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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인사이드] 전자랜드 ‘제2의 마스코트’ 함석훈 장내 아나운서

기사승인 2019.09.27  15: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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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준희 기자]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함께 전자랜드를 열~심히 응원하는 팀 아나운서 함석훈입니다.”, “뜨리뜨리뜨리~ 뜨리! 포인트!”

전자랜드의 경기, 혹은 전자랜드와 맞붙는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인천삼산체육관을 찾으면 어김없이 그의 목소리가 함께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전자랜드 선수들의 3점슛이 들어갔을 때 나도 모르게 그의 샤우팅을 기대하게 된다.

그는 바로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원년 때부터 장내 아나운서로 마이크를 잡고 있는 함석훈(51) 씨다. 어느덧 2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변함없이 10월이 되면 본부석 한쪽에 자리를 잡고 홈 경기를 이끈다.

전자랜드의 ‘제2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될 만큼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함 아나운서. “농구는 삶의 또 다른 원동력”이라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바스켓코리아에서 함석훈 아나운서를 만나보았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8월호 웹진에 게재된 글입니다. (5월에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바스켓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인사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자랜드 농구단 팀 아나운서 함석훈입니다. 바스켓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많이 구독해주시고, 농구에 대한 이야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바스켓코리아를 통해서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기대해주십시오(웃음).

홍보 고맙습니다(웃음). 치열했던 한 시즌이 또 끝났습니다. 항상 그랬겠지만, 올 시즌은 유독 더 공허함이 많이 남는 시즌이었을 것 같은데, 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개인적으로 하는 사업이 있어요. 하지만 농구에 대한 그리움은 엄청나죠. 농구 끝나고 허한 마음을 NBA 시청으로 달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가면서 오랫동안 농구를 했잖아요. 끝나고 봤더니 여름이 되어 있더라고요. ‘챔프전까지 치르면 여름이 된다’는 걸 올 시즌에 처음 알았죠. 그래서 더 그리운 것 같아요. 제 일하면서 또 다음 10월을 기대하고 있죠.

그만큼 여운도 많이 남으셨을 것 같습니다. 전자랜드 입장에선 숙원이었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잖아요.
그동안 매번 6강까지 올라가고 그다음 무대에 진출을 못 해서 참 안타까운 게 많았죠. 근데 이번 시즌만큼은 구단 스태프 및 선수들, 그리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까지 모든 부분이 잘 맞아떨어져서 챔피언결정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챔프전에 갔을 땐, 기뻤던 것도 있지만 그동안 매번 고비를 못 넘고 무너졌을 때의 안타까운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 또, 많은 전자랜드 팬분들께서 좋아하시고 즐거워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뭉클했던 것 같아요.

인천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소감은 어땠나요.
제가 프로농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장내 아나운서를 하고 있는데, 1997년 처음 맡은 팀이었던 원주 나래가 챔프전까지 갔었어요. 그 이후로는 챔프전과 인연이 없었다가, 무려 22년 만에 챔프전을 맡게 됐죠. 진행하면서 느낀 건, ‘챔프전 때도 이런데, 우승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챔피언이라는 게 단순히 ‘정상에 섰다’는 느낌이 아니라, ‘거기까지 오르기 위한 과정들이 녹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팀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또, 우리 팀이 이번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잖아요(2018-19 챔피언결정전 4차전 8,765명 동원). ‘농구가 발전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티켓을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많이 들어왔었고요. 그동안 농구는 ‘가면 좌석 많이 있잖아?’ 라는 인식이 있었잖아요. 챔프전을 치르면서 ‘아직 농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인기도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시즌이었죠.

비시즌 때 선수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는 챔프전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전자랜드가 이번에 홈 17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잖아요? 그때 ‘아, 조금만 더 하면 챔프전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한 가지 바람이 있었다면, 좀 더 독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1점 차라든지, 마지막에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간혹 있었거든요. 그럴 때마다 ‘아, 이럴 때 좀 더 독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뭉쳐지면서 챔프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역시 팀에 오래 몸담고 계셨던 만큼 분석도 날카롭네요(웃음). 이제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농구와 인연은 어떻게 맺으신 건가요.
환경이라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살던 아파트에 조그마한 농구 코트가 하나 있었거든요. 그 아파트에 있는 모든 또래 아이들이 거기서 농구를 했었어요. 만약 그곳에 농구 코트가 아니라 다른 게 있었다면 농구와 이렇게 인연이 닿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그러면서 농구를 접하게 됐어요. 한번은 고등학교 때 생활체육 개념의 농구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죠. 거기서 우수 선수상을 타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농구가 더 좋아지고, 애착이 생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와중에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제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왔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 축제 같은 곳에 사회를 많이 보러 다녔죠. 한번은 전국 대학교 응원대전 사회를 보게 된 거예요. 그때 당시 연세대나 고려대 출신 응원단장들은 졸업하면 프로야구 응원단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근데 어떤 분께서 저를 좋게 보셨는지, ‘프로농구가 곧 생기는데, 아나운서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시작을 하게 됐죠.

연극영화과를 나와서 장내 아나운서로의 길을 걷는 건 지금 봐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요.
제일 오해 많이 받는 것 중의 하나가 이런 거예요. 제가 KBS 공채 탤런트 출신인데, 겨울에 한창 방송할 때도 방송보다 농구장 스케줄을 먼저 잡았어요. 방송국에서는 등급에 따라 출연료가 있거든요. ‘이 사람은 어느 정도 출연료를 받겠구나’ 하는 걸 알아요. 근데 방송국에서는 제가 방송 스케줄을 빼고 농구를 하니까 정말 많이 받는 줄 알아요. 프로 스포츠고, ‘방송국보다 더 주니까 가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근데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정말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 가끔 그런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었죠.

남다른 열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롱런하실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자리를 오랫동안 지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평소에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시즌 중에는 술자리나, 늦게까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약속들은 피해요. 그리고 시즌 시작하기 전에 감기에 걸리면 선수들한테도 영향이 있을까봐 미리미리 예방접종을 하죠.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한다는 것은 제 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팬분들께서 저를 많이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게 저와 팬분들 간의 의리가 아닌가 생각해요.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에도 다시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 그런 걸 지키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까 이만큼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요.

‘뜨리뜨리뜨리(3점슛이 성공할 때마다 내뱉는 추임새)’라는 유행어도 보유하고 계시잖아요. 임팩트 있는 표현을 위한 연구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뜨리뜨리뜨리’는 그냥 하면 재미없어요. 흉내를 내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감사하긴 한데, 기본적으로 복식 호흡에서 나오는 소리로 해야 맛이 살아요. 사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냥 ‘뜨리’만 길게도 해보고, 짧게 두 번도 해보고… 여러 가지를 많이 시도했는데, 그래도 가장 어울리는 건 ‘뜨리뜨리뜨리’더라고요(웃음). 맨 마지막에 강하게 악센트를 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제2의 ‘뜨리뜨리뜨리’도 연구 중이신가요.
요즘은 그런 추임새보다, 용어를 풀어서 설명하는 데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마치 옆에 있는 아저씨가 어려운 용어를 재밌고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으로요. 그러면 농구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아나운서님 설명 덕분에 이게 어떤 건지 알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그럴 때 가장 뿌듯하죠.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장내 아나운서의 원조 격이시잖아요. 지망생들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도 있으실 것 같은데.
지금도 대학농구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보고 있는 친구들이 가끔 찾아와요. 경기장에 찾아와서 장내 아나운서는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본인이 할 때 경기장에 찾아달라는 얘기도 많이 해요. 이런 걸 보면,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도 이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직업 중 하나가 됐어요. 

제가 제일 해주고 싶은 말은, 본인이 우선이 되면 안 돼요. 팀에 속한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선수들과 관중들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해요. 멘트도 그래요. ‘내가 유명해져야지’ 이런 건 둘째 문제예요. 저는 농구를 처음 보러 오시는 분들도 경기 중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려운 용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쉽게 설명해주려고 하는 거고요. 흥을 집어넣고, 경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건 그다음이에요. 조금 익숙해지면 장내 아나운서로서 역할보다 내 흥부터 생각하게 돼요. 그런 경우를 많이 봤어요. 

후배 아나운서들한테 항상 하는 얘기도 이런 거예요. 우선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고, 분위기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거라고요. 물론, 저도 그렇게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항상 정확한 용어, 그리고 코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신속하고 정확히, 쉽게 설명해주는 것. 이 두 가지에 포인트를 두고 진행을 하려고 노력하죠.

역시 모든 것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아나운서님에게 ‘농구’와 ‘전자랜드’란 어떤 의미일까요.
‘농구’는 제 삶의 또 다른 원동력인 것 같아요.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면 금방 다음 시즌이 돌아와요.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전자랜드’는 다른 말할 것 없이 ‘사랑’이죠(웃음). ‘부모님의 마음’ 같은 사랑이랄까? 원하는 것 없이 항상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죠. 또,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베풀 수 있을 때 많이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오랫동안 마이크를 잡으셨던 만큼, 코트와 이별하는 순간도 상상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농구 팬들에게 ‘함석훈’이라는 사람이 어떤 존재로 기억됐으면 좋겠나요.
제가 1997년부터 마이크를 잡았으니 벌써 22년을 했어요. 글쎄요. 25년까지는 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농구 팬분들께서 절 원할 때까지 마이크를 잡고 싶어요. 훗날 마이크를 놓고, 농구 팬들과 함께 같은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를 보는 날이 온다면 ‘아, 한때는 농구에 대한 설명도 잘해주고, 경기장을 재밌고 즐겁게 만들어줬던 함석훈이라는 사람이 있었지’ 하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중에 꼭 같이 농구를 보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바람입니다.

※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으시다면? ☞ 바스켓코리아 8월호 웹진 보기

사진 = 신승규 기자

김준희 kjun0322@basketkorea.com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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