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2.9초 전 결승 버저비터, 하남KCC 정지우 “체육관에 남아 림을 겨눈 보상”
- 아마 / 최상훈 기자 / 2026-10-16 20:50:19

[서초에서 하남으로] 엘리트를 꿈꾸며 선택한 더 높은 무대
정지우의 첫 코트는 아버지와 형이 함께 뛰던 서초체육관이었다. 먼저 농구를 시작한 형의 시범을 보며 자연스럽게 볼을 잡았고, 가족과 함께 땀을 흘리며 농구의 맛을 알았다.
동네 체육관에서 재미로 즐기던 농구는 어느 순간 ‘진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로 바뀌었다. 더 수준 높은 무대에서 부딪치기 위해 하남KCC의 문을 두드렸을 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하남에 처음 왔을 때 ‘애들이 정말 잘한다’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살아남으려면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훕스쿨 활동까지 병행하며 코트를 두 배로 뛴 이유도 더 많은 실전 경험을 쌓고 싶어서였어요. 밖에서 부딪치며 얻은 경험들이 결국 팀 안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었거든요.”
성장의 과정이 늘 매끄러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지우는 정체기를 돌파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플레이가 잘 안 풀릴 땐 그냥 목표 하나를 두고 될 때까지 끝까지 매달려요. 그렇게 연습하다가 막혔던 플레이가 실전에서 통하는 순간의 쾌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거든요. 그 희열을 떠올리며 버텨내요.”
[제천의 시련] 흔들렸던 헬프 디펜스, 본선에서 다잡은 집중력
이번 제천 대회 여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예선 첫 경기를 기분 좋게 통과했지만, 제천OBJ와의 맞대결에서 수비의 빈틈이 드러났다.
“수비에서 개인적인 움직임이 많이 꼬였어요. 헬프 수비 타이밍도 늦었고 로테이션도 유기적으로 돌지 못했죠. 안일했던 제 플레이를 반성하면서, 본선에서는 반드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팀 수비부터 철저히 지키자고 다짐했어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본으로 돌아간 정지우의 집중력은 토너먼트가 거듭될수록 단단해졌다.

[결승전 4쿼터의 기적] “손끝을 떠나는 순간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창원LG와의 결승전이었다. 4쿼터 종료 3초를 남겨두고도 승패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었던 살얼음판 승부. 코트에 서 있던 정지우의 심장은 거세게 뛰었다.
마지막 인바운드 공격 상황, 정지우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생각만 품었다.
“작전타임이 끝나고 코트에 서면서 ‘내 손에 공이 오면 망설이지 않고 무조건 림을 본다’고 마음먹었어요. 서준이의 패스가 제 손에 딱 들어왔죠. 자세가 완벽하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공이 손끝을 떠나는 순간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그물을 흔든 위닝샷 뒤에는 든든한 동료들과 가족의 묵묵한 서포트가 있었다.
“정확한 패스를 찔러준 서준이뿐만 아니라 끝까지 서로를 믿고 버텨준 모든 팀원들에게 고마워요. 그리고 경기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늦게까지 체육관에 남아서 훈련하길 참 잘했다’는 거였어요. 훈련이 끝난 뒤에도 체육관에 남아 부족한 부분은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리바운드를 잡아주신 아버지가 계셨기에 이 샷을 넣을 수 있었어요.”
거창한 수식 대신 체육관의 불이 꺼질 때까지 가장 늦게 코트에 남아 슈팅을 던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정지우. 승부처에서 클러치 샷을 던질 줄 아는 이 대담한 소년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를 향해 있었다.
“코트 위에서 늘 배움을 잊지 않고, 지금보다 훨씬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 하남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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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