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가볍게 점프하는 베즐리, 엉덩이 무거운 마레이 … 이들이 연출했던 명승부

KBL / 손동환 기자 / 2026-10-23 11:55:49

# INTRO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6~2027 외국 선수는 게이지 프림(206cm, C)과 다리우스 베즐리(206cm, F)다. 프림은 2022~2023시즌부터 3시즌 동안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고, 베즐리는 2026~2027시즌에 KBL을 처음 경험하고 있다. 다시 말해, 프림은 경력자고, 베즐리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베즐리의 퍼포먼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이 공격 틀을 바꿨고, 베즐리가 바뀐 틀에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모비스 또한 최근 3경기에 2승을 챙겼다.
사령탑의 전술 변화만 있는 건 아니었다. 베즐리의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좋다. 특히, 베즐리는 자신의 운동 능력을 블록슛과 수비 리바운드에 활용한다. 이는 현대모비스 골밑 수비의 핵심 기반.
베즐리는 이번 창원 LG전에서도 그런 역량을 드러내야 한다. 프림의 수비 부담을 덜고, 수비 성공을 속공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정반대의 성향인 아치 굿윈(193cm, G)과 아셈 마레이(202cm, C) 모두 제어해야 한다.

# Part.1 : 맛보기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베즐리의 수비 매치업을 고민했다. 베즐리를 굿윈에게 붙일 경우, 칼 타마요(202cm, F)를 제어할 포워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 그러나 “베즐리의 수비 반응 속도가 좋고, 베즐리의 블록슛 타이밍과 높이도 뛰어나다”라며 베즐리의 기본적인 수비 역량을 신뢰했다.
베즐리는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프림이 마레이를 막아야 했기 때문. 그래서 베즐리는 프림과 마레이의 맞대결을 지켜봤다.
LG가 ‘아치 굿윈-양홍석-칼 타마요’를 내세울 때, 현대모비스의 프론트 코트진이 매치업을 제대로 짤 수 없었다. 이를 인지한 현대모비스 벤치는 1쿼터 종료 1분 17초 전 베즐리를 투입했다. 베즐리는 굿윈에게 갔다.
베즐리는 긴 리치와 높이로 굿윈을 압박했다. 김경원(198cm, F)의 스크린 또한 잘 빠져나갔다. 굿윈으로부터 파생되는 옵션들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 킥 아웃 패스와 3점 등 공격 진영에서도 기여도를 높였다.
1쿼터 마지막 수비 때도 굿윈을 잘 압박했다. 굿윈과 LG 선수들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굿윈의 1대1을 강제했다. 그리고 돌파하는 굿윈을 끝까지 쫓았다. 굿윈의 레이업이 림을 관통했으나, 베즐리의 수비는 좋았다. 맛보기를 제대로 했다.

# Part.2 : 베즐리의 몸은 가볍고, 마레이의 엉덩이는 무겁다

베즐리는 2쿼터에 칼 타마요(202cm, F)를 막았다. 이우석(196cm, G)이나 정준원(193cm, F) 등 국내 3번들이 굿윈한테 갔다. 그런 이유로, 베즐리의 수비 부담이 줄었다. 이우석 혹은 정준원이 수비 진영에서 힘을 내야 했다.
물론, 베즐리는 타마요의 백 다운에 밀렸다. 타마요와 거리를 둬야 했다. 블록슛 타이밍조차 잡지 못했다. 그러나 타마요의 슛이 림을 통과하지 못했고, 베즐리는 높은 점프로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다. 마레이의 공격 리바운드를 봉쇄했다.
현대모비스의 턴오버가 발생한 후, 베즐리는 마레이의 백 다운을 버텨야 했다. 힘싸움에서는 밀렸지만, 빠른 손질로 마레이의 중심을 흔들었다. 마레이에게 패스를 강요했다. LG의 공격 또한 정체시켰다.
베즐리는 LG 국내 선수의 볼 없는 스크린을 체크하지 못했다. 등 뒤에서 느낀 스크린이라,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림 근처로 향하는 마레이를 체크하지 못했다. 뒤늦게 점프했으나, 마레이의 레이업을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프림이 부상을 당했다. 베즐리 혹은 이승현(197cm, F)이 마레이에게 갔다. 하지만 두 선수가 마레이의 백 다운을 막을 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베즐리도 불필요한 점프를 했다. 그래서 현대모비스는 3점 라인 밖에서의 패스를 막지 못했다. 3점을 연달아 허용했다. 2쿼터 종료 4분 54초 전 36-38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베즐리는 빠르게 높았다. 속공 전개하는 굿윈을 끝까지 쫓았고, 굿윈의 레이업을 어떻게든 건드리려고 했다. 그런 동작이 굿윈의 밸런스를 미묘하게 흔들었다. 베즐리의 수비는 성공이었다.
베즐리의 점프는 분명 무모해보였다. 그런데 체공 시간이 길었고, 높이는 어마무시했다. 마레이의 훅슛 타이밍을 잘 늦췄다. 마레이의 타이밍을 불완전하게 했다. 그 후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전개. 프림의 공백을 지워버렸다.
베즐리가 마레이의 백 다운에 계속 밀렸다. 나머지 4명이 림 쪽으로 살짝 처졌다. 그래서 현대모비스는 마레이의 패스와 3점을 막지 못했다. 베즐리는 그 후에도 마레이의 엉덩이와 페이크를 감당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45-51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마레이의 힘, 그래도 희망은 남아있다

프림이 하프 타임에도 몸을 풀지 않았다. 벤치에도 없었다. 더 명확해졌다. 베즐리가 후반전에도 혼자인 사실이.
어쨌든 베즐리는 3쿼터에도 마레이에게 향했다. 마레이를 1대1로 대응하기는 했으나, 마레이를 동반한 2대2에 대처하지 못했다. 마레이를 대비해 림 쪽으로 처졌으나, 양준석(181cm, G)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
베즐리는 마레이를 제대로 박스 아웃하지 못했다. 마레이에게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허용했다. 또, 마레이와 유기상(188cm, G)의 2대2를 늦게 대처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유기상 수비수가 유기상에게 돌아올 때까지, 베즐리가 볼 흐름을 차단하지 못했다.
베즐리는 마레이의 골밑 요령을 따라가지 못했다. 마레이의 스텝과 힘싸움에 고전한 것. 그래서 베즐리는 점프를 망설였다. 그 사이, 마레이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다.
무엇보다 베즐리의 힘이 떨어졌다. 베즐리의 점프가 여전히 높았지만, 베즐리의 점프가 압도적이지 않았던 이유. LG 국내 선수들에게 이를 포착당했고, 수비 리바운드를 압도적으로 쥐지 못했다.
베즐리는 3쿼터 종료 1분 59초 전에도 정인덕(196cm, F)의 쳐내기와 양홍석(196cm, F)의 세컨드 찬스 포인트에 당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때 58-63으로 밀렸고,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베즐리를 동반한 현대모비스 수비가 림 쪽으로 망을 좁혔다. 그 후 로테이션. 3점 라인까지 잘 커버했다. 62-65. 희망을 남겨뒀다.

# Part.4 : 아쉬었다, 잘해줬기에...

베즐리는 4쿼터에도 쉴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에너지를 공격 진영에서 발산했다. 특히, 4쿼터 시작 2분 24초에 마레이의 손질을 스핀 무브로 역이용. 그 후 투 핸드 덩크를 꽂았다. 타마요로부터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 또한 얻었다. 3점 플레이로 67-70을 만들었다.
하지만 베즐리는 수비 리바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점프를 높이 했으나, 타이밍 싸움에서 마레이에게 밀린 것. 이는 유기상의 3점으로 연결했다. 역전을 원했던 현대모비스는 70-75.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현대모비스 모든 선수들이 마레이와 베즐리의 구도에 신경 썼다. 그 사이, 양준석의 볼 없는 움직임을 놓쳤다. 양준석에게 컷인을 허용. 현대모비스 선수들 모두 이를 허탈하게 여겼다.
베즐리는 림 근처에서 잘 싸웠다. 그렇지만 림 싸움에 특화된 마레이에게 계속 당했다. 마레이한테 좋은 자리를 내줬고, 마레이처럼 루즈 볼 지점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점프할 타이밍을 놓쳤고,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허용했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3분 37초 전에도 75-81로 밀렸다.
베즐리의 요령은 분명 부족했다. 그러나 마레이의 볼에 어떻게든 접근했다. 마레이의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없애버렸다. 이를 수비 리바운드했고, 오른쪽 코너로 향한 서명진(189cm, G)에게 볼을 줬다. 서명진의 동점 3점(81-81)을 어시스트했다. 남은 시간은 2분 52초였다.
물론, 베즐리는 경기 종료 1분 58초 전에도 마레이에게 실점했다. 마레이의 미는 동작을 미리 막지 못했고, 마레이의 스텝과 슛 동작에 점프를 한 것. 그렇지만 상관없었다. 현대모비스와 LG가 83-83으로 균형을 이뤘기 때문.
베즐리는 그 후 양준석과 마레이의 2대2를 막아야 했다. 그러나 림으로 향하는 마레이에게 신경을 기울였다. 하지만 제리 아바디아노(180cm, G)가 이때 양준석을 놓쳤다. 자유투 라인에 있는 양준석한테 노 마크 찬스를 허용했다. 양준석한테 결국 실점.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1분 21초 전 83-85로 밀렸다.
현대모비스는 그 후 점수를 내지 못했다. 83-88로 패배했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아쉽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러나 “베즐리의 몸싸움은 약하지만, 베즐리의 수비 센스가 좋았다. 베즐리가 버텨줬기에, 우리가 프림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며 베즐리의 수비를 높이 평가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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