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만큼 연습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예고된 ‘DB표 무한 경쟁’

KBL / 김준희 기자 / 2020-02-14 22:02:54

[바스켓코리아 = 잠실실내/김준희 기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재작년처럼 기회를 줄 생각이다.”


원주 DB는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5라운드 맞대결에서 95-73으로 승리했다.


DB의 강점인 높이가 빛난 경기였다. 치나누 오누아쿠(18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김종규(14점 5리바운드)가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칼렙 그린 또한 3점슛 1개 포함 17점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웅도 3점슛 2개 포함 10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허웅과 더불어 복귀를 신고한 선수가 또 있었다. 바로 지난 8일 상무 전역 후 팀에 합류한 포워드 김영훈이었다. 김영훈은 이날 20분 43초를 소화하며 3점슛 2개 포함 9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쏠쏠한 활약이었다. 작지 않은 신장에 스피드, 외곽슛까지 갖춘 김영훈의 가세는 DB의 로테이션에 큰 도움이 됐다. 두경민이나 허웅 등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날 두경민은 15분 23초, 허웅은 21분 24초를 뛰었다. 그 외에도 30분을 넘긴 선수가 없었다.


경기 후 이상범 감독 또한 이날 김영훈의 활약에 대해 “수비에서 장점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휴식기 동안 존 프레스에 대해 연습시켜서 활용하려고 한다”며 “슈팅 능력이 있는 선수다.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감독은 “이제 선수들이 얼마만큼 연습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백업이라고 매번 벤치에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그 친구들도 연봉 협상을 해야 하고, 출전을 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재작년처럼 기회를 줄 생각이다.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나태해지는 거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만들어지면 기회는 언제든지 부여할 생각”이라며 선수단의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감독이 언급한 재작년은 2017-2018시즌이다. 당시 DB는 37승 17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파란이었다. 당시 DB의 우승을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우승 후보는 고사하고, 최약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당시 개막 5연승을 달리며 이런 예측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기세는 시즌 끝까지 이어졌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원동력은 간절함에서 비롯한 선수들의 활동량과 투지였다. 당시 DB는 앞선 두경민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주전 국내 선수가 없었다. 윤호영은 부상이었고, 은퇴 시즌을 예고한 김주성은 노쇠화로 많은 시간 소화가 힘들었다. 주포 허웅도 군 입대로 자리를 비웠었다. DB가 시즌 전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무한 경쟁 체제로 젊은 백업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서민수와 김태홍, 유성호와 최성모 등 벤치 자원들이 분전했고, 이것이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어졌다. 물론 외인 디온테 버튼의 '대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감독은 “앞으로는 재작년처럼 팀을 운영할 생각이다. 그래야 선수들도 개인 연습하면서 기회를 볼 것 아닌가.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그만큼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17-2018시즌과 같은 무한 경쟁 체제를 천명했다.


지난 9일 DB는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92-82로 승리했다. 그러나 경기 후 이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넉넉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쿼터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감독은 ‘삼류농구’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팀을 다시 바꿔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DB는 베스트 멤버가 강한 팀이다. 지금까지 그 강력함을 바탕으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오리온전을 계기로 이 감독은 체제 변화를 선포했다. 이제 DB에 출전시간이 보장된 선수는 없다. ‘DB표 무한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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