC인삼공사 손규완 코치, “속공은 확률적으로나 분위기 차원에서 유리”
“5대5로 상대하는 것보다 3대2나 4대3 등이 유리하다. 아웃 넘버 속공 찬스에 관한 연습도 많이 했다. 요즘은 U파울 강화로 속공 저지가 쉽지 않다. 속공은 확률적으로나 분위기 차원에서 유리한 공격”


KGC인삼공사 손창환 코치, “속공 실점은 속수무책”
“같은 결과를 낼 때, 일을 조금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는 미스매치가 생겨도 공략할 수 있지만, 속공은 개인이 달리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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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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