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코트에서 황혼을 불태우는 이들, SK 나이츠 시니어 챌린저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0-07-08 09: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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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서울 SK 나이츠 홈 경기 준비를 돕는다. 경기 정리 작업도 도와준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SK 나이츠 소속 대학생 마케터인 ‘챌린저’다. ‘챌린저’들은 티켓 박스와 경기장 주변, 코트와 라커룸 등 다양한 곳에서 사무국 직원을 돕는다. 대학생이기에 젊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019년 겨울. 기자는 여느 때와 달리 농구장으로 출근했다.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취재가 배정된 날. 입구에 들어가는 중, 한 광경에 가는 길을 멈췄다.
최소 부모님 또래의 사람들이 관중들의 입장을 돕고 있었다. 경기장 주변에서 관중 입장에 필요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었다.
코트 안에도 서비스 업무를 하는 많은 어르신들이 계셨다. 단순한 자원봉사자가 아니었다. ‘SK 나이츠 시니어 챌린저’라는 이름을 달고, 코트 안팎에서 맹활약하고 있었다.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언젠가 꼭 취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서야 ‘시니어 챌린저’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도전 정신’+’노련미’+’경험’
‘SK 나이츠 시니어 챌린저’(이하 ‘시니어 챌린저’)는 2017년 SK와 서울특별시 송파구의 협력으로 결성됐다. 2019~2020 시즌이 3번째 기수.
SK 나이츠는 매 기수마다 15명의 ‘시니어 챌린저’를 선발한다. 만 60~65세 사이의 건강한 인원을 선발한다. 선발된 ‘시니어 챌린저’는 홈 27경기에서 티켓 박스 안내와 입장 안내, 좌석 확인과 경기 중 이벤트 지원 등을 다양한 역할을 두루 수행한다.
‘시니어 챌린저’ 대부분이 사회 생활을 은퇴한 노장. 농구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시니어 챌린저’는 SK 나이츠 농구단을 위해 일한다.
SK 나이츠는 ‘시니어 챌린저’에게 일자리와 급여를 제공한다. ‘시니어 챌린저’를 그저 할아버지-할머니 팬으로 볼 수 없다. ‘시니어 챌린저’라는 단어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 챌린저’.
단어만 놓고 봐도, ‘시니어 챌린저’는 여러 가지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포함되기 어려운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구단 역시 ‘시니어 챌린저’ 선발에 더욱 신중을 기한다.
‘시니어(Senior)’는 ‘(계급 지위가) 고위의, (스포츠에서 상급 수준에 이른) 성인을 위한’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경험을 했기에, 한 가지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령을 갖고 있다. 다른 말로 바꾸면, ‘노련미’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도전 정신(Challenge)’도 갖춰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조건일 수 있다.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 혹은 ‘나이가 있는 사람은 도전을 꺼린다’는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니어 챌린저’는 그런 편견을 깨버렸다. SK 나이츠 관계자는 “사회 생활과 인생 경험을 풍부하게 하신 분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관한 대처 능력이 다르세요. 게다가 열정도 여느 젊은 사람들만큼 강하세요. 어떤 때는 저희 사무국 직원보다 의견을 더 활발하게 개진해주세요. 경험 풍부하신 분들의 말씀이기에,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시니어 챌린저’ 분들을 통해 배우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라며 ‘시니어 챌린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SK 나이츠는 ‘시니어 챌린저’를 그저 ‘도우미’로 생각하지 않았다. SK 나이츠를 함께 짊어질 동반자이자 인생의 스승으로 여겼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니어 챌린저’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보며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아니, 많은 걸 반성하게 됐다.

‘부부 챌린저’ 백홍열-황인애, SK를 향한 열정
‘시니어 챌린저’를 대표하는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백홍열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백홍열 씨는 2019~2020 시즌 ‘시니어 챌린저’ 기장을 맡았다. 그야말로 막중한 자리다. 다른 경험을 해온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담감이 클 것 같았다.
백홍열 씨도 “사실 농구장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인원들을 배치하고, 인원의 의견들을 듣는 게 쉽지는 않았죠.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조사했고, 남들보다 더 넓은 구역을 뛰려고 했어요”라며 부담감을 먼저 말했다. 하지만 “함께 한 분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저희만의 끈끈함도 컸어요. 이 자리를 빌어, 함께 한 3기 식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어요”라며 동기들에게 공을 돌렸다.
남편인 백홍열 씨가 기장을 맡았다면, 아내인 황인애 씨는 총무를 맡았다. 동료들의 추천을 받은 황인애 씨는 묵묵한 헌신과 세심한 정성 등 ‘시니어 챌린저’의 엄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황인애 씨는 “원래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농구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꼈어요. 남편과 같은 활동을 하면서, 남편과의 사이도 더욱 돈독해진 것 같아요”라며 ‘농구의 매력’과 ‘행복’을 이번 활동의 핵심으로 생각했다.

또 다른 ‘시니어 챌린저’인 문귀곤 씨는 문경은 SK 감독의 아버지다. 아들인 문경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존재다. 가족석이 아닌 관중석 한 켠에서 경기를 볼 정도로, 아들을 향한 배려심도 크다.
그러다가 문경은 감독이 ‘시니어 챌린저’ 활동을 권유했다. 문귀곤 씨는 아들의 권유로 ‘시니어 챌린저’에 들었고, 팀을 위해 모인 여러 ‘시니어 챌린저’와 경기 운영을 도왔다.
문귀곤 씨는 “원래 사회 활동을 좋아했어요. 1986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 등 여러 행사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했죠. 그리고 아들의 권유로 이번 활동을 하게 됐어요.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을 때와는 남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문귀곤 씨는 아들을 위해서가 아닌 ‘SK 나이츠’를 위해 헌신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열정 하나만큼은 젊은 챌린저들 못지 않으세요. 활동량이 제일 많으실지도 몰라요(웃음)”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열정’은 ‘나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요소라는 걸 깨달았다. ‘시니어 챌린저’는 다른 구단, 아니 농구계에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시니어 챌린저’ 같은 제도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던 이유다. 이번 기사에서 ‘시니어 챌린저’를 다룬 핵심 요인이기도 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서울 SK 나이츠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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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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