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신인왕들이 뽑은 신인왕, 허훈과 안영준 5대5 

KBL / 이재범 / 2018-03-11 06:12:38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딱 8경기만 남겨놓았다. 13일을 끝으로 정규리그를 막 내리고 14일 시상식을 갖는다. 어느 때보다 늦게 데뷔한 이번 시즌 신인 선수 중에 누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까?


허훈과 양홍석(이상 KT), 안영준(SK)이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신인상을 받았던 DB 김성철 코치, 삼성 이규섭 코치, 김주성(DB), 양동근(현대모비스), 이현민, 하승진(이상 KCC), 김종규(LG) 등 7명에게 누가 신인상을 받는 게 적당한지 물었다. 허훈과 안영준이 3표씩 나눠가졌다. 1명은 답을 피했다.


우선 응답자들이 돌아본 자신들의 데뷔 시즌이다.


1999~2000시즌 신인왕 DB 김성철 코치
45G 평균 27분 56초 출전 12.7Pts 3.1Reb 1.7Ast 3P 37.2%(58/156)
신인왕 하니까 거의 20년 전의 일이다(웃음). 저는 운이 좋았다. 인생 자체가 운이다. 실력이 있나? 당시 황성인(45G 35분 23초 출전 10.2Pts 4.8Ast, 소속팀 SK 2위)이 신인상을 받는 분위기였다. 그 때 뭔가 꼬였을 거다. 또 우리(SBS)는 역전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여러 가지 상황이 작용하는 운이 좋았다.
(당시 SBS는 5라운드 막판 9위였으며 마지막 6경기를 남겨놓고 8위였음. 이 때 5연승을 달리며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함. 김성철 코치는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 결정전이었던 LG와 맞대결에서 24점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김.)


2000~2001시즌 신인왕 삼성 이규섭 코치
45G 평균 31분 04초 출전 12.7Pts 4.7Reb 1.5Ast 3P 31.3%(21/67)
제가 그 땐 어렸다. 다시 생각해보면 프로 적응도 쉽게 하고, 당연히 주전으로 뛴다고 생각했다. 팀 성적도 좋아서 김동광 감독님께서 엄하신데 막 뭐라고 하시면 “저 들어와서 한 경기 밖에 안 졌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때 당찼다. 통합우승을 하며 프로에서도 우승을 하기 쉽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 시즌이었다. 돌아보면 그 때가 좋았고, 통합우승이 힘들다는 걸 알았다. 대학과 프로의 차이를 못 느꼈다. “외국선수가 다르지만 우리 팀에도 있으니까 그게 무슨 문제냐”라고 여겼다. 경기를 많이 뛰는 게 목표였기에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그 당시에는 평균 13점 정도 넣은 걸로 아는데 공격에 불만이 없었다. 문경은 형, 주희정 형이 대단했고, (아티머스) 맥클래리도 뛰어났다. 운이 좋게도 (무스타파) 호프의 공격력이 좋지 않았다. 그 선수가 궂은일을 해서 수비와 제 공격만 하면 되었다.


2002~2003시즌 신인왕 DB 김주성
54G 평균 36분 31초 출전 17.0Pts 8.7Reb 2.2Ast 2.1BS
데뷔 시즌 때 많이 떨렸다. 대학 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프로 와서 잘 할 것인지, 못 할 것인지 평가가 나뉘었다. 그 때 잘 안 될 거라는 사람들에게 제가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더 많이 했다. 호불호가 나뉘었는데 시즌이 끝난 뒤 안 좋은 평가를 했던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2004~2005시즌 신인왕 현대모비스 양동근
52G 평균 33분 10초 출전 11.5Pts 2.8Reb 6.1Ast 1.6Stl 3P 36.9%(69/187)
뭐가 뭔지 모르게 뛰어다녔다. 대학과 비교하면 힘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났다. 또 외국선수들도 있다. 저는 똑같이 플레이를 했는데 다들 (대학과) 플레이가 바뀌었다고 했다. 솔직히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거 그대로 따라하면서 부족한 걸 채우려고 했다. 그런데 원래 포지션이 슈팅가드인데 포인트가드로 바뀌었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전 그런가 보다 했다. 유재학 감독님께서 “가드는 슛이 좋아야 다른 것도 다 할 수 있다”며 공격에 대해 많이 말씀해 주셨다. 수비는 기본이었다. 대학 때 수비력과 비교를 할 수 없다.. 선수 구성 자체가 다르고, 외국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2006~2007시즌 신인왕 KCC 이현민
54G 평균 25분 32초 출전 8.1Pts 2.3Reb 3.6Ast 1.2Stl 3P 42.7%(76/178)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드래프트에서 몇 순위에 뽑히느냐 보다 자신에게 잘 맞는 팀에 가는 게 중요하다. 잘 맞는 게 팀 색깔뿐 아니라 지도자와도 잘 맞아야 한다. (신선우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좋아해주셨다. 신인상 후보가 전정규, 이시준 정도였는데 어느 정도 경기를 치르며 신인상을 받을 자신 있었다. 대학보다 프로무대에서 뛰는 게 더 좋았다. 그 당시에는 일리걸 디펜스(수비 선수는 자신의 매치업 선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페인트 존에 3초 이상 머물 수 없음)가 있어서 제 수비만 제치면 (골밑에 수비가) 없었다. 도움수비가 와도 늦으니까 어시스트를 주기도 쉬웠다. 플로터도 외국선수가 블록을 뒤늦게 나오기 때문에 프로 초창기에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었다.


2008~2009시즌 신인왕 KCC 하승진
45G 평균 22분 출전 10.4Pts 8.2Reb 1.3BS FG% 66.7%(184/276)
혈기 왕성할 때였다. 농구에서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재미있었다. 연패도 엄청 해서 8등인가 9등을 하다가(2라운드 막판부터 8연패를 하며 4위에서 9위로 떨어짐)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서 챔피언에 올랐다. 사실 순위가 하위권에 떨어졌어도 큰 걱정하지 않았다. 어릴 때라서 그런지 신인이었던 강병현과 즐겁게 농구를 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거라는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 우승한 뒤 추승균 감독님을 들어올렸던 우승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허재 감독님께선 저에게 공을 많이 넣어줘서 공격을 시키라는 주문을 하시며 저를 지지하고 도와주셨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다.


2013~2014시즌 신인왕 LG 김종규
46G 평균 29분 49초 출전 10.7Pts 5.9Reb 1.0Ast 0.9BS
그 때 김민구(13.4Pts 5.1Reb 4.6Ast 1.8Stl)가 너무 잘 해서 김민구가 신인상을 받을 줄 알았다. 우리 팀(LG)이 정규리그 우승을 한 혜택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그 때 민구나 저나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민구가 워낙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서 제가 우승하지 못했다면 신인상을 받지 못했을 거다. 데뷔할 때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우리 팀 구성이 워낙 좋아서 제 자리에서 제 역할만 하면 우승이 가능했었다.


이들이 뽑은 신인왕은 허훈과 안영준으로 3표씩 나뉘었다. 대부분 한참 고민 끝에 한 명이라도 선택했던 것과 달리 한 명은 “잘 모르겠다. 출전경기수가 부족하다. 부상으로 쉰 선수들도 있다”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누가 뽑혀도 이상하지 않지만, 누구 한 명을 뽑기도 그렇다. 신인상 어떡하냐?”라고 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은 각각 허훈과 안영준을 선택한 이유다.


허훈_ 안영준은 팀 성적이 좋은데 허훈과 양홍석에 비해서 임팩트가 떨어진다. 허훈과 양홍석은 잘 하지만, 팀 성적이 안 좋다. 진짜 어려운데 허훈에게 주는 게 맞다고 본다. 이름값도 무시하지 못하고, 상품성도 뛰어나다. 안영준과 양홍석에 비해 허훈이 기록에서도 더 낫다. 허훈은 두 선수에 비해 처음부터 잘 했다.


허훈_ 다 잘 하고 있다. 누구라고 말하기 그렇다. 농구를 잘 하고 있어서 누가 받아도 이상이 없다. 그 중에 뽑는다면 허훈이다. 발목을 다친 뒤 복귀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재능이 있고, 전혀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허훈_ 개인 기록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데 기록으로 그 선수의 리그 평가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선수 구성이나 전력이 약해서 마음껏 공격을 하는 것과 팀 내 경쟁 속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뛰는 거라면 보여주는 기록은 분명 다르다. 리그의 수준, 팀의 수준으로 그 선수를 평가하는 게 맞다. 그렇다고 해도 신인상 유력 후보 1,2위(허훈, 양홍석)가 꼴찌 팀에 있고, 또 국가대표 경력도 있다. 셋 중 누구를 줘도 맞지만, 누굴 줘도 찜찜한 것도 맞다. 굳이 뽑는다면 허훈이다. 허훈도 김기윤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지만, 솔직히 주전으로 뛸 선수는 허훈 1명 밖에 없다.


안영준_ 세 명 다 괜찮지만, 경기수나 최근 활약을 보면 안영준이 유력하다. 공격력도 괜찮고, 김선형이 없을 때 경기를 많이 뛰었다. 그 때 팀이 잘 나갔기에 안영준이 가장 낫다고 본다. 허훈은 잘 했지만, 부상 때문에 결장했다. 부상이나 팀 상황을 봤을 때 안영준의 팀 공헌도를 더 높게 본다.


안영준_ 안영준이다. 팀 공헌도는 이겨야 생기는 거다. 안영준이 SK에 가세하며 높이가 더 좋아졌다. 신인 선수 같지 않은 면도 있다. 허훈과 양홍석도 잘 한다. 그렇지만, 꼴찌 팀에서 신인왕이 나오는 건 그렇다.


안영준_ 모두 약하다. 개인 기록은 허훈이 좋다. 그렇지만, SK가 2위까지 올라가는데 역할을 해준다면 안영준이 가장 낫다. 꼴찌 팀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기회를 많이 받는다. 안영준은 치고 들어가기 힘든 선수 구성인데 그 가운데에서 제몫을 해준다. 예상 이상으로 잘 해서 놀랐다. 195cm 신장의 선수가 드리블로 달리는 게 쉽지 않다. 리바운드 가담도 좋고, SK와 잘 맞는 거 같다.


사진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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