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하나원큐 이채은이 열정을 보인 단어, ‘수비’ 혹은 ‘DEFENSE’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10-18 16:58:20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9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8월 9일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마이클 조던은 “공격은 관중을 이끈다. 하지만 수비는 승리를 이끈다”는 말을 남겼다. NBA 역대 최고의 클러치 슈터였지만,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상대보다 많은 득점을 하는 팀이 농구 경기에서 승리한다. 림을 공에 넣어야 승부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수비 없는 공격은 경기를 어렵게 만든다. 수비 없이 득점 기반을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천 하나원큐의 5년차 선수인 이채은도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수비가 향상되길 누구보다 원했다. 이채은이 그토록 ‘수비력 향상’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프로에서 처음 경험한 것

인성여고 출신인 이채은은 2018~2019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전체 9순위)로 하나원큐에 입성했다. 용인 삼성생명에 있는 이주연의 동생으로 잘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주연과는 다른 스타일의 선수다. 이주연이 힘과 스피드, 돌파 능력 등 피지컬과 운동 능력에 강점이 있다면, 이채은은 언니보다 부드러운 플레이를 한다. 그러면서 많은 활동량을 갖고 있다. 젊은 팀인 하나원큐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자원이었다.

2018~2019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프로에 입성했습니다.
솔직히 조금 더 뒤에 불릴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나원큐가 저를 불러주셨어요. 너무 감사했고, 기쁜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죠. 또, 팀에 같은 학교 출신인 (김)지영 언니가 있어서 안심이 됐어요.
하나원큐 숙소로 처음 입성했습니다. 첫 인상은 어떻던가요?
제가 입단했을 때, 팀 숙소가 용인 하갈동에 있었어요.(지금은 인천 청라에 있다) 프로 팀이라서 그런지, 고등학교보다 시설이 좋았어요. 체육관도 넓고,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도 많더라고요.
언니들과도 처음 마주했습니다. 어렵지 않으셨나요?
신입이다 보니, 눈치를 많이 봤어요. 그런데 제가 숙소에 오고 이틀 후였나? 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갔어요. 그 때 언니들이 말을 많이 걸어줬어요. 긴장하고 있었는데, 언니들이 잘 챙겨줬어요. 그래서 금방 적응했던 것 같아요.
훈련 분위기는 어땠나요?
신입 때는 팀 훈련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어요. 언니들이 운동하는 걸 보기만 했죠. 그러다가 가끔씩 들어갈 때, 언니들 힘이 너무 세다고 생각했어요. 조금만 부딪혀도 밀렸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죠.

주어지지 않는 기회
이채은은 데뷔 시즌(2018~2019)부터 데뷔 세 번째 시즌(2020~2021)까지 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지만, 코트에 나가지 못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기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21~2022 시즌에는 달랐다. 경기당 출전 시간은 3분 44초에 불과했지만, 출전 경기 수는 20경기였다. 데뷔 후 3년 동안 뛴 경기 수보다 6배 이상 많았다. 많은 경험치는 이채은에게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알려줬다.

2018~2019 시즌부터 2020~2021 시즌까지 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너무 뛰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어요. 어쩌다 가비지 타임에 나가면, 한 골이라도 넣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안 되더라고요. 속상하고 아쉬웠어요.
기회를 받지 못한 이유는 어떤 거였나요?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가비지 타임에도 나가기 어려웠어요. 저 말고도 경기에 못 나선 언니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코트에 나갈 거라는 생각을 전혀 안했던 것 같아요.
2021~2022 시즌에는 20경기를 나섰습니다. 평균 출전 시간은 3분 44초에 불과했지만, 출전 경기 수는 고무적이었는데요.
1라운드 때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자신 있게 하려고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자신감이 1라운드에만 보였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제 강점이 보이지 않았죠. 그래도 출전 경기 수가 많아진 건 기뻤어요.
늘어난 출전 경기 수가 이채은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기회를 많이 받으니,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았죠. 자신 있게 하려고 했고요. 무엇보다 수비에 더 집중하려고 했어요. 수비를 해야, 게임에 뛸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거든요.

수비! 수비! 수비!
프로 팀 체육관의 벽에는 ‘DEFENSE(수비)’와 ‘REBOUND(리바운드)’라는 단어가 꼭 보인다. 두 가지 단어는 농구에 꼭 필요한 요소. 더 깊게 들어가면, 경기를 이기기 위해 꼭 해내야 하는 요소다.
하나원큐에 새롭게 부임한 김도완 감독도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1대1과 2대2 등 기본적인 수비부터 로테이션 수비와 함정수비 등 팀 수비를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수비력 없이 성적을 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채은도 인터뷰 말미에 ‘수비’라는 단어를 몇 차례 꺼냈다. 팀 성적도 있지만, 이채은의 선수 인생과도 연관된 단어였다. ‘수비’를 해내지 못하면, 코트에 나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도완 감독님께서 새롭게 부임하셨습니다. 어떤 걸 강조하시나요?
수비를 강조하세요. 특히, 공격적인 수비를 원하세요. 어렵지만 잘 해내고 싶어요. 아직은 감독님께서 원하는 걸 해내지 못해 답답할 때가 있지만, 연습하다 보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걸 가장 보완하고 싶으세요?
오늘 연습 경기를 했는데, 안 된 게 너무 많았어요. 수비를 공격적으로 하지 못했고, 공격할 때도 감독님께서 지시하는 걸 이행하지 못했어요. 공격에서는 볼을 받은 후 치고 들어간 후, 전체적인 흐름을 살피지 못했어요. 움직임이 부족해 그냥 서있는 경우가 많았죠. 그렇지만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걸 어떻게든 해내고 싶어요.
차기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공격보다는 수비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아요. 만약 코트에 들어간다면, 수비력부터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도완 감독님께서 ‘수비’를 강조하시지만, 이채은 선수도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희 팀에 공격력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제가 공격을 잘 못해도, 언니들이 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수비에서 조금이라도 미스를 내면, 팀 전체 흐름이 망가질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제가 경기를 못 뛸 확률이 높아요. 최소한 제 매치업이라도 잘 막아야,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한테는 어떤 선수로 남고 싶으세요?
수비를 열심히 하고, 악착 같이 하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또,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 및 자료 제공 = W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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