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최고의 별’이 된 하윤기, 그의 승부는 지금부터!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3-03-01 10:10:44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2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1월 18일 오후 12시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KBL 선수 중 최고만 모인다는 KBL 올스타전. 그 곳에서 가장 빛났던 별은 하윤기(수원 KT)였다. 하윤기는 올스타전에서 뛰어난 탄력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데뷔 첫 올스타전 MVP’를 받았다. 누구보다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이제 감춰야 한다.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기 때문. 하윤기 또한 승부 모드에 돌입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 목표는 바로 ‘플레이오프 티켓’이다.

대형 신인의 등장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는 많은 화제를 모았다.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신인이 많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하윤기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원석(서울 삼성)-이정현(고양 캐롯)과 함께 1순위 후보로 꼽혔다. 1순위는 비록 이원석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하윤기 또한 맞는 팀에 갔다는 평을 들었다.
전체 2순위로 KT에 입성한 하윤기는 개막전부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종규-강상재 등 국내 정상급 장신 자원들이 포진한 원주 DB를 맞아, 25분 45초 동안 8점 3리바운드(공격 2) 2블록슛에 1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하윤기는 데뷔 시즌인 2021~2022 정규리그 50경기에서 평균 21분 42초 동안 7.5점 4.7리바운드(공격 2.1)로 맹활약했다. KT는 2010~2011시즌 이후 11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KT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안양 KGC인삼공사였다. 하윤기의 매치업은 오세근이었다.
하윤기는 백전노장인 오세근을 감당하지 못했다. KT 또한 KGC인삼공사에 1승 3패로 밀렸다. KT와 하윤기 모두 챔피언 결정전 앞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하윤기라는 대형 신인이 등장한 건 부인할 수 없었다. KT 역시 그 점에 초점을 맞췄다.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수원 KT에 입단했습니다.
제 이름이 불리고 나서야, ‘내가 이제 프로 선수가 되는구나’라고 실감했어요. 전체 2순위로 프로에 갔다는 점 또한 영광스러웠어요. 신기하기도 했고요. 좋았던 기억만 생각나요.
강력한 1순위 후보였습니다. 그렇지만 1순위는 이원석 선수에게 돌아갔는데요.
드래프트 때만 해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시합에서 나를 보여주면 돼’라고 마음을 고쳐먹었죠. 그리고 코트에서 뛰고 난 후부터는, 아쉬움이 사라진 것 같아요.
데뷔전(2021.10.10. vs 원주 DB)부터 깊은 인상을 심었습니다. 김종규 선수 앞에서도 골밑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했는데요.
코트로 들어가기 전에는 엄청 긴장했어요. 그런데 코트를 밟는 순간, 긴장한 것들이 싹 사라졌어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블록슛을 4번 정도 당했지만, 8점을 넣을 수 있었죠. 또, 득점할 때마다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도 느꼈을 것 같아요.
대학 때는 저보다 작은 선수들만 상대했어요. 농구를 쉽게 했죠. 하지만 프로에는 저보다 잘하는 형들도 많고, 높이와 힘을 겸비한 형들도 많아요. 그런 게 달랐고, 그런 게 힘들었어요.
외국 선수가 있다는 것 역시 컸습니다. 상대 외국 선수들이 엄청 거대해보였어요. 하지만 저희 팀도 외국 선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팀 외국 선수를 믿고 뛰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데뷔 첫 시즌부터 4강 플레이오프를 치렀습니다.
정규리그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였어요. 정기전과 비슷한 느낌이었죠.(하윤기의 모교는 고려대다. 고려대 소속이었던 하윤기는 2018년과 2019년 연세대와 정기전을 치른 적 있다) 다만, 프로 무대여서 그런지, 상대 수비가 더 빡빡했어요. 전술 대처 능력도 훨씬 기민했고요.
그런 것 때문에, 제 단점이 더 부각됐습니다. 엄청 못했어요. 지금도 반성을 할 정도의 경기였어요. 또, (오)세근이형한테 많이 배웠습니다. 세근이형은 여유도 많으셨고, 긴장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으셨어요.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였죠. 세근이형을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크게 들었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 하지만...
데뷔 시즌을 치른 하윤기는 프로 데뷔 첫 비시즌 훈련과 마주했다. 2022년 여름에 새롭게 부임한 송영진 코치로부터 많은 걸 전수받았다. 현역 시절 코트 밸런스 조절에 능했던 송영진 코치는 하윤기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수했고, 노하우를 받아들인 하윤기는 비시즌 중에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하윤기가 성장하자, KT의 힘도 상승했다. 비록 허훈이라는 절대 에이스가 군에 입대했지만, KT가 여전히 탄탄했던 이유. 2022~2023시즌 개막 직전에 열린 KBL 컵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많은 팀들이 KT를 2022~2023시즌 우승 후보로 꼽았다.
하윤기는 정규리그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전과 분명 달라졌다. 하지만 KT의 성적은 그렇지 않았다. 개막 후 22경기에서 7승 15패. 최하위로 떨어졌다. 우승 후보의 위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KT와 하윤기는 그렇게 위기와 마주했다.

프로 데뷔 첫 비시즌 훈련을 경험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송영진 코치님과 훈련을 같이 했어요. 송영진 코치님께서는 저의 슈팅 자세도 잡아주셨고, 코트 밸런스에 맞는 움직임과 코트를 읽는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저 역시 슈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아침과 야간을 포함해, 하루에 4~500개 정도 던졌던 것 같아요. 미드-레인지 위주로 했고, 양쪽 코너-양쪽 45도-정면 등 다양한 지점에서 슛을 연습했습니다.
KT는 2022~2023시즌 개막 전에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는 무릎 부상 때문에 한 경기만 뛰었어요. 중계로만 저희 팀 경기를 봤죠. 그런데도, 저희 팀이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슛이 다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경기력이 되게 시원시원했어요.
그렇지만 KT는 개막 후 22경기에서 7승 15패를 기록했습니다.
컵대회와는 다르게, 뭔가 뻑뻑했어요. 팀 플레이보다 1대1 공격이 많았죠. 다만, 분위기가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감독님께서 “괜찮다”고 격려해주셨고, 형들도 “힘을 내보자”며 운동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셨거든요.
KT는 비록 최하위로 처졌지만, 하윤기 선수는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컵대회 첫 경기 후 무릎 통증이 생겼습니다. 개막전부터 무릎 통증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어요. 통증이 꽤 오래 갔고, 개막전 후에도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어요. 불안했고, 위기감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매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제 퍼포먼스가 좋게 보였다고 생각해요.

ALL-STAR MVP
2023년 1월 15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KT의 홈 코트인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렸다. 팬들의 투표로 선정된 24명의 선수들이 메인 경기를 치렀고, 그 외에도 다양한 선수들이 덩크슛 컨테스트와 3점슛 컨테스트 등의 행사에 참가했다.
하윤기는 홈 코트에서 두 번째 올스타전을 소화했다. 메인 경기와 덩크슛 컨테스트에 참가했다. 덩크슛 컨테스트도 그랬지만, 메인 경기에서 빛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6분 58초 동안 28점 4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자신이 속한 ‘팀 이대성’에 5점 차 승리(122-117)를 안겼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하윤기는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77표 중 67표 획득.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본지와 인터뷰에서 “준비한 대로 잘 해내지 못했다. 내년에도 올스타에 선정된다면, 이번 올스타전보다 잘해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팬들에게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을 위해 어떤 퍼포먼스를 준비하셨나요?
재미있는 플레이를 생각했습니다. 또, 패스가 오면, 무조건 덩크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런 마음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덩크 콘테스트에도 참가했습니다. 어떻게 연습하셨나요?
훈련 끝나고 잠깐씩 연습했어요. 몸이 다 풀린 상태여서, 좋은 컨디션으로 연습할 수 있었죠. 실전에서도 준비했던 걸 다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다 실패를 해서...(웃음) 그리고 렌즈 아반도(안양 KGC인삼공사)가 너무 잘했어요.
올스타전이 홈 코트인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렸습니다. 마음가짐이 조금 달랐을 것 같아요.
익숙한 분위기였고, 익숙한 장소였습니다. 마음이 더 편했어요. 색다르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올스타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는 어떤 거였나요?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는 딱히 없어요. 오히려 너무 아쉬워요. 준비했던 걸 해내지 못했거든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습니다.
형들이 저를 많이 찾아줬기 때문에,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내가 MVP를 받아도 되는 건가...’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그래도 ‘올스타전 MVP’는 저에게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준 형들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해보지 못한 퍼포먼스가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년에도 올스타에 선정된다면, 해보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나요?
이번 올스타전에는 너무 못했어요. 내년에도 올스타에 선정된다면, 이번 올스타전보다는 잘하 싶어요.(웃음) 재미있는 퍼포먼스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윤기의 승부는 지금부터!
별들의 잔치는 끝났다. 본격적인 승부가 시작됐다. KT도 하윤기도 ‘순위 싸움’만 생각해야 한다.
한편, 개막 후 22경기에서 7승 15패를 기록했던 KT는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했다. 특히, 새로운 외국 선수 2명(재로드 존스-레스터 프로스퍼)이 모두 합류한 직후, KT는 6연승을 찍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여전히 7위(13승 17패)다. 공동 5위 전주 KCC-고양 캐롯(이상 16승 15패)과는 2.5게임 차.(순위는 하윤기와 인터뷰를 했던 2023년 1월 18일 기준이다)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하윤기는 의지를 불태웠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KT가 올스타 브레이크 전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반등 분위기를 형성했는데요.
새롭게 가세한 외국 선수 2명이 너무 잘해요.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에요. 똑똑하고, 시야도 좋고, 패스 센스도 좋아요. 긴 슈팅 거리에 슈팅 정확성도 가지고 있죠.
상대 수비가 외국 선수에게 신경을 쏟다 보니, 국내 선수들의 공격 공간이 넓어졌어요. 또, 우리 외국 선수들이 피지컬과 힘에 수비 센스까지 갖춰서, 국내 선수들의 도움수비 빈도가 줄었어요. 외국 선수들의 공수 밸런스가 좋다 보니, 국내 선수들이 힘을 얻은 것 같아요. 그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고요.
KT가 6위 안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선수들도 희망을 품을 것 같습니다.
경기를 지고 있어도, 이길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다만, 저희 팀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멉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4라운드 잔여 6경기에서 4승을 해야, 6강 싸움을 할 수 있다”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보완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패한 경기들을 돌아보면, 리바운드를 상대한테 많이 내줬습니다. 턴오버도 많았어요. 리바운드와 기본적인 것들을 잘 해야, 저희가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리바운드와 수비 등 기본적인 것부터 해야 합니다. 몸싸움에서도 밀리면 안 됩니다. 도움수비 타이밍이나 방법도 더 고민해야 하고요.
남은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승률을 5할로 맞춰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6강 안에 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다들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쳐야 합니다. 저 또한 ‘플레이오프 진출’과 ‘부상 없는 시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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