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코트 위의 에너자이저 ‘고양 돌쇠’ 신지원이 그리는 진심의 농구

BAKO INSIDE / 김채윤 기자 / 2026-05-07 20:10:20

본 인터뷰는 3월 초 진행되었으며,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6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바스켓코리아=김채윤 기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팀과 헌신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 신지원(고양 소노)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잡은 농구공이 이제는 인생의 전부가 됐고, 부산에서 서울을 거쳐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신지원은 지금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서다.

 

처음 농구공을 잡게 된 순간이 궁금해요.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중학교 때 학교 운동장에 농구 골대만 있었어요.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보니, 농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죠. 그러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친구가 “스킬 캠프에 같이 가보자”고 했어요. 저는 그 이후로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한양대로 진학을 결정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학교 위치도 마음에 들었지만, (정재훈)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농구 방향이 저와 잘 맞았어요. 제가 키에 비해 잘 뛰어다니는 편이라, 전형적인 센터에 갇히지 않을 거라고 여겼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요. 학교의 좋은 이미지도 선택에 한몫 했습니다. 

대학교에서 보낸 4년의 시간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요?
‘매년 계단을 오르듯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기록이 조금씩 좋아졌고, 그 수치들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줬거든요. 무엇보다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서 농구를 했어요.

코트 위에서 본인만이 가진 ‘확실한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리바운드를 따내려는 집념과 속공 참여도입니다. 또, 큰 키임에도, 앞선 수비에서 뒤처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가장 확실한 무기’는요?
대학리그에서도 보여드렸듯, 리바운드를 향한 의지가 강합니다.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도, 저는 일단 뛰어들고 봐요. ‘꼭 잡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가면, 공이 신기하게 제 손에 닿는 것 같아요.

서울 생활이나 경기력 측면에서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었나요?
지방에서 서울로 처음 올라왔을 때, 조금 힘들었어요. 연습 경기 여건부터 달랐죠. 특히, 저학년 때만 해도, 팀에 센터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바로 실전에 투입돼야 했죠. 그렇지만 형들과 호흡이 안 맞아, 미스도 많았고 자신감도 떨어졌어요.
하지만 그때부터 '죽기 살기로 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슈팅 연습에 매달렸어요. 그렇게 버티다 보니, 3학년 때부터는 슬럼프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드래프트 날 이름이 불리던 순간의 기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순위가 뒤로 밀리면서, 정말 초조했어요. 손창환 감독님께서 제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그렇지만 너무 긴장해서, 준비한 멘트를 다 잊어버렸어요. 코치님 성함도 버벅거릴 정도로, 경황이 없었죠.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를 만큼,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소노가 신지원 선수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4번 포지션에서 보여줄 수 있는 궂은일과 수비, 리바운드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또, 5번 선수도 밖으로 나와 플레이하는 게 소노의 스타일 중 하나라, 저 개인적으로는 팀 스타일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프로의 세계에 발을 들여보니, 대학 시절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팀 운영 시스템과 전술의 디테일이 완전히 다릅니다. 수비 체계부터 공격의 틀까지 모든 게 세밀하게 짜여 있어요. 대학 때는 특정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면도 있었다면, 정해진 약속을 이행하는 능력이 프로에서는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의 강도나 자기 관리의 중요성 역시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팀 내에서 특별히 의지가 되는 존재가 있다면요?
중·고등학교 선배인 (조)석호 형이 정말 많이 챙겨줍니다. “내 후배”라며, 형들에게 여기저기 소개해줬어요. 덕분에, 저도 빨리 녹아들 수 있었어요. 동기인 (강)지훈이와도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라, 숙소에서 농구 얘기를 많이 해요.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규리그 데뷔전(2025.12.07 vs 서울 삼성)을 치렀을 때의 떨림이 아직 남아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첫 경기 때는 온 지 얼마 안 된 상태라, 형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급급했어요. 전술을 까먹을 정도로 긴장했죠. 두 번째 경기인 KT전에서는 의욕만 앞섰고요. 그래서 너무 이른 시간에 많은 파울을 범했어요. 조금 더 차분하게 버텼어야 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농구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단 1분을 뛰더라도, 코트 위에서 모든 걸 쏟아부으려고 합니다. 출전 시간에 상관없이,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위해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뛰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신지원에게 농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인생의 ‘동반자’ 같아요. 처음 농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께 “절대 그만두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요. 힘들 때마다 그 약속을 생각하며 버텼고,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경기를 조립하는 가드도 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리바운드를 잡을 때의 짜릿함이 세상에서 가장 좋습니다.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몸 사리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 팀을 위해 언제든 헌신할 준비가 된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신지원은 믿고 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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