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선수가 기회를 잡는다, 정희재는 준비된 선수였다

KBL / 손동환 기자 / 2023-03-05 11:55:47

정희재(196cm, F)는 준비된 선수였다.

창원 LG는 2021~2022시즌 종료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사령탑 교체. 조성원 감독 대신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조상현 감독을 새롭게 임명했다.

사령탑이 교체될 때, 많은 선수들이 혼란을 겪는다. 특히, 입지를 다지지 못한 선수라면 그렇다. 물론, 기회를 더 많이 얻는 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새롭게 형성된 경쟁 구도를 견뎌야 한다.

정희재(196cm, F)도 마찬가지였다. 정희재는 이관희(191cm, G)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최고참. 하지만 코트에 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특히, 개막 첫 3경기에서 30분 이상을 벤치에서 보냈다. 코트에서 보낸 시간이 10분 미만이라는 뜻.

2라운드 중반도 마찬가지였다. 7경기 연속 10분 미만을 나설 정도로, 정희재에게 주어진 기회는 야박했다. LG가 상승세를 탔음에도, 정희재는 LG 벤치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희재는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팀에 필요한 옵션을 연구했고, 팀에서 원하는 활동량을 위해 몸을 끌어올렸다. 고참 선수로서 후배들을 끌고 가려는 움직임도 보여줬다.

그런 와중에, 경쟁자인 서민수(196cm, F)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정희재의 준비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 지난 1월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시즌 첫 두 자리 득점(12점)을 기록했고, 5일 후에는 결승 풋백 득점을 성공했다.

지난 3월 4일 수원 KT와 홈 경기에서는 3점 5개를 터뜨렸다. 이는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3점 성공 기록. 정희재의 3점이 LG의 완승(84-67)을 만들었다.

덕분에, LG는 홈 팬들 앞에서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4년 만에 30승 고지도 밟았다. 단독 2위(30승 15패) 역시 굳건히 했다. 조상현 LG 감독도 경기 종료 후 “마레이가 빼줄 때, (정)희재가 3점슛을 넣는 게 가장 좋다. 그런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KT전에서 나왔다”며 정희재의 공을 칭찬했다.

정희재도 LG 합류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성과를 얻기 전까지 많이 기다렸다. 힘든 시기를 묵묵히 견뎌야 했다. 경기 종료 후 “굉장히 힘들었다. 또, 조상현 감독님께서 부임한 첫 해이다 보니, 생각이 더 많았다. 집에 혼자 있다 보니, 외로운 마음도 더 컸다”며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고참급에 속하는 선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많이 생각했다. 가장 먼저 상대를 버틸 수 있는 수비와 리바운드, 속공 참가였다. 그래서 트레이너 형들과 몸을 만들었다. 또, (동료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슈팅 연습도 많이 했다”며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신경 썼다.

한편, 정희재는 KT전까지 44경기 동안 평균 16분 28초를 소화했다. 경기당 4.4점 2.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렇게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희재는 팀에 꼭 필요한 조각이 됐다. 아셈 마레이(202cm, C)와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슈팅 능력까지. 팀에서 원하는 모든 일들을 해냈다. 그래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희재 역시 “누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줬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다 오지만, 준비된 사람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 말이 너무 좋게 와닿았다”며 기회와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KCC에 있을 때는 형들만 따라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위치가 아니다. 만약에 경기를 질 때,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추스러야 한다. 또, 감독님-코치님-선수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그런 게 앞으로도 중요할 것 같다”며 자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주어진 기회를 어렵게 잡았기에, 자신의 역할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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