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즌째 앞둔 현대모비스 오용준, “아내 덕분” 

KBL / 이재범 / 2018-06-25 15:15:38
대구 오리온스, 창원 LG, 부산 KT, 서울 SK, 안양 KGC에 이어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오용준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뒷바라지를 잘 해주면서도 무엇보다 정신력을 강하게 잡아준 와이프(오명진) 덕분이다.”


오용준(193cm, F)은 김주성의 은퇴로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데뷔한 선수 중 최고참 선수다. 오용준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 출신인 문태종과 문태영(전태풍은 오용준보다 생일이 9일 빠름)뿐이다.


오용준은 2003년 드래프티 중 유일하게 은퇴하지 않았다. 2004 드래프티는 양동근(현대모비스), 2005 드래프티는 김동욱(삼성), 2006 드래프티는 이현민(KCC)과 조성민(LG)만 선수 생활 중이다. 박상오(오리온)는 2007 드래프티이지만, 나이를 따지면 양동근과 같다.


2003~2004시즌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에서 데뷔한 오용준은 2016~2017시즌 서울 SK에서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7~2018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29경기에 나서 3점슛 성공률 39.5%(15/38)를 기록하며 슈터로서 녹슬지 않은 슛 감각을 자랑했다.


오용준은 KGC인삼공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며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지난 5월 은퇴할 가능성이 높았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전준범의 입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용준을 영입했다.


오용준은 지난 14시즌(1경기 이상 출전시즌 기준. 2004~2005시즌 포함 시 15시즌) 동안 611경기에 나서 3점슛 성공률 36.7%(523/1426)를 기록 중이다.


오용준은 “문태종 형, 문태영 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좋은 건지 모르겠다”며 웃은 뒤 “오래 선수 생활하는 것보다 잘 해야 한다. 제2의 인생을 뒤로 미루고 여기에 전념을 다해서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FA 선수 영입 기간에) 은퇴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며 다른 팀 영입의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현대모비스에서 영입의향서를 냈을 때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왕 하는 거 어설프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으면 도전을 하지 않았을 텐데 아직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오전에 4대4, 5대5 등 전술 움직임 중심의 코트 훈련을, 오후에 외부 전문 기관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오전 코트 훈련에서 오용준의 슛감각은 살아있었다.


오용준은 “며칠 전에는 하나도 안 들어갔는데 이번엔 잘 들어갔다. 슈터는 들어가는 날 잘 들어가고, 안 들어가는 날은 안 들어간다”며 “지금은 오로지 현대모비스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고민을 하고 있다.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은 답이 나와 있다. 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더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어 “몸만 아프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며 “제 역할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한 방을 넣어 주는 거다.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오로지 슛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오용준은 현대모비스에서 호흡을 맞출 문태종과 경력 등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된다. 문태종은 오용준보다 5살 더 많다.


오용준은 “태종이 형은 워낙 훌륭하고 경험이나 경력을 비교할 수 없는 선수다. 특별하게 나이가 많다는 건 (코트에서 활약하는데 영향이) 없는 거 같다. 다른 팀에서 태종이 형을 봤을 때 나이가 많지만 경쟁력이 있었다”며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저도 나이가 많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은 욕심이 있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오용준에게 어떤 주문을 했는지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연습하며 간결한 플레이를 주문하셨다. 양동근, 이대성, 박경상 등 확실하게 리딩을 해줄 가드들이 있고, 빅맨 중에서 패스가 가장 좋은 함지훈과 또 골밑을 지킬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으니까 나까지 리딩이나 돌파까지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많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슛 기회에 자신있게 던지고, 수비가 붙었을 땐 짧게 치고 들어가서 던지는 연습도 하라고 말씀하셨다. 꼭 3점슛에 국한하지 않고 하이포스트에서 2점슛도 던져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확률 높게, 또 자신있게 슛을 던져서 제 수비를 끌고 다니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15번째 시즌을 앞두고 현대모비스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오용준은 아내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했다.

오용준은 대구 오리온스와 창원 LG, 부산 KT, 서울 SK, 안양 KGC인삼공사에 이어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는다.


오용준은 “현대모비스 팀 분위기는 알려져 있다시피 딱 짜여 있다”며 “연습하며 느꼈는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정도로 에이스 선수들인 양동근과 함지훈이 정말 열심히 한다. 이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저 위치에 올라간 스타임에도 어린 선수들보다 더 잘 뛰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자체가 이미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이고, 그렇게 하니까 훈련 분위기가 잘 잡혀있다. 잘 하는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며 이끄니까 어린 선수들이 따라간다. 후배들에게 똑바로 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현대모비스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오용준은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했지만, 아직 정규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에 등극한 경험이 없다.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건 5시즌(1경기 이상 출전 기준)이다. 이중 4차례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오용준은 “아직까지 챔프전 출전 경험이 없다. 드래프트에서 동양에 뽑혔던 (2002~2003)시즌에 정규리그 우승한 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 때는 팀을 따라만 다녔다”며 “선수들이 부상없이 시즌을 잘 치르면 현대모비스가 우승에 근접한 팀이지 않을까? KCC도 국내선수 구성이 좋고, SK도 강팀이다. 현대모비스도 밀리지 않을 선수 구성이라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오용준에게 마지막으로 각오를 묻자 “마지막이라 여기며 은퇴를 생각하면 어영부영할 거 같다. 하루하루 연습할 때부터 최선을 다하는, 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훈련할 때마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며 열심히 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없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용준은 인터뷰를 마치려고 할 때 “보통 인터뷰를 할 때 물어보면 와이프에 대한 대답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일부 선수들은 묻지 않아도 이야기를 해서 점수를 따더라”고 웃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더 이어나갔다.


“대학 4학년 때 와이프를 만났기에 프로 생활을 같이 했다고 보면 된다. 농구를 전혀 몰랐던 와이프가 저에 대해서 저보다 더 전문가다. 제가 600경기 이상 뛰었는데 모든 경기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와이프가 앞으로 선수 생활 더 하는 걸 걱정한다. 못 뛰면 못 뛴다고 걱정하고, 뛰더라도 못하면 안타까워한다. 경기를 뛰는 저보다 더 마음 졸이는 때가 많았다. 예전에는 경기가 있는 날엔 체하기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선수 생활을 같이 하며 고생을 했기에 미안하다.


또 제가 많이 의지했다.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와이프가 뒷바라지를 잘 해주면서도 무엇보다 정신적인 부분을, 제가 정신력이 강한 편이 아닌데, 제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면 정신력을 강하게 잡아준 덕분이다. 지금 이런 인터뷰를 할 때 와이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웃음).”


오용준은 정규리그 통산 출전 경기수(611경기)에서 8위다. 2018~2019시즌 출전 경기수에 따라서 이 순위를 최대 5위까지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현재 5위부터 7위까지 순위는 임재현(651경기), 박지현(643경기), 신기성(613경기)이다.


오용준이 이만큼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건 와이프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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