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올림픽최종예선] '이제는 올림픽이다' 여랑이가 보여줘야 하는 것들

아마 / 김우석 기자 / 2020-02-10 18:40:21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이하 한국)이 12년 만에 올림픽 참가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8위)을 마지막으로 지난 두 번의 올림픽 참가에 실패했던 한국은 이번 최종 예선전에서 영국을 꺾고 조 3위를 차지,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전세계 스포츠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은 작년 11월 첫 번째 예선전에서 중국에 81-8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최종 예선에 참가 자격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영국 전에서 신기에 가까운 경기력을 발휘, 경기 후반 영국 추격을 따돌리고 82-79로 승리하며 일본 행에 한걸음 다가섰고, 스페인이 영국을 꺾으며 도쿄 행을 확정 지은 것.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 은메달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등 국제 무대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2000년대 중반을 넘어 타국의 기량 발전과 맞물린 상대적인 개인 기량 저하 등으로 인해 지난 12년 동안 올림픽 티켓을 놓치는 아쉬움을 접해야 했다.


이번 최종 예선 전에도 티켓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한국은 중국과 영국 전에서 놀라울 정도의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과로 올림픽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여자 농구가 해내야 할 그림을 그려냈다.


키워드는 3점슛이다. 한국은 대대로 신장의 열세를 커버하기 위해 지공과 3점슛을 공격의 키워드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피드와 3점슛은 국제 무대에서 주류가 되었고, 한국 농구가 자랑하던 3점슛은 더 이상 장점이 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영국 전을 통해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격에서 전략을 3점슛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1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효율성이 좋았다. 22개를 던져 만든 숫자였다. 성공률이 무려 59.1%에 이르렀다. 통상 35% 정도가 평균 임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확률이었다.


강이슬이 6개를, 김단비가 4개, 그리고 박혜진이 3개를 성공시켰다. 강이슬은 7개를 던져 6개가 림을 갈랐다. 김단비를 10개를 시도했다. 박혜진은 5개를 던졌다.


강이슬은 85.7%, 김단비는 40%, 박혜진은 60%를 기록했다. 세 명 모두 평균치 이상의 신박한 숫자를 그려냈다.


집중력과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가 결합된 수치였으며, 여러 형태의 공격 전략과 전술이 믹스된 효과적인 과정도 존재했다.


전체적으로 영국 수비는 투박한 느낌이 가득했다. 조직적으로 준비된 느낌이 떨어졌다. 지역 방어나 대인 방어 그리고 공수 전환에서 완성도가 약했다.


한국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얼리 오펜스를 사용했다. 득점 허용이나 수비 리바운드 상황 시 빠르게 프론트 코트를 넘어서며 한 템포 빠른 공격에 효율적인 패스 흐름을 더해 오픈 찬스를 발생시켰다. 수 차례 성공적인 장면을 남겼다.


강이슬이 주로 클로저로 나섰다. 영국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상황에 효율적인 움직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발생시켰고, 강이슬은 물 오른 슛 감각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영국 수비에 무너뜨렸다. 전반전 기선 제압에 성공한 수 차례 장면을 탄생시킨, 성공적인 얼리 오펜스였다.


김단비는 주로 투맨 게임을 활용했다. 영국의 대인 방어를 픽앤팝을 통해 양쪽 45도에서 찬스를 만들었고, 후반전 결정적인 상황에서 3점슛 두 방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영국 추격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인 볼 핸들러로 나선 박혜진은 ‘센스’를 활용했다.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자신의 센스로 공간을 창출, 침착함을 더해 3개의 3점슛을 내리 꽂았다. 영국의 추격전 속에 만들어진 귀중한 득점이었다.


그렇게 한국은 영국 수비 조직력의 약점을 이용한 얼리 오펜스와 투맨 게임 그리고 박혜진의 센스가 더해진 3점슛 13개를 성공시키며 영국의 추격전을 뿌리쳤다.


무더기로 터진 3점슛으로 인해 후반전에는 박지수에게도 공간이 발생했다. 전반전 4점에 그쳤던 박지수는 인사이드에서 만들어진 공간을 집중력과 투혼을 더해 11점을 집중시켰다.


신장과 파워에서 열세를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국에게 3점슛은 승리 혹은 선전의 필수 키워드다. 영국 전을 통해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시간은 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완성도 높은 세 가지 공격 키워드에 모션 오펜스라는 전략에 완성도를 높혀 무빙 오펜스(3점 슈터를 위한 패턴) 등 슈터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전술을 최적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박지수에게 인사이드 공간을 파생시키기 위한 투맨 게임과 핸드 오프 전술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영국 전에서 보았듯이 외곽과 인사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올림픽에서 만나야 할 상대들은 공수에 걸쳐 완성도가 높은 팀들이다. 이번 최종 예선에서 경험했듯이 스페인이나 중국은 하드웨어와 기술 등에서 분명히 한 수위 기량을 지니고 있다.


스페인 전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확인했다. 효율적인 스페인 가드 진 압박에 한국은 ‘해내야 할 공격’을 전혀 가동하지 못했다.


우리가 올림픽에서 바라는 것은 승리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농구’를 하는 것이다. 현격한 전력 차는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1차 예선의 중국 전과 최종 예선의 영국 전은 우리가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 분명히 표본으로 삼아야 할 경기로 남았다.


사진 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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