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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인사이드] KBL의 마당쇠를 자처한 남자, 이준우 사무차장

기사승인 2020.05.21  13: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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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4월호 웹진에 게재됐습니다. 인터뷰는 ‘시즌 조기 종료’ 결정 전인 3월 17일에 이뤄졌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으시다면 → 바스켓코리아 4월호 웹진 보기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프로농구 경기에서 가장 주목 받는 사람은 코트에 선 10명의 선수다. 선수들은 자신의 강점과 투지를 코트에서 보여주고,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환호를 보낸다.

그러나 선수와 팬이 빛나기 위해서는, 많은 기반 조건들이 필요하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 모르게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이준우 KBL 사무차장은 그 중 1명이다.
이준우 사무차장은 KBL 사무국에서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 그의 경험은 KBL 운영에 큰 힘을 주고 있다. 이는 이번 <피플 인 더 코트>에서 이준우 사무차장을 다루는 핵심 요인이다.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 소개와 맡은 역할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KBL의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이준우라고 합니다. 1997년 2월에 KBL에 입사했고, 그 후 경기운영팀과 기획총무팀, 홍보마케팅팀 등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4년 전부터 사무차장을 맡았습니다. 집행부와 사무국 직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사무국과 각 구단의 부족한 점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무차장’은 ‘마당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부서에서 업무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배우셨나요?
운영팀에서는 선수 등록과 제도에 관한 부분을 배웠습니다. 연맹의 기초적인 업무를 해봤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케팅팀에 있을 때는 수입원에 관한 업무를 해봤죠. 특히, 마케팅팀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어요. 공모전을 통해 캐릭터 제품도 만들고, 프로스포츠 단체 처음으로 캐릭터 페어도 참가했죠. 그리고 관리팀에 와서는 경영에 관한 걸 배웠습니다.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한 게 지금 와서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KBL 사무국은 제도 신설과 개편, 업무 수행 등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위기 상황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저희 KBL 사무국은 계속 위기라는 생각을 하고, 긴장감을 갖고 업무에 임했습니다. KBL이 처음 생길 때는, IMF가 왔었습니다. 그 때 겪었던 경제적인 위기 상황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금 ‘코로나’ 사태가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KBL 출범 이후, 리그 전체가 이렇게 장기적으로 중단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KBL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오심으로 인한 불신이나 외국선수 제도의 잦은 변화 등 여러 가지로 인해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심판 판정은 경기력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명승부를 펼치는데, 심판 판정 하나로 경기를 망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사무국은 심판 교육 환경을 잘 만드는데 더욱 신경을 쓰고, 심판 분들도 최대한 중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하는 건 저희 사무국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심이나 판정 미스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걸 인정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인정이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했던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연맹 차원에서 심판 분들과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말씀하신 외국선수 제도는 팬들의 흥미 유발과 국내 선수 경기력 자극을 위해 중요한 부분입니다. 외국선수는 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고, 구단도 외국선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나름 팬들에게 더 좋은 컨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변화를 줬는데, 그게 오히려 혼란을 준 것 같아요.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향후에는 지속성 있는 개선안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합니다.

KBL은 최근 많은 변화를 주려고 했습니다. ’와이드 오픈’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둔 게 대표적입니다.
맞습니다. KBL의 브랜드 가치가 점점 떨어지던 찰나에, 새로운 총재님(이정대 총재)이 오시고 ‘와이드 오픈’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열린 마음으로 팬과 언론 매체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런 부분을 더욱 신경썼습니다. 각종 수치들이 상승 곡선을 그렸죠. 어떻게든 팬들의 기대와 목소리에 부응하고 싶었습니다.
외국선수를 쿼터당 1명씩 뛰게 하는 것도 국내 선수의 활약을 확대화하기 위함이었죠. 계획에 맞게 진행된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물론, 경기력이 이전 시즌보다 떨어지는 부분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점은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는 경기력에 관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이나 경기 운영상의 잘못된 점으로 인해, 선수들의 야투 성공률이나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보완책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리그가 중단되서, 3월 29일에 리그를 재개한다고 해도, 그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까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저희 입장에서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했고요.

이전에도 KBL은 팬들을 위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과 이전의 차별화된 점이 분명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이전에도 팬들을 위한다고 해서,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팬 분들과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팬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했지만, 팬들의 정확한 요구나 바람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팬 데이터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팬들과 소통을 위해서였죠. 단순한 데이터 쌓기가 아니라, 팬들과 대화를 기록하는 거죠. 다음 번에 오시는 팬들의 충족을 맞춰주기 위함입니다.
우선 팬 분과의 대화를 통해 왜 경기장에 오셨는지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선수가 좋아서 오셨는지, 경기장 분위기가 좋아서 오셨는지부터 파악해보는 거죠. 선수가 좋아서 온 팬들을 위해서는 선수와 친숙하게 보내기 위한 환경을 마련해줘야 하고, 이벤트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프로모션을 한층 더 개발해야 합니다. 팬 분들께서 경기장 분위기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저희만의 통합 플랫폼을 운영하려고 했던 이유입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10개 구단 통합 티켓 시스템이 그런 플랫폼 중의 하나죠. 저희가 심층 분석을 한 팬들의 요구 조건을 현장 마케팅에 접목시키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구단 인력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저희가 세일즈 마케팅팀을 통해 각 구단의 세일즈를 지원하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그 기반은 팬 데이터입니다. 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게 먼저입니다. 팬들의 목소리를 구단과 공유한 후, 거기에 맞는 패키지 상품과 이벤트를 만들어서 팬과 호흡을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팬 분께서 경기장에 몇 번 찾아주셨는지 파악하고, 저희 세일즈 팀이 질의응답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1층 고객과 2층 고객, 3층 고객 등 다양한 위치에서 관람하시는 현장 고객과 온라인 고객 등 다양한 고객의 목소리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시즌 전 경기의 분석 자료를 만드는 거죠. 올해에도 경기장 몇 군데에서 만난 팬 분들과 여러 온라인 팬들에게 질문을 했고, 거기에서 수집한 팬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꽤 구체적으로 느껴집니다. 반면, 사무국이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만큼은 저희가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저희가 농구를 좋아하는 팬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죠. 팬들이 해주시는 진심 어린 말씀을 데이터화하고, 지역별-성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거기에 아까 말씀 드렸듯이, 심층 질문을 통해 팬들의 요구사항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예를 들어, 팬 분께서 주말에 여가를 지내기 위해 경기장에 나오셨다고 가정하면, 저희는 팬 분의 아쉬웠던 점을 묻고 그 점을 개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장 주변이나 경기장 안에 먹거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배달 앱과 제휴해서 팬들께서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봅니다. 지역 구단 같은 경우에는 특산품과 제휴해서 이를 판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특정 자리에 앉은 팬이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도 파악하면, 구단에서도 응대하기 편할 겁니다. 10번 이상 온 고객도 파악할 수 있게끔 해서, 단골 고객한테 맞는 팬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죠.
예를 들어, 체육관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시는 팬한테 ‘체육관과 먼 곳에서 경기장을 찾아와주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걸려 저희 체육관에서 경기를 봐주시는 점 감사합니다’ 같은 메시지만 전송해도, 팬들이 깊은 인상을 받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좌석에 앉은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저희와 구단이 팬들의 충족 요건에 맞출 수 있게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좋아하는 선수가 자신에게 볼이나 기념품을 주면, 팬들은 좋은 체육관에서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소한 서비스 하나가 팬들의 재방문 유도 확률 높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핵심은 저희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한 후, 요구사항에 의거해서 팬 서비스를 정확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예매를 해줘서 고맙다’는 알림과 경기 이틀 뒤에도 ‘와줘서 고맙다. 다음 경기 대진은 어떻게 된다’는 메시지 등으로 팬들과 소통을 하고, 그렇게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해나가다 보면, 팬들도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의 이야기를 듣겠다. 팬들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는 서비스를 정확히 하겠다’는 게 KBL에서 하고 싶은 말일 것 같기도 합니다.
계속 말씀을 드렸지만, 저희가 그 동안 팬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습니다. 행정적인 요소와 심판 판정, 경기력 등 모든 게 부족했습니다. 한 순간에 손바닥 뒤집듯 모든 걸 엎을 수는 없지만, 팬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고 싶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팬 분들께서도 저희의 진정성을 알아주실 거라고 봅니다.
저희 사무국은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심판 판정을 공정적으로 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팬 데이터와 팬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혹시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팬 분들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유소년 사업입니다. 유소년은 KBL의 풀뿌리이기 때문이죠. 저희가 저희의 풀뿌리를 육성하고 집중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향후 10년 안에 명확하고 지속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그 로드맵을 바탕으로 실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도 어릴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의 전자 라이벌 구도, 기아자동차의 전성 시대부터 농구를 좋아했습니다. 농구를 보면서, 선수들이 뛰는 코트 바닥을 한 번 닦아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아직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지만, 제가 KBL에서 은퇴하기 전에 그 소원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웃음)

사진 제공 = 손동환 기자, KBL


손동환 sdh253@gmail.com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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