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KB의 ‘승부처 변칙 라인업’, 한축을 맡았던 ‘이채은’
- WKBL / 손동환 기자 / 2025-12-23 11:55:52
이채은(172cm, F)은 마지막 라인업의 한축이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청주 KB는 2025~2026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다. ‘WKBL 여제’인 박지수(196cm, C)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완수 KB 감독는 박지수에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 박지수 역시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
이유는 확실하다. KB가 2024~2025시즌에 박지수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높은 에너지 레벨’과 ‘자신 있는 슈팅’으로 상대를 잘 괴롭혔다. 2024~2025 플레이오프에서도 아산 우리은행과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이채은과 양지수(172cm, F) 등 백업 자원들이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이제 KB에 꼭 필요한 선수다. 상대 외곽 주득점원을 틀어막고, 3점 찬스를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2025~2026시즌에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채은과 양지수는 부산 BNK전에도 중요하다. BNK의 외곽 핵심 자원이 이소희(171cm, G)고, 두 선수가 이소희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이채은과 양지수의 수비 비중이 KB와 BNK의 경기에서 더 높을 수 있다.
# Part.1 : 속공+3점+2대2
김완수 KB 감독도 경기 전 “BNK의 주전 4명(안혜지-이소희-박혜진-김소니아) 모두 볼을 다룰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대1 수비부터 탄탄히 해야 한다. 동시에, 팀 디펜스 역시 끈끈하게 해내야 한다”라며 ‘수비’를 강조했다.
이채은이 먼저 뛰었다. 이채은은 김소니아(178cm, F)와 매치업됐다. 다만, 김소니아가 2대2를 할 때, 이채은은 바꿔막기를 했다. 변소정(180cm, F)과 미스 매치. 이때에도 힘싸움을 많이 해야 했다.
그렇지만 KB는 야투 실패 후 속공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이채은이 김소니아의 피지컬에 밀렸다. KB가 왼쪽 코너에 김소니아를 가뒀으나, 김소니아의 킥 아웃 패스에 수비 허점을 드러냈다. 탑에서 스나가와 나츠키(162cm, G)에게 3점을 허용. 6-13으로 밀렸다.
KB가 경기 시작 4분 55초 만에 강이슬(180cm, F)을 벤치로 불렀다. 양지수(172cm, F)를 대신 투입했다. 더 낮은 라인업을 가동했다. 이채은의 반응 속도는 더 빨랐다. 활동량 역시 더 많았다.
그러나 KB는 1쿼터 종료 4분 27초 전 박지수를 투입했다. 박지수가 림 근처를 단속할 수 있기에, 나머지 선수들은 자기 매치업 혹은 자기 지역에 집중하면 됐다. 양지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박지수가 2대2 수비에 자주 참가했다. 박지수가 림을 자주 비웠다. KB의 수비망이 오밀조밀하지 못했다. 분산된 KB의 수비는 약점을 드러냈고, KB는 16-22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이채은의 뒤에 있는 선수
이채은이 2쿼터에 돌아왔다. 이채은은 또 한 번 김소니아 앞에 섰다. 김소니아의 잽 스텝에 김소니아와 멀어졌으나, 김소니아의 퍼스트 스텝을 잘 쫓아갔다. 김소니아에게 패스를 강요했다. 수비 성공이었다.
하지만 이채은이 수비를 해낸 것과 달리, KB는 야투 실패 후 백 코트를 하지 못했다. 오른쪽 사이드 라인으로 따라 뛴 박혜진(178cm, G)에게 3점을 내줬다. 점수를 좁혀야 했던 KB는 2쿼터 시작 1분 34초 만에 16-25로 밀렸다.
KB는 결국 변형 지역방어를 꺼내들었다. 존 프레스도 곁들였다. 이채은의 수비 범위가 더 넓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 수비가 헐거웠다. 그래서 KB는 2쿼터 시작 4분 2초 만에 박지수를 다시 투입했다.
박지수가 페인트 존을 지켜줬다. 그래서 KB 외곽 자원들이 BNK 코너 공격을 쉽게 차단할 수 있었다. 이채은 역시 필사적이었다. 백 다운하려는 김소니아를 온몸으로 저지. 김소니아에게 볼을 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KB는 어쨌든 수비를 강화했다. 다만, 백 코트를 늦게 했고, 수비 리바운드를 내줬다. 그 결과, 2쿼터 마지막 42.5초 동안 4점을 내줬다. 36-37. 앞설 기회를 놓쳤다.

이채은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힘든 싸움을 했다. 김소니아의 힘과 맞선 것. 김소니아를 어떻게든 밀어내려고 했으나, 김소니아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옆에 있던 사카이 사라(165cm, G)가 도와줘야 했고, 사라 옆에 있던 박혜진이 노 마크 찬스를 획득했다. 이채은은 그렇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BNK가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번갈아 기용했다. KB로서는 다행이었다. 특히, 김소니아가 나갈 때, KB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KB의 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수비를 해낸 KB는 속공을 해냈다. 3쿼터 시작 3분 37초 만에 46-44. 재역전했다.
이채은의 손질은 더 과감해졌다. 이채은은 김소니아의 볼을 왼손으로 긁어냈다. 파울 판정을 받기는 했으나, 파울 챌린지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오히려 팀원에게 공격 기회를 안겼다. 김완수 KB 감독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채은의 열정이 팀 파울과 마주하고는 했다. 그러나 KB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BNK 주전들의 득점력을 제어했다. 그 결과, KB는 BNK와 백중세를 유지했다. 54-52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마지막 라인업
양지수가 4쿼터에 먼저 나섰다. 4쿼터 시작 후 3분 23초 동안 김소니아를 버텼다. 그러나 양지수의 에너지가 떨어진 것 같았다. 양지수를 지켜본 김완수 KB 감독은 이채은을 다시 투입시켰다.
그리고 KB는 강이슬을 벤치로 불렀다. 경기 종료 5분 36초 전부터 ‘허예은-사카이 사라-이채은-나윤정-박지수’를 투입했다. 박지수를 제외한 4명이 175cm 이하. KB는 변칙적인 스몰 라인업을 꺼냈다.
김완수 KB 감독은 확실한 근거를 지녔다. ‘박지수’라는 확실한 컨트롤 타워가 건재한 것. 박지수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를 했기에, 이채은을 포함한 이들이 자기 매치업에 집중하면 됐다. 정확히 말해, 자기 매치업들의 3점을 막으면 됐다.
그런 전략이 점점 맞아떨어졌다. KB는 경기 종료 2분 47초 전 63-54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70-57로 경기를 종료했다. 7승 4패로 단독 2위. 1위인 부천 하나은행(8승 3패)을 1게임 차로 쫓았다.
김완수 KB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우리는 스몰 라인업을 오랜 시간 지속했다. 그 농구를 버리면 안 됐다. 다만, (박)지수가 돌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여러 라인업을 사용할 수 있다. 4쿼터 라인업도 그 중 하나였다”라며 4쿼터 라인업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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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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