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단국대에서 터닝 포인트 맞은 나성호 "후회 남기지 않겠어요"

BAKO INSIDE / 방성진 기자 / 2023-06-20 13:03:09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5월호에 게재됐다. 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는 2023년 4월 14일 오후 6시에 진행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어릴 때부터 좋은 체격 조건을 가졌던 나성호는 뛰어놀기를 즐겼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과 인근 학교 농구부 코치의 제의를 받아, 농구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나성호는 홍대부중과 홍대부고로 진학했다. 뛰어난 동기들을 이기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수비와 궂은일에 매진했다. 단국대로 진학한 나성호는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석승호 감독과 황성인 코치의 지도로 꾸준히 성장했다. 앞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 나성호는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새로운 학기를 맞았어요. 대학생이다 보니,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해요. 대학리그도 개막해서, 선수로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C0룰도 있고, 학업이 압박으로 다가오지 않나요?
(C0룰 : 직전 2개 학기에서 평균 C0 학점을 넘지 못한 학생 선수는 대학스포츠리그 참가를 제한받는다)
처음에는 압박받았어요. 하지만 학생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으로 공부를 얼마나 더 해보겠어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해요. 적응하면서 괜찮아졌어요.
지금 학점은 평균 4점대예요. 공부를 대단히 잘하지는 않지만, 승부욕이 강해요.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도 마찬가지예요. 사소한 것도 이기고 싶어요. 과제도 친구들보다 열심히 하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요. 그리고 홍대부고 시절 농구부장 선생님께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요. 

단국대 적응은 수월했나요?
윤원상 형(창원 LG)을 비롯한 형들 모두 정말 잘 챙겨줬어요. 그래서 적응하기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어요. 비대면 수업을 처음 해봤죠. 그래도 비대면 수업을 제외하면, 잘 적응했어요.

친구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운동부 친구들이 많이 생겼어요. 공감대가 있어서, 금방 친해졌어요. 교양 수업에서는 다른 과 친구들과 친해졌어요. 운동 외의 새로운 분야도 많이 배웠어요.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비중을 ‘운동 7-학업 3’으로 잡았어요. 대학 생활을 조금 더 하고 싶어서, 아쉬운 면이 있어요. 그렇지만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친구들도 더 많이 만들고 싶어요. 선수 생활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동아리나 대외 활동도 해보고 싶었요.

농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원래부터 체육을 좋아했어요. 그렇지만 농구라는 종목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처음 알았어요. 담임 선생님과 농구부 코치님의 권유로 겨울방학에 농구를 체험했고, 그리고 나서 농구를 시작했어요.
체격 조건은 어릴 때부터 좋았고, 잘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구기 종목을 정말 못해요. 의외로 몸치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안 되는 것들을 하나씩 해내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컸어요. 근성도 강했고요.

운동이 힘들 법도 했을 텐데요.
처음에는 뛰는 걸 잘 못했어요. 친구들에게 따라잡히면 자존심 상해서, 오히려 따라잡고 싶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쉴 때, 더 달렸어요. 그 결과, 친구들을 조금씩 따라잡았죠. 나중에는 체력 훈련을 웃으면서 했어요. 친구들이 저보고 ‘사이코’같다고 했어요(웃음). ‘사서 고생한다’고 하더라고요. 체력만큼은 지금도 자신 있어요.

농구를 일찍 시작했는데, 어릴 때부터 농구를 잘했나요?
초중고 때 코치 선생님께서 기본기를 강조하셨지만, 제가 몰입하지 못했어요. 저는 훈련과 승부에만 집중했을 뿐, 기본기를 잘 챙기지 못했어요.
또, 중고등학교 때 동료들의 기량이 정말 좋았어요. 팀 성적이 잘 나와서, 승부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박무빈(고려대)과 고찬혁(안양 KGC인삼공사)이 제 동기예요. 제가 공격 능력에서는 밀렸기에, 동기들을 이길 방법을 찾았어요. 그래서 궂은일부터 했어요. 동기들을 이기기 위해 궂은일을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재밌었어요.
하지만 단국대에 왔더니,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우쳤어요. 단국대 입학이 농구 선수로서의 전환점이 됐죠.

4학년 들어 3점슛 성공률이 많이 올라갔어요.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3점슛 성공률 : 약 27%,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3점슛 성공률 : 약 48.4%, 4월 25일 명지대전까지)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1학년 후배들에게 미안할 정도로요.(웃음) 야간 슈팅 훈련 때 후배들을 많이 괴롭혔거든요. 특히, 다른 선수들이 쉴 때, 더 열심히 훈련했어요.
석승호 감독님께서도 “자신 있게 던져”라고 주문하셨어요. 3점슛이 하나씩 들어가다 보니, 자신감이 더 붙었어요. 개인적으로 2023시즌만큼 슛을 잘 넣은 기억이 없어요. 정말 놀라워요.
또, 감독님께서 운동 시간에 하셨던 말씀이 있어요. “슈팅은 연습하면 된다”고요. 그 말이 뇌리에 딱 꽂혔고, 저의 노력으로 제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슈팅 훈련 때도 성공률을 꼬박꼬박 적었는데, 3점슛 성공률이 1~2%씩 계속 오르더라고요. 이제는 자신 있어요.

현재 단국대의 주장을 맡고 있어요.
감독님께서 저랑 (이)두호에게 “누가 주장을 하겠냐?”고 물어보셨어요. 어쩌면, 농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주장을 할 기회일 거 같아,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요. 농구 인생에서 주장을 처음 맡았죠.
주장은 그저 팀을 하나로 만들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팀을 하나로 만들려면,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더라고요.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많이 생겼어요. 이전에는 “형, 형” 하면서 선배들만 찾았는데, 이제는 후배들에게 형 역할을 해야 해요. 후배들도 저를 믿고 따르거든요. 후배들의 믿음에 배신하지 않아야 해요.

대학 시절 가장 인상 깊은 주장은 누구였나요?
원상이 형이 가장 인상적인 주장이었어요. '당근과 채찍'을 잘 활용했거든요. 후배들에게 정말 따뜻했어요. ‘츤데레’의 정석이었죠.(웃음) 제가 특히 1학년 때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원상이 형이 저를 잘 이끌어줬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형이었어요.


프로 무대를 염두에 두면, 포지션 변경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장신 자원들을 많이 막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드를 막는 게 더 편해요. 저보다 큰 선수들과 몸싸움하는 게 아직 힘들더라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빅맨들은 어릴 때부터 몸을 쓰다 보니, 기술이나 요령에서 저보다 앞서 있고요. 하지만 저는 가드 수비를 더 신경 써야 해요. 1대1 수비와 팀 수비 모두 끌어올려야 해요. 프로에 간 선배들도 팀 수비를 많이 강조했고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성호는 어떤 선수인가요?
‘백지’ 같은 선수예요. 색이 아직 완벽하게 입혀지지 않았어요. 어느 팀에 가도, 원하는 색을 맞출 수 있고요. 주문하는 것들을 잘 이행할 수 있어요.

단국대의 높이가 2023년에 매우 낮아요.
(조)재우 형(고양 데이원)이 그리워요. (염)유성이(대구 한국가스공사)도요. 재우 형이 리바운드를 뺏기면 제가 ‘리바운드 좀 해달라. 형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제는 재우 형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재우 형에게 미안하더라고요. 팀 높이가 낮아서 그런지,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 상당히 많아요. 고쳐야 해요. 박스 아웃부터 신경 쓰고 있어요.

롤 모델이 자주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단순히 제 욕심이었어요.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우려고 했거든요. 지금은 문성곤 선수(안양 KGC인삼공사)를 롤 모델로 삼았어요. 문성곤 선수는 항상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거든요. 그 점이 멋있고, 닮고 싶어요. 단신 선수를 수비하는 것도 보고 배워요. 앞선 수비도 타이트하게 하거든요.
단국대 선배인 원상이 형에게도 많이 배워요. 원상이 형은 대학 때 수비를 잘하는 선수인 줄 몰랐는데, 프로에서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렇게 몸싸움을 잘하는 선수인지도 몰랐어요.(웃음) 

나성호에게 농구란 무엇인가요?
농구란 ‘감정’이에요. 제가 감정 기복이 큰 편이거든요. 특히, 농구가 얼마나 풀리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져요. 경기를 잘하면 기분 좋고, 야간 훈련에서 슛을 못 넣으면 기분이 확 안 좋아져요. 짜증도 나고요. 그래서 농구가 제2의 자아, 감정인 것 같아요. 농구가 제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농구는 저에게 진심이에요.

취미는 따로 없나요?
취미 생활을 많이 하지 않지만, 걷는 걸 좋아해요. 학교 옆에 천호지가 있어서, 천호지를 자주 걸어요. 잘 자고, 먹는 것도 좋아해요.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노잼 인생’이라고 할 정도예요. ‘너는 인생을 무슨 재미로 사냐?’고 하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부상 없이 대학리그를 잘 마치고 싶어요. 더 멀리 보면, 후회를 남기지 않을 거예요. 다가올 드래프트가 어떻게 나오든, ‘대학 때 더 열심히 할 걸’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니까, 농구하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때 김태술 SPOTV 해설위원께서 ‘힘든 일이 생각날 때마다, 신발 끈을 한 번 더 묶어야 한다’는 글을 남기셨어요. 일단 연습하러 나가면, 연습을 하거든요. 그 글을 본 후, 힘들어도 더 훈련하고 있어요.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요.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KUBF(한국대학농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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