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하든 보낸 휴스턴이 다른 팀에 제시했던 조건

칼럼 / 이재승 기자 / 2021-01-15 09:47:31


휴스턴 로케츠가 끝내 프랜차이즈스타와 결별했다.
 

『ESPN』의 애드리언 워즈내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이 ‘The Beard’ 제임스 하든(가드, 196cm, 102.1kg)을 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휴스턴은 브루클린 네츠로 하든을 보내기로 했으며, 복수의 선수와 다수의 지명권을 주고받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까지 가세해 4자 간 트레이드가 완성됐다.
 

현지 여러 소식통에 의하면, 브루클린은 예상대로 브루클린과 접촉에 앞서 다른 팀과 조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이 당초에 관심을 보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마이애미 히트, 보스턴 셀틱스가 대표적. 이들 중 한 팀과 조건이 맞을 시 다른 팀이 가세해 다자 간 거래가 성사될 여지도 많았다고 봐야 하나, 휴스턴의 최종 교섭 상대는 브루클린이었다.
 

알려진 여러 조건을 보면, 휴스턴은 현역 올스타나 올스타급 중 한 명이 포함되길 바랐다. 그러나 휴스턴은 정작 올스타를 내줄 의사가 없는 브루클린과 트레이드에 최종 합의했다. 대신 세 장의 1라운드 티켓과 네 장의 1라운드 교환권리, 추가적으로 클리블랜드로부터 1라운드 티켓 한 장을 추가로 확보한 것을 택했다.
 

구도를 보면, 우선 휴스턴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다지길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존 월과 크리스천 우드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데다 기존의 에릭 고든, 대뉴얼 하우스, P.J. 터커까지 자리하고 있는 만큼, 올스타급 전력감이 가세한다면, 충분히 전력을 정비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만한 구성이다. 하지만 휴스턴은 지명권을 받는 거래를 끌어낼 수밖에 없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휴스턴은 우선 필라델피아와 협상에 나섰으나 거래를 완성하지 못했다. 결론부터 보면, 양 구단 수뇌부가 원하지 않는 트레이드였다. 『The Athletic』의 샴스 카라니아 기자에 의하면, 휴스턴은 하든을 보내는 대가로 벤 시먼스, 마티스 타이불을 골자로 협상에 나섰으며, 필라델피아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명권 다수가 포함된 제안이었다.
 

그러나 거래는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휴스턴은 시먼스와 타이불 외에도 타이리스 맥시를 추가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필라델피아의 유능한 볼핸들러를 모두 빼내오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시먼스는 현역 올스타이긴 하나 여전히 어리며 타이불과 맥시는 필라델피아가 집중하고 있는 백코트 유망주다. 결국, 필라델피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휴스턴이 맥시가 아닌 브루클린에서 받아냈던 것처럼 좀 더 많은 지명권을 포함하고 타이불이나 맥시 중 한 명만 받아갔다면, 거래가 성사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휴스턴은 상대적으로 드래프트픽을 보내길 바랐던 필라델피아에 타이불과 맥시를 모두 바라면서 거래는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필라델피아의 시즌 초반 성적을 고려하면, 거래에 나서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필라델피아는 확실한 슈퍼스타를 더할 기회를 놓쳤다. 대개 준척급 올스타 다수를 유지하는 것보다 확실한 슈퍼스타 한 명을 데려오는 편이 우승도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게다가 필라델피아는 조엘 엠비드라는 리그 최고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든 트레이드를 통해 본격적인 대권주자로 도약에 나설 수도 있었으나 필라델피아는 지금의 전력을 유지하길 바랐다.
 

오프시즌에 필라델피아는 데럴 모리 사장과 닥 리버스 감독을 영입하면서 경영진부터 코치진까지 대대적으로 쇄신했다. 지난 시즌에 야기됐던 엄청났던 지출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도 다수의 슈터를 불러들여 코트 위에서 공간 확보에 나서면서 전력 균형도 잘 맞췄다. 악성 계약은 알 호포드(오클라호마시티)도 최소 출혈로 처분하면서 유동성 확보에도 파란불을 켰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반 많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기존 전력 유지를 통해 좀 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기로 한 셈이다. 휴스턴이 바라는 하든 트레이드에 합의했다면, 다른 포지션의 전력 약화가 도드라지기 때문. 이에 현재의 두터운 선수층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또한, 필라델피아는 타이불이나 맥시의 잠재력을 높게 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필라델피아의 유능한 전력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 시먼스가 단점도 많기 때문에 이를 메우려는 것으로 보이며, 하든이 다가오는 2021-2022 시즌 뒤 팀을 떠날 수도 있는 만큼, 지나친 불확실성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NBA Central』은 조건이 성사됐다고 하더라도 휴스턴의 틸먼 퍼티타 구단주는 하든의 필라델피아행을 바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모리 사장은 지난 시즌까지 휴스턴의 단장으로 재직했으나, 시즌 끝나고 해임됐다. 이에 틸먼 구단주는 모리 사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필라델피아가 아닌 다른 팀으로 하든을 보내길 바랐다.
 

종합하면, 휴스턴의 행보는 필라델피아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봐야 하며, 이는 퍼티타 구단주의 의도가 상당 부분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은 필라델피아가 아닌 다른 팀과 협상에 나서야 했으며, 이로 인해 올스타가 포함되지 않은 트레이드를 끌어낸 셈이다. 더군다나 개인적인 감정으로 거래 노선 하나를 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지명권 확보는 고무적이나 하든을 매물로 안정된 전력감이나 별도의 유망주가 포함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22년 이후 지명권 다수를 받아냈고, 연거푸 활용할 교환권리까지 고려하면 휴스턴은 어설픈 전력보강보다는 미래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고 볼 여지가 많다.
 

또한, 그간 지출이 많았던 만큼, 더 이상의 사치세를 원치 않은 것이라 볼 여지도 많다. 휴스턴은 최근 서너 시즌 동안 우승 도전에 나서면서 지출이 지나치게 많았다. 특히, 러셀 웨스트브룩(워싱턴)을 데려오느라 복수의 지명권과 교환권을 내준 것을 고려하면, 이를 메우면서 1라운드 티켓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브루클린과 협상에 나섰다고 보면 된다.
 

보스턴 셀틱스
휴스턴은 보스턴에게도 조건을 알렸다. 휴스턴은 보스턴에 제일런 브라운, 마커스 스마트, 다수의 드래프트픽을 바랐다. 브라운이야 포함될 수 있으나 스마트까지 더해지면서 보스턴의 데니 에인지 단장은 휴스턴의 조건을 거절했다. 에인지 단장도 휴스턴의 조건이 다소 과하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스턴은 탄한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보스턴인 2010년대 후반부터 단행했던 전력감 영입(어빙, 헤이워드, 호포드)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제이슨 테이텀을 필두로 브라운과 스마트까지 기존 유망주가 보스턴의 유능한 전력으로 확실하게 탈바꿈했다. 이들 세 명을 필두로 전력을 잘 구축하고 있어 굳이 팀의 근간을 흔들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에 켐바 워커, 이번에 트리스탄 탐슨까지 데려오면서 다른 자리도 잘 채웠다. 이를 고려하면 보스턴이 굳이 하든을 받을 이유는 없었다. 확실한 빅맨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설사 트레이드를 타결했다고 하더라도 우승 도전이 쉽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브라운과 스마트를 내준다면 하든과 테이텀으로 전력을 꾸려야 한다. 대권주자가 되기에는 아쉽다.
 

이에 보스턴은 현재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추후를 도모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보스턴에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라는 최고 옵션이 존재하는 만큼, 굳이 하든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슈퍼스타를 데려올 이유는 더욱 없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팀이 좀 더 어우러질 시간이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섣불리 트레이드에 나설 이유는 없었다.
 

휴스턴으로서는 브라운을 중심으로 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끌어냈다면, 선수구성이 달랐을 수도 있다. 휴스턴의 중심이 나름 중심을 잘 잡고 있어 스윙맨인 브라운이 가세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존 월이 외곽슛이 취약하기에 브라운이 보스턴이 아닌 휴스턴에서 얼마나 많은 위력을 떨쳤을지 예상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트레이드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인 에인지 단장이 선뜻 거래를 진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보스턴은 하든보다 이제는 전력감이기도 하지만 테이텀과 브라운의 향후 잠재력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봐야 하며, 최근 두 시즌을 통해 이를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여러모로 보스턴으로서는 트레이드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마이애미 히트
앞선 조건은 약과에 불과했다. 마이애미에 내건 조건은 필라델피아와 보스턴의 조건을 사실상 합쳤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보스턴은 마이애미에게도 거래 조건을 제시했다고 알렸다. 해당 조건에는 타일러 히로, 던컨 로빈슨, 프레시우스 아치우와, 두 장의 1라운드 지명권, 네 장의 1라운드 교환권을 바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휴스턴이 바라는 올스타가 포함되지 않았다. 즉, 마이애미가 자랑하는 팀의 기둥인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 중 한 명을 보내지 않고 나온 조건이었다. 히로라는 마이애미 최고 유망주와 로빈슨이라는 샤프슈터를 보내는 것은 아쉽지만, 샐러리캡을 채울 만한 선수를 더하면 충분히 좋은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었다.
 

만약, 해당 조건에서 거래가 성사됐다면, 마이애미는 ‘하든-버틀러-아데바요’로 이어지는 막강한 삼각편대를 꾸릴 수 있으며, 단순 공격에서도 하든과 버틀러라는 확실한 선택지를 보유하게 된다. 올스타 셋이 규합하게 되는 만큼, 마이애미는 지난 2010년에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 영입에 성공한 이후 다시금 확실한 BIG3를 꾸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하든 트레이드에 사뭇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여름에 이적시장에 나올 예정이던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영입에 관심이 있었으나 그의 연장계약으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하든이나 브래들리 빌(워싱턴)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정작 협상에는 소극적이었다.
 

자세한 파악은 어려우나, 시즌 중인 만큼 BIG3를 꾸렸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분을 채우기 쉽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오프시즌이라면 삼각편대를 꾸린 뒤 이들을 뒷받침 할 카드를 채울 여지가 많다. 그러나 시즌 중이라 다른 전력을 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하든을 영입하더라도 지금이 적기가 아니라고 봤을 수도 있다.
 

둘 다 공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버틀러의 성향을 고려할 때, 하든과 막상 좋은 조합이 아니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 버틀러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뛸 때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것처럼 승부에 집중한다. 승부욕이 아주 강한 만큼, 하든이 승부욕이 적다는 게 아니라 유형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조합에서 의문을 찾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마이애미는 이번 하든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은 만큼, 2022년을 겨냥하고 있을 수 있다. 2022년이면 하든이 브루클린과의 계약이 만료되며, 빌이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다. 빌이 옵션을 사용할 것이 유력한 점을 고려하면, 마이애미는 지금 당장이 아닌 2022년을 염두에 둘 만하다. 당시 하든과 계약한다면, 지금처럼 4,0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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