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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멤버부터 감독까지…’ 만화 같았던 김병철 감독대행의 데뷔전

기사승인 2020.02.27  11: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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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고양/김준희 기자] 프랜차이즈 스타. 구단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를 의미한다.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은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7년 오리온 농구단 창단 동시에 입단한 김 감독대행은 이후 KBL 정상급 슈팅가드로 명성을 떨쳤다. 2001-2002시즌에는 김승현, 전희철, 마르커스 힉스 등과 함께 ‘판타스틱 5’를 결성,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2010-2011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등번호 10번은 영구결번됐다. 2013년부터는 코치로 추일승 감독을 보좌하며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2015-2016시즌에는 코치로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선수와 코치로 모두 우승을 맛봤다.

올 시즌은 오리온에게 유독 어려운 시즌이었다. 외인 구성, 부상 등 시즌 시작부터 플랜이 꼬이면서 부침을 겪었다. 결국 오랜 시간 오리온과 함께했던 추일승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면서 김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26일, 휴식기 이후 재개된 리그 첫 경기. 김 감독대행의 데뷔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의 데뷔전은 고요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KBL이 잔여 일정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 김 감독대행은 라커룸에서 기자들을 맞았다. 취재진이 생각보다 많았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대행은 “준비는 열심히 한다고는 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변화하면서 맞춰가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도자 데뷔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무관중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KBL 역사상 처음 있는 일. 김 감독대행은 “선수들끼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선수들이 자신 있게 하고, 퍼포먼스가 나오면 박수를 쳐주려고 한다. 선수들이 독려될 수 있게끔 그런 감정을 전달해야 할 것 같다”며 세세하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휴식기 동안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점검했을까. 김 감독대행은 “공격적인 농구를 좋아한다.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연패를 타다 보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더라. 훈련하면서 여유 있게 할 수 있게끔 힘을 빼는데 시간이 걸렸다.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힘을 빼려고 했다. 아무래도 베테랑급 선수들이 많으면 그런 게 쉬운데, 그렇지 않으면 경직되는 게 있다.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했고, 어렸을 때와 나이 들었을 때 경험이 모두 있다. 경기를 뛰면서 잘 풀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연패에 지쳐있을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다.

김 감독대행은 무려 24년을 한 팀에서 지낸 정말 보기 드문 프랜차이즈다. 창단 멤버로 시작해 코치를 거쳐 마침내 감독직에 올랐다. 그것 자체로 감회가 남다를 듯했다.

김 감독대행은 “세월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선수 시절 땐 많이 힘들기도 했다.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은퇴하고, 코치로 추일승 감독님께 배우면서 또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다른 걸 보게 되더라. 그러면서 기회가 왔다”고 흐른 세월을 회고했다.

그리고 마침내 치른 데뷔전. 상대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만수’ 유재학 감독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대행은 주눅 들지 않았다. 휴식기 동안 준비했던 플랜을 하나하나 꺼냈고, 박수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작전시간도 적절히 활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썼다. 결국 3쿼터에 승기를 잡았다. 4쿼터에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끝까지 점수 차를 지키며 승리했다. 5연패를 끊는 승리이자, 김 감독대행의 첫 승이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병철 감독대행

경기 후 김 감독대행이 인터뷰실을 찾았다. 여전히 어색한 듯했다. “낯설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김 감독대행은 “확실히 현대모비스가 수비가 강하다. 처음에 공략을 잘했는데, 역시 수비 좋은 팀이 마지막에 치고 올라오는 게 있다. 선수들이 쉽게 넣을 수 있는 걸 많이 놓친 것 같다. 그 점이 아쉽다. 더 벌릴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선수들의 자신감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경기하면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이기긴 했지만, 다음 경기가 있지 않나. 그게 먼저 생각나더라. 4쿼터에 우리가 좀 더 분발하지 못했던 것, 그걸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서야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미소를 띠었다.

무관중 경기를 치른 소감도 전했다. 김 감독대행은 “진짜 목소리가 들리더라.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 하는지도 생각을 많이 했다. 상대 벤치에도 들릴 수 있으니까, 최대한 안 내려고 했다. 생소하다. 아무래도 이기고 있을 때 팬분들이 열광해주시면 동기부여가 되는 게 있다. 생각이 많이 나더라. 어쨌든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인데, 이럴 때일수록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빨리 추슬러서 극복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승인 추일승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대행은 “(추일승) 감독님이 연패 끊는 걸 많이 얘기하셨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 일단 연패를 끊어서 좋다. 감독님과 통화도 하고, 식사도 했지만 내가 어렵고 극복할 게 있으면 연락드려서 얘기도 들으려고 한다. 지도자로서 나의 스승님이나 마찬가지다. 감독님께서도 언제든지 전화하면 얘기해주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든든한 지원군이 있음에 기뻐했다.

어찌 보면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다. 창단 멤버로 시작해 코치, 감독까지 그는 진정한 ‘원클럽맨’의 길을 밟아왔다. 김 감독대행은 “가능하다면, 감독까지 해서 내가 이 팀에서 할 수 있는 기록을 세워보는 것도 목표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게 되고 싶다. 남들이 하지 않은 걸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미 선수와 코치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의 역사가 이제 막 발을 뗐다.

사진 제공 = KBL

김준희 kjun0322@basketkorea.com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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