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미래 자원 부족했던 우리은행, 김은선에게서 ‘희망’을 보다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08-19 09:56:12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23일 저녁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1년 정기 구독 링크)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부터 통합 6연패를 차지했다. 2010년대 우리은행이 이룬 성과는 놀라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우리은행을 ‘왕조’로 칭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많은 잃은 것을 잃었다. 매년 정상권에 있었기 때문에, 특급 유망주를 많이 모으지 못했다. 베테랑 선수 의존도가 높았고, 가용 인원도 많지 않았다.
지난 2021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스틸 픽’을 얻었다. 전체 8순위로 지명한 김은선이다. 순번은 낮았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미래 자원에도 숨통을 텄다. 김은선 개인적으로도 ‘발전 가능성’이라는 희망을 얻었다.

‘신입선수선발회 참가자’ 김은선, 긴장감은 1도 없었다?
드래프트 혹은 신입선수선발회에 임하는 참가자들은 엄청난 긴장감을 갖고 있다. ‘1순위 후보’ 혹은 ‘대어’로 평가받는 이들도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김은선은 그렇지 않았다. 트라이아웃부터 긴장 없이 임했다. 마음 또한 가벼왔다. 그 결과, 트라이아웃부터 대담함을 보여줬다. 가벼운 마음과 대담함 때문에, 자신의 강점을 오롯이 보여줬다.
김은선이 보여준 대담함은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에게도 임팩트를 줬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인상을 심은 김은선은 2021 WKBL 신입선수선발회 2라운드 2순위(전체 8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그렇게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평소에는 친한 친구들이지만, 트라이아웃에서는 모두 경쟁자였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트라이아웃을 임하셨나요?
(참가자들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경쟁자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요. 그저 제가 가진 강점을 보여주겠다고만 생각했어요. 저도 제 강점을 보여주고 다른 친구들도 자신만의 강점을 보여준다면, 다 잘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트라이아웃 이후 하루 동안 신입선수선발회를 기다렸습니다. 초조하지는 않으셨나요?
트라이아웃을 다하고 나니, 오히려 속시원했어요. 마음도 가벼웠죠. 긴장도 되지 않았고요. 그렇게 신입선수선발회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전체 8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됐습니다. 어떠셨나요?
트라이아웃 때부터 마음을 비웠어요. 그저 열심히만 하자고 생각했죠. 열심히 한다면, 결과는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뽑힐 거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웃음)
우리은행의 훈련 분위기는 무겁기로 소문났습니다. 걱정은 안 되셨나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대인에게 인정받은 신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농구를 할 줄 아는 친구다. 특히, 공격 쪽에서는 역량이 있는 선수다”며 김은선을 평가했다. 신인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었기에, 김은선을 향한 평가는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실제로, 김은선은 우리은행에 속한 신인치고 많은 기회를 얻었다. 정규리그 15경기에서 평균 9분 45초 동안 코트를 밟았고, 평균 4.6점에 3점슛 성공률 36.4%(12/33)를 기록했다. 가비지 타임에만 나오는 게 아니라, 경기 중간에도 언니들을 뒷받침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등 큰 경기에도 나섰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1경기에 출전해 17분 동안 5점 3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3경기 모두 나서 평균 12분 48초 동안 1.7점을 넣었다.
기록을 남겼다는 게 중요하지 않았다. 봄 농구의 무게감을 경험했다는 게 중요했다. 김은선 본인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정규리그와 다른 무게감은 김은선의 농구 인생에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

2021년 10월 30일, 부산 BNK 썸과의 경기가 데뷔전이었습니다.
(김은선은 당시 8분 28초를 뛰었고, 3점슛 2개를 포함해 7점을 넣었다.)

처음에는 그냥 보이는 대로 했어요. 그런데 미스를 너무 많이 했어요. 하지만 미스를 1~2번하니까,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거 하자’고 생각했어요.(웃음) 그게 좋은 영향력을 미친 것 같아요.
가비지 타임만 소화한 게 아니었습니다. 경기 중간에도 자주 투입됐는데요.
(경기 중간에도) 뛸 줄 몰랐어요. 그래서 처음에 들어가라고 했을 때, 긴장을 많이 했어요. 팀에 피해가 될 것 같았거든요. 그렇지만 감독님과 코치님, 언니들 모두 “괜찮으니까, 너 할 거 해. 자신 있게 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보다 잘 해낸 것 같아요.
위성우 감독님한테 혼도 많이 났습니다.
못 뛰어서 혼나기도 했지만, 수비도 많이 지적받았어요. 키가 작기 때문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더 빨리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많이 어려웠어요.
감독님한테 혼나서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오히려 너무 감사했어요. 저한테 관심이 있기 때문에, 혼을 내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감독님께서 지적해주시는 게, 제가 발전하는데 힘이 될 거라고도 생각했고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도 뛰었습니다. 정규리그와는 어떤 게 다르던가요?
확실히 정규리그와는 달랐어요. 공기도 다르고, 분위기도 더 무겁더라고요. 생각보다 무거워서, 더 놀란 것 같아요. 긴장도 됐고요. 그렇지만 경기에 나설 때만큼은 ‘내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박지수 선수의 블록슛 동작 앞에서도 3점을 성공했습니다. 그 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공을 잡고 림을 보니, 찬스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던졌죠. 그런데 던지고 나니, (박)지수 언니가 제 앞에 있었더라고요.(웃음) 아무 생각 없이 던졌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프로 첫 비시즌
모든 프로 선수가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신입선수라면 꼭 경험해야 할 관문이기도 하다. 바로 비시즌 훈련이다.
시즌 훈련과는 완전 다른 성격이다. 강도 역시 차원이 다르다. 프로 훈련을 경험하지 못한 신입 선수들은 혀를 내두를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비시즌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뛰는 게 약점인 김은선에게는 더 그럴 수 있다. 우리은행은 비시즌 동안 뛰는 훈련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김은선은 혹독한 과정을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정 없는 결과가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첫 비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프로 데뷔 첫 비시즌 훈련입니다. 어떨 것 같으세요?
엄청 힘들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다른 팀의 비시즌 훈련도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또, 힘들게 운동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프로 선수라면 그런 훈련을 이겨내야 해요., 혹독한 과정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고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게임도 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걸 가장 보완하고 싶으세요?
제일 큰 단점은 지구력이에요. 뛰는 걸 잘 못해요. 그리고 수비도 많이 보완해야 해요. 키가 작기 때문에, 수비 쪽에서 버텨줘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 할 것만 잘하자’는 말을 인터뷰에서 많이 하셨습니다. 코트에서는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운동 외의 시간에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 때 했던 생각을 정리하죠. 정리한 생각만 코트에서 하려고 해요. 그래서 운동할 때 단순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팬들한테는 어떤 선수로 남고 싶으세요?
키가 작아도 악착 같이 하는 선수? 그리고 막기 버거운 선수로 남고 싶어요.

사진 제공 = W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