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이승현의 시간은 단 ‘10분’, 존재감은 ‘10분 그 이상’

KBL / 손동환 기자 / 2023-12-04 10:55:37

단 10분. 그러나 존재감은 컸다.

부산 KCC는 지난 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삼성을 77-74로 꺾었다.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6승 8패로 6위 고양 소노(8승 8패)와 거리는 1게임 차.

힘과 골밑 싸움을 할 수 있는 파워포워드는 부산 KCC의 숙원사업이었다. 2021~2022시즌 종료 후 이승현(197cm, F)에게 거액을 투자한 이유. ‘계약 기간 5년’과 ‘2022~2023 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의 조건으로 이승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승현은 허웅(185cm, G)과 같은 조건으로 KCC에 합류했다. 그러나 팀 내 역할은 허웅과 완전히 달랐다. 허웅이 점수 쟁탈전의 선봉장이었다면, 이승현은 팀의 근간을 맡아야 했다.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일 등이 이승현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이승현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지원군을 얻었다. KCC가 최준용(200cm, F)과 알리제 존슨(201cm, F)을 영입한 것. 게다가 송교창(199cm, F)도 돌아왔다. 3명 모두 스피드와 화력을 갖춘 장신 포워드. KCC의 컬러를 바꿀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3명의 장신 포워드 모두 힘을 지닌 상대 빅맨 조합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승현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 선수 수비는 물론, 로테이션 수비와 박스 아웃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승현은 삼성전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라건아(199cm, C)-알리제 존슨과 함께 삼성 외국 선수인 코피 코번(210cm, C)을 막아야 하기 때문. 그리고 SK전의 슈팅 감각(6점, 야투 성공률 75%)을 삼성전에도 보여줘야 한다.

전창진 KCC 감독 역시 “이승현은 수비와 궂은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다. SK전에서도 그렇게 했다. 동시에, 미드-레인지 점퍼가 몇 개 들어갔다. 슈팅 컨디션도 올라온다면, 팀과 (이)승현이 모두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이승현의 SK전 퍼포먼스를 고무적으로 여겼다.

이승현은 2쿼터에 코트로 처음 나섰다. 김승원(202cm, F)과 매치업됐지만, 이승현의 눈은 코번에게 향했다. 그러나 도움수비를 하지는 못했다. 코번의 판단이 워낙 빨랐기 때문.

코번의 파생 옵션에 당한 KCC는 공격으로 따라잡아야 했다. 이승현도 마찬가지. 미드-레인지 점퍼를 놓쳤지만,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팁인으로 득점. 팀원들의 전투력을 배가했다.

이승현은 그 후 이스마엘 레인(201cm, F)을 막았다. 레인의 힘을 최대한 버텼다. 레인을 버틴 이승현은 3점 라인 한 발 앞에서 점퍼 성공. KCC 추격 흐름에 힘을 보탰다. 삼성을 쫓은 KCC는 2쿼터 종료 2분 53초 전 동점(31-31)을 만들었다.

이승현은 힘의 끝판왕(?)인 코번을 막았다. 디나이 디펜스와 버티는 수비를 곁들여, 코번을 최대한 괴롭혔다. 코번에게 좋은 자리를 줘도, 코번에게 파울. 코번한테 쉬운 득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는 KCC 속공 기반이 됐고, 속공이 된 KCC는 2쿼터 종료 1분 26초 전 35-31로 재역전했다.

이승현은 2쿼터에 6점 2리바운드(공격 1) 1스틸을 기록했다.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헌신적인 플레이로 최준용과 송교창의 부담을 덜어줬다. 체력 부담을 던 최준용과 송교창은 공격에 집중. 두 선수가 공격에 집중하자, KCC는 삼성과 차이를 벌렸다. 3쿼터 종료 4분 5초 전 두 자리 점수 차(53-43)로 앞섰다.

최준용과 송교창이 삼성 진영을 계속 흔들었다.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와 박스 아웃으로 삼성의 추격을 원천봉쇄. KCC의 기반을 튼튼히 다졌다. 이승현이 했던 것처럼, 두 포워드 모두 기본적인 것에 투지를 보여줬다.

두 에이스 포워드가 마음을 먹자, KCC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점수 차만 좁혀졌을 뿐, 삼성과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삼성을 ‘원정 21연패’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이승현은 10분만 뛰고도 승리를 만끽했다. 전체 기록은 2쿼터 기록과 동일했다. 그러나 이승현의 존재감은 10분 그 이상이었다. 빅맨으로서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다른 장신 자원들에게 힌트를 줬기 때문이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CC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6%(24/52)-약 44%(16/36)
- 3점슛 성공률 : 약 24%(4/17)-약 32%(11/34)
- 자유투 성공률 : 약 77%(17/22)-약 64%(9/14)
- 리바운드 : 40(공격 12)-37(공격 11)
- 어시스트 : 14-20
- 턴오버 : 8-11
- 스틸 : 5-6
- 블록슛 : 4-1
- 속공에 의한 득점 : 12-0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11-7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부산 KCC
- 최준용 : 30분, 18점 5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 알리제 존슨 : 30분 53초, 15점 13리바운드(공격 3) 5어시스트 3스틸
- 송교창 : 23분 51초, 13점 5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블록슛
2. 서울 삼성
- 코피 코번 : 22분 41초, 21점 9리바운드(공격 5) 2어시스트 1스틸
- 신동혁 : 28분 11초, 12점(3점 : 4/8) 8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블록슛
- 이스마엘 레인 : 17분, 11점 5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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